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다루는 솜씨가 신문사의 격
기획기사 다루는 솜씨가 신문사의 격
  • 류한열 편집국장
  • 승인 2022.12.01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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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기획기사 1건은
스트레이트 10건보다 나아
어쭙잖은 솜씨는 화 불러
류한열 편집국장<br>
류한열 편집국장

지역신문은 뉴스 생산을 속보 중심에서 심층보도 중심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지역신문은 속보 경쟁에서 도저히 인터넷 신문을 따라잡을 수 없을뿐더러 종이신문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지역신문이 전국신문과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하면서 그나마 입지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지역 사건의 심층적 보도와 다양한 기획기사를 다루기 때문이다. 

지역신문이 지역 기획기사를 잘 다루는 한 전국신문이 지역에서 마음 놓고 활보할 수 없다. 지역신문의 괜찮은 기획기사 1건은 스트레이트 기사 10건보다 훨씬 낫다. 기획기사를 다루는 솜씨가 지역신문의 격을 가른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기획기사의 품격을 제대로 뿜어내기는 어렵다. 괜히 품격을 찾다 어쭙잖은 모양새를 드러낼 수 있다. 지역신문이 더 기획기사에 심혈을 기울여야 이상한 모양새를 벗고 제대로 모습을 띤다. 기획기사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여러 손길이 붙어야 한다. 여기에서도 한계가 나타날 수 있다. 지역신문 기획기사의 기사 유형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기획기사는 스트레이트 기사와는 분명하게 구분 지을 수 있지만, 어떤 기사를 두고 기획기사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해설성 스트레이트라고 해야 할지 모호한 구석이 많다.

지금까지 신문의 기사라고 하면 사건기사나 정책 스트레이트가 대중을 이뤘기 때문에 그 외의 기사를 어떻게 봐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현재 기획기사라 하면 해설성 스트레이트와 탐사보도, 미국 언론이 자주 다루는 피처스토리를 포함하는 영역이다. 기획기사가 널리 신문에 보도되면 신문은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하게 된다.

기획기사는 최근의 큰 사회적 이슈와 관련한 소재를 잘 가공해 내놓은 작품이다. 시의성이 없어도 사회제도나 불합리한 관행의 피해를 기획할 수도 있다. 기획기사가 다루는 사안을 한정 지을 이유는 없다. 모든 분야의 문제를 올려놓고 기획기사의 소재로 삼을 수 있다. 지역신문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소재를 기획기사로 보도할 땐 큰 호응을 얻는다. 기획기사의 소재는 시의성에 따를 때가 많지만 새로워야 한다. 그 새로운 소재를 찾기 위한 고민이 데스크와 일선 기자한테서 나와야 한다.

기획기사의 소재를 선택할 때 가장 영향을 끼치는 사안은 뭘까. 쉽게 생각하면 최근 크게 사회적 이슈가 된 소재를 다룬다고 예상할 수 있다. 이런 기획기사는 쉽게 독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 후 안전을 소재로 한 기획기사가 봇물을 이룬 건 당연한 일이다. 사회적 관심사와 맞물려 기획을 하기는 쉽다. 연중 기획은 1년 동안 큰 틀에서 소재를 정하고 장기적으로 밀고나간다. `책 읽기`, `환경 개선`,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 등 소재가 대체로 쉽고 독자의 구미를 당길 수 있다. 때에 따라 적절한 기획을 다루는 지역신문은 지역 독자를 놓치질 않는다.

지역신문의 기획기사를 읽는 재미는 쏠쏠하다. 기획이 잘된 기사를 읽고 나면 다음번 기사가 기다려진다. 내용이 풍성한 기획기사를 읽다 보면 생각이 살찐다는 생각이 들다가 내용이 빈약한 경우에는 내용 늘리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받기도 한다. 기획기사는 신문사의 자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역 사회의 기록물이기도 하다. 

기획기사 한 편의 영양가는 상당히 높다. 지역신문이 현재 사건보다 기획기사를 보도하는데 심혈을 기울인다면 지역 주민의 사랑을 더 받을 게 분명하다. 기획기사에도 `명작`이 있다. 문학이나 미술에서 명작을 내려면 작가의 엄청난 열정이 요구되는 것처럼 훌륭한 기획기사를 보도하려면 기자의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 골목은 삶을 따라 흐르는 선이다. 길 위에서 들은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 경계에 존재한다. 골목은 변하고 있다. 개발 바람으로 사라지거나 예전의 모습을 잃고 있다. 상권의 변화가 골목의 풍경을 바꿔 놓는다. 삶의 방향에 따라 꾸준히 변해 갈 것이며 새로운 꿈을 꾸고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 골목을 어떤 모습으로 가꾸고 이어 나갈 것인가는 주민들이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이런 기획기사를 접하면 우리 삶의 고즈넉한 향기를 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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