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9:16 (토)
시대적 전환기 초점 맞춘 기획 전시
시대적 전환기 초점 맞춘 기획 전시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2.12.21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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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br>
김중걸 편집위원

부산현대미술관이 12월 개인의 이야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과 사회 전반에 스며든 불안에 주목하고 또 어린이의 존재 형태를 조명하는 기획전시회 3개를 마련했다. 특히 어린이 전시회는 부산현대미술관은 지난 2018년 6월 개관 이후 처음이어서 관심이 높다.

이번 기획전은 지난 9월 3일 개막해 지난 11월 6일 6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 2022 부산비엔날레 이후 마련된 기획전시여서 기대와 관심이 뜨겁다. `물결 위 우리`(We, on the Rising Wave)를 주제로 열린 2022 부산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항 제1부두, 영도 폐창고, 초량 주택 등 4곳의 전시장에서 열렸다. 25개국 64팀 80명의 작가가 참여해 239개 작품을 선보인 부산비엔날레에는 13만 85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주제에 걸맞게 그 주제와 맞닿은 전시 공간이 단연 주목을 받았다. 부산항 제1부두 창고와 영도 폐 조선소 공장부지, 초량 산복도로 등 우리 현대사의 굴곡진 삶의 이야기가 있는 장소가 전시장으로 활용돼 부산시민은 물론 6ㆍ25 전쟁 등 격동기 부산에서의 추억을 간직했던 구세대와 신세대에게 추억을 소환했고 전시 외에도 관람객과 함께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끌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지난 9일부터 <누구의 이야기> 전과 <친숙한 기이한> 전을 개최했다. 두 전시회는 각각 내년 3월 9일, 3월 26일까지 개최된다. 17일은 <포스트모던 어린이> 전을 개최해 내년 4월 23일까지 열린다. 3개 전시회는 부산시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 1ㆍ2층, 지하 전시장에서 마련됐다. <누구의 이야기> 전은 개관 이후 현대미술관에서 주로 다뤄온 영상매체 이외에도 회화, 설치, 직물 공예 등 평면 작품을 선보인다. 정정엽, 임동식, 신성희, 홍영인, 강서경, 홍순명, 윤향로, 날리니 말라니, 크리스틴 선 킴 등 9명의 작가가 65점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사회 활동가이자 문화 비평가인 리베카 솔닛의 저서 <이것은 누구의 아야기인가>에서 차용했다. 자연, 여성, 대안의 다양한 목소리 등을 키워드로 삼아 개인의 이야기가 사회에서 어떻게 공명하는지 다각적으로 들려주는 전시이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를 과학과 자본주의 방식으로 대처해왔던 기존의 주류 담론에 의문을 던지며 사회문제에 대해 `자급적 관점`이라는 새로운 대안과 실천을 제시한다.

<친숙한 기이한> 전은 4개국 11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 조각, 도자, 설치, 영상, AI조각 등 여러 매체의 22점 35피스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전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인을 포함한 사회 전반에 스며든 시대적 전환기에 불안이 주는 가치에 주목하는 전시이다. 섬뜩하고 기이한 현대미술 작품을 매개로 사회와 개인 속에 억압되고 은폐된 진실을 탐구한다. <친숙한 기이한> 전의 작가의 대표작은 카위타 바타나얀쿠르 <니트> 2019. 손몽주 <긴장보행> 2022, 김명주 <플레잉 블라인드> 2019, 심승옥 <재구성된 덩어리> 2022, 이샛별 <진공지대> 2014, 금혜원 <구름 그림자 영혼-P05> 2013, 린 허쉬만 리슨 <무한한 동력> 2014~15, 에드 앳긴스 <따스하고 따사롭고 포근한 봄의 입> 2013, 노진아 <공조하는 기계들> 2022, 무니 페리 <무저갱으로 들어가라고 명령하지 말아주소서> 2019 작품이 있다. 이어 손몽주와 문소현 작가가 협업한 <이곳에 살기 위하여>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12월과 1월에는 심승욱 작가의 <기이한 포춘쿠키> 이벤트와 내년 2월에는 부경대에서 개발한 유전자변형 `GM 바다송사리`와 관련해 남윤권 교수의 강의가, 3월에는 `섬뜩함`을 주제로 놓고 철학, 사회학, 예술학, 미술심리치료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 예정이다.
<포스트모던 어린이> 전은 이번 1부 개최에 이어 내년 5월부터는 2부를 개최할 예정이다. 어런이의 존재 형태가 훈육의 대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성에 근거한 근대의 연속으로 이해하고 근대의 이원론적 사고의 탈피를 시도한다. 분리와 해방이라는 특정한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훈육의 이데올로기가 특정한 유형의 인간 존재 형태만을 생산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계기를 탐색한다.

36명(팀)이 참여해 회화, 조각,설치,영상,음악 등 다양한 매체의 총 13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어른과 어린이를 위한 작품 설명을 각각 제공하며 동화책 작가 안녕달이 전시의 기획 의도를 쉽게 풀어냈다. 음악가 정재형은 전시의 음악 감독으로 참여해 전시의 주제에 맞는 신곡을 작곡했다.

부산현대미술관 강승완 관장은 "이번 세 전시회와 함께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설계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부산현대미술관에서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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