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1:12 (토)
도시 발전과 지역신문 기획기사
도시 발전과 지역신문 기획기사
  • 류한열 편집국장
  • 승인 2022.12.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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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편집국장<br>
류한열 편집국장

지역신문 기획기사의 주제는 명시적이고 단정적이다. 기획기사를 읽기 전에 고정제목과 글 싣는 순서, 헤드라인을 보면 대략 기사의 내용을 웬만큼 알 수 있다. 일장일단이 있다. 긴 기획기사를 읽지 않고도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친절함이 좋지만 그 친절이 너무 지나치면 글을 읽지 않는 게으른 독자를 양산한다.

지역신문의 기획기사 글쓰기는 스트레이트 글쓰기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역신문의 기획기사는 역피라미드형 기사체를 대체로 따른다. 글 앞머리에 요점을 제시하고 이어 부연 설명을 한다. 자칫 기획기사를 읽을 때 딱딱한 흐름 때문에 재미를 놓칠 수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주제 제시와 그에 따른 설명이 이어져 기획기사를 쓴 의도를 바로 알 수 있어 좋다.

`도시재생 문화에 길이 있다`는 기획을 보면 우리가 사는 도시를 재생했을 때 정겨운 삶의 터전이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신도시 중심의 개발로 도시가 발전하면서 원도심의 미래는 위태롭다. 과거 거주민들을 몰아내고 전면적 재개발의 삽을 뜨는 뉴타운 방식에서 기존 지역 인프라를 활용해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의 패러다임도 진화하고 있다. 주민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해법을 찾는 데 골몰해야 도시의 미래가 열린다.

창원은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재탄생했다. 세 개 도시 마산ㆍ창원ㆍ진해가 통합돼 창원시가 되면서 얼마 동안 여러 정치적 불협화음과 주민 갈등을 낳았다. 경남 지역 상권 중심 도시였던 옛 마산 지역은 원도심인 창동ㆍ오동동 일원에 주요 기업들이 빠지면서 인구가 감소하고 쇠퇴일로였다. 그렇지만 현재 이 지역은 놀랍게 변했다. `창동예술촌`과 `오동동 소리길ㆍ문화관광`, `부림시장 창작공예촌` 등이 들어섰다. 미로처럼 얽힌 창동ㆍ오동동 골목길에는 온갖 예술로 치장해 관광객들을 반긴다. 골목해설사가 창동ㆍ오동동의 역사와 현재 상황을 재미있게 풀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도시가 팽창하면 원도심은 쇠퇴할 수밖에 없다. 모든 세계 도시가 이 문제의 고민을 안고 있다. 이런 문제를 다양한 예술작품과 접목시켜 해결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 도심의 밀레니엄 파크는 미술과 접목해 도시 이미지를 높였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다양한 조형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매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밀레니엄 파크를 찾고, 은퇴한 사람들과 젊은 층, 노부부 등이 이곳으로 이주하고 있어 도시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일본 가나자와 시는 각종 문화재와 21세기 미술관 등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다. 특히 폐업한 방직공장을 시민들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보존하고 이를 통해 새롭게 도시가 살아난 도시재생 선도도시로 꼽힌다. 가나자와 시의 한 공무원은 도시재생 핵심을 보존과 개발로 꼽았다. 전통을 철저히 보존하면서 도시 발전을 위한 보존과 개발을 확실하게 나누는 게 중요하다. 시의 행정력과 주민 동의 등 협업이 이뤄질 때 도시재생은 도시 전체를 예술 작품으로 만든다.

도시재생은 생각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도시재생을 시민 전체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시는 태어나 쇠퇴의 길을 걷는 건 숙명이다. 그 속에서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올 때 도시는 다시 태어나는 순환의 길을 걷는다. 물론 도시재생을 할 때 해당된다. 영국의 게이츠헤드는 전형적인 공업도시이면서 탄광이 있었다. 1차 공업이 쇠퇴하면서 주민들이 떠났다. 도시 자체의 존립 위기를 겪으면서 도시 상징물이 서기 시작했다. 도시 상징물인 `북방의 천사상`이 서고 세이지 음악당 등 세계적인 명물이 탄생했다. 지금 게이츠헤드는 연간 5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1조 원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도시다.

도시재생은 주민이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이는 주민참여와 해당 도시만의 특색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주민과 시민단체의 의견이 반영되고 예술가들을 초빙해 슬럼화되는 지역을 다시 살려야 한다. 특색 깃든 살고 싶은 원도심을 주민이 만든다는 생각이 뭉쳐질 때 도시 르네상스는 이뤄진다. 이런 내용이 기획기사에 담길 때 도시는 바로 길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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