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5:30 (목)
카타르 월드컵으로 본 한국 축구의 미래
카타르 월드컵으로 본 한국 축구의 미래
  • 박슬옹 기자
  • 승인 2022.12.14 2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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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옹 사회부 기자<br>
박슬옹 사회부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12년 만에 원정 16강이라는 기적을 이뤄냈다. 안타깝게 8강에서 축구 강국 브라질을 만나 탈락하게 됐지만 여전히 그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으며, 한국 축구의 국민적 여론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활약은 그저 운이 아니다. 전 세계 축구의 상향 평준화의 증거라고도 볼 수 있다. 이제 아시아도 전 세계 축구 시장에서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잡은 경기와 일본이 스페인 독일을 누르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고 호주도 16강에 오르는 것이 그것을 증명했다. 이제 월드컵은 유럽과 남미만의 무대가 아닌 전 대륙이 주가 되는 진정한 의미의 `월드`컵으로 변모하고 있다. 축구의 상향 평준화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월드컵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한국의 경기력 때문인 듯하다. 늘 월드컵이 끝날 때가 되면 쏟아지던 무수한 비판들도 이번 대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16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기에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조별 예선부터 보여줬던 대표팀의 경기력은 국민들의 박수와 찬사를 받아 마땅했다. 

그렇다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준 미달, 인맥 축구라는 오명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한국 축구의 민심은 어떻게 이렇게 바뀌게 됐을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수비적인 축구, 소극적인 축구에서 벗어나 주도적이고 스타일리쉬한 재밌는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더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현재 한국 축구 감독을 맡고 있는 파울루 벤투는 이전 감독들과는 다르게 자신의 축구를 해왔다. 강팀을 만났다고 해서 우리의 전술을 버리고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얻어맞더라도 우리가 하던 축구를 하는 도전적인 자세가 지금 한국 축구의 경기력을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다. 이런 재밌는 축구 스타일 덕분에 조별 예선 2차전인 가나전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격려의 박수 쳐주는 분위기였다.

한국 축구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벤투호가 역대 한국 축구 감독 중 최장기 감독이라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들은 오랜 기간 지휘봉을 잡지 못했다. 늘 안 좋은 모습을 보여 위기를 겪고 경질당하거나 지나친 비판에 못 이겨 자진사퇴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벤투는 국민들의 믿음에 힘입어 오랜 기간 자신의 전술과 체계를 국가대표팀에 입히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과 과도기를 거쳤지만 무사히 지금의 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안타깝게도 벤투는 4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우리나라와 작별 인사를 하게 된다.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갈 새로운 감독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감독에게 자신의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오랜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 축구가 국민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더욱 번성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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