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에서 동양 철학을 만나다
양자역학에서 동양 철학을 만나다
  • 공윤권
  • 승인 2022.11.2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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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절대 정신 이데아 추구
동양, 상대적 융합ㆍ인연 강조
인문학 앞선 나라 세계 주도
공윤권 공정경남 상임대표<br>
공윤권 공정경남 상임대표

양자역학은 1900년대 초반 과학계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켰으며 현재까지도 어렵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미래 과학으로 불리고 있다. 1922년 양자역학에 대한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닐스 보어는 양자역학의 아버지로 물리며 천재과학자 아인슈타인과 논쟁을 벌인 과학자로 유명하다.

보어와 아인슈타인 논쟁의 핵심은 불확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양자역학은 모든 사물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이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자의 움직임에 의해 사물의 성질이 확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자는 입자와 파동 양쪽 성질을 다 가지고 있어서 그 성질을 명확하게 정확할 수 없다는 것이 보어의 논리이며 반면 아인슈타인은 과학이라는 것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수치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보어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초기에는 아인슈타인의 명성에 따라 불확실성을 가진 보어보다는 아인슈타인에게 힘이 쏠렸지만 현재는 전자의 성질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가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양자역학에서 동양철학을 보게 된 것은 사물의 구성이 근본적으로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양철학이나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플라톤의 이원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절대 정신인 이데아를 추구하고 있으며 현실 세계보다는 이데아의 세계가 진리라고 생각한다. 영혼과 육체는 분리되어 있으며 이데아는 영혼만이 도달할 수 있는 세계로 육체는 영혼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서양철학이며 기독교의 근본 바탕이다.

반면 동양철학은 기본적으로 절대적인 것보다는 상대적인 융합을 강조하고 있다. 불교의 경우는 고집멸도라는 4성제에 의해 인간의 고통은 집착에서 시작되고 이 고통을 없애기 위해 자기 수양을 강조하는 종교이다. 불교의 주요 교리인 3법에는 제법무아라는 내용이 있는데 세상에 본질이 존재하지 않고 인연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내용이다.

즉 무아라는 개념은 나를 이루고 있는 본질적이고 절대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나를 이루고 있는 다른 것들의 결합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사물의 본질이 절대적인 것보다는 양자역학에서 원자의 구성에 의해서 그리고 전자의 움직임에 의해서 구성되는 것처럼 모든 인연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무아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결국은 해탈에 도달하는 것이다.

도교로 불리는 노자의 도덕경도 비슷한 의미를 닮고 있다. 노자는 세상을 유와 무의 결합으로 보고 유무상생이 세상의 근본적인 이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유는 무에서 시작하며 무는 유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유와 무를 절대적으로 나누기보다는 유와 무의 관계성을 파악하고 삶의 영역에 적용하는 것이 노자 철학의 핵심이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인 주역에서도 양자역학적 관점을 볼 수 있다. 주역은 세상의 이치를 음과 양으로 보고 있으며 음은 끌어다니는 힘으로 땅을 의미하고 양은 뻗어져 나가는 힘으로 하늘을 의미한다. 세상은 음양의 조화로 이루어져 있으며 땅과 하늘처럼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이며 달은 음이고 태양은 양이다. 결국 음양의 조화에 의해서 세상의 이치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이 발전하면서 동양철학의 융합 사상이 현실 세계에서 증명된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인식의 깊이가 서양보다는 동양에서 더 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철학이나 종교의 우위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절대적인 진리를 강조하고 이원론적인 사고를 가진 서양보다는 동양철학에서 좀 더 폭넓은 사고가 가능했을 것이다.

과학과 철학은 그 분야가 완전히 다른 것 같지만 세상의 이치를 분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철학이 개념을 제시하면 과학이 증명하기도 하고 과학에 의해서 종교적 현상이 설명되기도 한다. 철학이 앞선 나라가 과학이 앞선 나라이며 세계를 주도하는 나라이다.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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