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이라는 믿음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이라는 믿음
  • 류한열 편집국장
  • 승인 2022.11.29 2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한열 편집국장<br>
류한열 편집국장

지역신문을 읽는 재미는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에서 관심 어린 눈으로 이웃의 이야기를 읽는 기분을 빼놓을 수 없다. 사람은 자기 주위에서 벌어진 사건에 관심을 더 가지기 마련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살 폭탄이 터져 수십 명이 사망한 기사보다 옆집에 강도가 들어 주인을 상하게 했다는 뉴스에 더 귀가 솔깃한 법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달리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다`라고 하면 통할 수 있다. 가장 지방적인 것은 지방 사람의 시각에서 그 지방을 보기 때문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될 수 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을 발굴해 지역신문에 자주 올리는 신문사가 지역 언론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뒷심을 보여줄 수 있다.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지방자치가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본래의 기능을 충족하고 있을까. 대답은 `아니다`다, 투표율이 50%를 밑돌고 지역 시ㆍ군의원의 이름을 모르는 유권자가 과반수를 넘는다. 시의회가 무얼 하는지 바로 아는 사람은 손에 꼽힐 정도다. 지방선거와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인식이 넘쳐난다. 특히 특정 정당이 텃밭이라 불리는 지역에서 독식하는 현상은 주민 선택권을 위축시키고 공천 비리를 불러온다. 

지방자치는 말 그대로 스스로 다스린다는 것이다. 중앙정치와 행정에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 권한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지방분권이 필수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정당공천 폐지는 지방자치ㆍ분권의 핵심인데 여전히 정당이 힘을 쓰고 있다. 중앙정부가 지방에서 힘을 여전히 쓰고 유권자의 무관심이 지방자치의 뿌리를 온전히 못 내리게 한다. 자치를 막은 중앙권력이 떡 버티고 있는 이상 지방분권은 요원하다. 시민의식이 깨어나야 한다. 시민 주권의식은 창의적 자치 실현하면서 중앙집권의 한계를 툴툴 털 것을 주문한다. 

지역신문은 지역에 대고 현미경과 망원경을 사용하는 눈이다. 그렇기에 골고루 사용하면서 지역 사회를 바라봐야 한다. 어떤 사안을 두고 현미경을 갖다 대 보통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문제를 들춰내고 그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또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망원경을 보면서 저 멀리 있는 해결책을 찾아 제시해야 한다. 망원경은 미래의 영향까지 예측하는 기술을 담고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현미경을 갖다 대고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망원경을 통해 보는 두 가지 역할이 지역신문이 갖춰야 할 덕목이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라며 우직하게 앞으로 걸어가는 지역 신문사가 지역을 살리는 `소리`라는 믿음이 참 중요하다. 그 소리가 희미해질 때 채찍을 들어 자신을 치는 희생이 필요하기는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