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5:04 (금)
해양관광레저와 섬
해양관광레저와 섬
  • 김제홍
  • 승인 2022.11.30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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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과거 어업, 물류, 운항 중심이었던 해양의 이용이 최근 해양관광레저, 에너지 개발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국내 해양레저관광 이용객은 지난 2017년 기준 580만 명으로 이 중 수중레저가 108만 명, 서핑이 20만 명, 카누ㆍ카약이 1만 5000만 명이다. OECD는 해양산업 총 부가가치가 오는 2030년 3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해양관광 분야는 가장 높은 부가가치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았다. 

세계해양산업협의회(ICOMIA)에 따르면 해양관광레저 시장규모는 2005년 80억 달러 규모였지만 2020년 2324억 달러라고 추정하고, 세계관광기구(UNWTO) 또한 해양레저분야를 성장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선정했으며, 향후 전세계 관광시장의 5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최근 5년간 국내 레저보트 등록 대수는 222% 증가하였고, 면허 취득자 수는 148% 증가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국내 레저보트 대수는 2007년 2400여척에서 2017년 2만 대를 넘어서며 2020년에는 3만 2000대까지 늘어났다. 레저보트가 매년 3000대씩 등록되고 있다. 마리나(Marina)란 요트를 포함한 해양레저선박을 위한 계류, 보관시설과 연관된 서비스 시설을 포함한 해양레저 복합기지이다. 그러나 레저보트를 수용하기 위한 마리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고 계류된 요트나 보트들 중에서 국산은 찾기 힘들다. 게다가 내부의 엔진, 항해통신장비도 대부분 외국제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레저선박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이 융복합된 해양레저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2016년). 레저선박 제조 과정은 가공, 용접, 페인트 등의 생산 공정이 일반 선박을 만드는 과정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비아레지오(Viareggio) 지역은 망했던 조선소가 레저선박 제조단지의 중심으로 거듭난 좋은 사례다. 일반 선박 생산업체 세크(SEC)가 2002년 도산한 후, 베네티(Benetti)를 비롯한 12개 요트업체가 이를 인수하여 레저선박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이후 30여 개의 레저선박 제조업체와 약 1000개의 부품생산업체가 밀집한 클러스터가 형성됐고, 전세계 슈퍼요트의 약 22%를 생산하는 곳이 되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국가가 전략적으로 레저선박 제조업을 육성하여 전세계에서 멀티헐(Multihull)이라고 불리는 쌍동선의 30%를 생산하고 있다. 또, 대만은 정부 주도로 요트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유럽의 유명한 요트업체로부터 주문자 생산방식(OEM)으로 연간 2억불의 해양레저선박을 제조ㆍ수출하여 마리나시장에서 세계 5위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의 긴 해안선과 3면의 바다는 해양레저산업의 중요한 자원이다. 우리나라 국토 면적(10만 210㎢) 대비 해안선 길이(1만 5282㎞)의 비율(m/㎢)은 159로, 미국(2.17)이나 이탈리아(25.85)보다 훨씬 크다. 또, 동해의 높은 파도, 서해의 갯벌 등 특색에 따라 다양한 해양레저를 만들 수 있지만 남해의 다양한 섬들을 활용한 레저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다. 

그러나 남해에는 카누, 요트 등 해양레저코스를 편도로 연결하는 제대로 된 `바닷길`이 없다. 뉴질랜드 남섬의 아벨 타스만(Abel Tasman) 국립공원에 가면 약 54.3㎞ 구간에서 요트, 카약, 수상택시 등을 갈아타며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레저기구를 편도로 이용하고 다른 곳에서 반납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바다에서 요트나 카약을 편도로 이용할 수 있는 투어코스는 드물고, 겨우 1~2시간 이내 연안 한 바퀴를 돌고 오는 정도다. 

기후변화로 우리나라 여름은 19일 늘어나고 겨울은 18일이나 짧아져, 겨울스포츠 시장은 위축되고 해양관광레저 시장은 더 커지고 있다. 바야흐로 남해바다도 수산에서 관광레저로 바다를 이용하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으니 정책도 변화에 따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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