2024-04-25 14:27 (목)
고압산소와 새해맞이
고압산소와 새해맞이
  • 김병기
  • 승인 2022.12.25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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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br>
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용이 태어나 승천한 터전이라 붙여진 진영리 용전마을에서 태어나 조선 성종 때 호조참판과 대사헌을 지낸 유학자 김극검은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늙어서야 깨닫다니 이 몸 어찌 그리 어리석노, 곧 자취를 거두려는 생각에 강호에 누웠네"라 읊었다. 태어나 늙어감이 자연의 순리라고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기에 한참이나 부족한 것은 아직도 내 수양이 부족함은 아닌지 저물어가는 해에 묻고만 싶다.  

38년 전에 그때도 지금 그대로 세월의 무게를 이고 있는 금강병원에서 다소 왜소한 체격의 허명철 원장님을 만났다. 농사일하셨던 부모님으로부터 건강한 몸을 물려받았기에 병원에 갈 일은 별로 없었는데, 싸움꾼과 교통사고 환자 때문에 자주 병원을 찾게 되었고 상해진단서 대신 비용이 저렴한 의사 소견서를 발급해 주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요즘도 세월을 멈춘 의사로서 명성도 높지만 바쁜 와중에서도 무엇보다 인도에서 허황옥 공주가 가락국에 오며 가져온 파사석탑에 대한 열정에 놀랐다.    

사람은 본시 배부르고 등 따스우면 어려웠던 시절을 쉽게 잊고 사는 것이 당연지사라 나 또한 본분에만 충실하면 잘 사는 것으로 생각하고 앞만 보고 살았었다. 어느 날 허명철 원장님께서 시간이 나면 삼계 숲속에 있는 조은금강병원에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고압산소치료를 받아보라 하였다. 처음엔 망설였지만 나이 들어감에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노출된 실감에다 주위 친구들의 죽음에 치료를 결심했다.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흉부 촬영에다 심전도검사를 거치고 전문의사와의 면담을 통과해야만 입장할 수가 있었다. 이름도 생소한 대형 사각 체임버에 들어가 압력평형(이퀄라이징)을 맞추느라 코를 막고 코를 풀었다. 거의 10분을 코를 막고 풀고를 반복하다 산소 호흡기를 쓴 채로 순도 높은 산소를 1시간 20분을 마셨다. 젊은이들보다 나이 든 이들이 많았고 모두가 진지한 표정이다. 세 번을 치료해야 좋다고 해 어렵게 과정을 마치니 몸속 세포가 활성화된 때문인지 기분이 상쾌하다. 

고기압 상태에서 고순도 산소(99.99%)를 흡입해 체내의 산소농도를 높여주어 저산소증을 개선해 준다는 안내가 아니더라도 이 나이에 어려운 과정을 통과했다. 무엇보다 암 예방에다 치료에도 좋다고 하니 일요일 산행에서 느끼지 못한 새 기운에 모처럼 푹 잠을 잤다. 

검은 호랑이의 발차기에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로 떨어져 한 해 동안 모두가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몸 푼 발차기도 동장군의 기세와 함께 물러나고, 다시 힘찬 검은 토끼가 손짓한다. 강호에 눕기 전에 다산과 풍요의 계묘년에는 나라 운이 활짝 열리어 처녀와 총각 만나서 복덩이 아들딸 많이 낳고, 세계 방방곡곡으로 힘 넘쳐 수출 길 열리어 모두가 활짝 웃는 좋은 일만 있으면 정말로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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