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6 06:37 (일)
지역신문은 똑바로 가야 한다
지역신문은 똑바로 가야 한다
  • 류한열 편집국장
  • 승인 2022.11.2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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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편집국장<br>
류한열 편집국장

지역신문을 펼치면 중앙지 냄새가 확 풍기고, 중앙기사에 지방기사를 덤으로 얹어 요리해 내놓은 이상한 `정성`을 볼 수 있다. 간혹, 지역신문사라고 말하기 민망한 경우도 자주 만난다. 통신사 기사를 가져와서 거기에 토핑을 살짝 뿌려 내놓는 기사는 씹을수록 맛이 괴상하다. 

앞으로 지방자치가 한층 강화될 것이다. 지방자치가 불이 더 붙으면 지역신문에서 나오는 퀴퀴한 냄새를 어떻게 감당할지 지금으로서는 참 난감하다. 지역신문이 살아나야 한다. 사막 가운데서 허공에 대고 외치는 소리처럼 들려도 지역신문이 이제 살아나 바른 구실을 해야 한다. 살아나라고 해서 살아나는 건 아니지만…. 특히 지역신문의 기획보도가 도드라지게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신문이 기획기사에서 지역의 제반 사항을 심도 있게 다뤄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 기획기사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실을 파헤치는 기사다.

지역신문은 각 지역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파수꾼은 도둑을 막기 위해 부릅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파수꾼이 밤에 잠을 자면 자신은 편하지만 도둑들은 살맛이 난다. 파수꾼이 게으르면 큰 문제다.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파수꾼이 버티고 있으면 온갖 잡범이 설쳐대고 지역 사회의 정의는 바닥을 기게 된다. 지역신문을 그래서 파수꾼의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한다.  

지역신문은 촘촘한 기획기사로 지역 구석을 촘촘하게 얽어매야 하는 역할이 주어져 있다. 취재기자의 아이디어와 신문사의 분명한 시각이 담기는 기획기사는 일회성으로 지역 현안을 다루지 않고 최소한 몇 차례에 걸쳐 특정 문제를 살핀다. 기획기사는 살아있다. 지금까지 지역신문이 다뤘던 기획기사를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살펴보고 지방신문의 미래를 생각해 보는 일은 가치가 있다. 지역신문은 힘든 여건에서도 기획기사를 다뤄 지방 정치와 행정, 경제 등의 흐름을 유도하는 방향타 구실을 해 왔다. 병 주고 약 주는 글쓰기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지역신문의 기획보도는 살아있다.

신문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을 주위에서 너무 많이 볼 수 있다. 웬만한 사람은 종이신문이 힘을 잃을 거라는 데에 주저 없이 한 표를 던진다. 중앙지가 흔들린다면 지방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한다. 자본력과 언론 환경이 열악한 지역신문이 그나마 존재 목적을 찾으려면, 좋은 기획기사를 생산해 지역사회에 공급해야 한다.

출입처에서 내놓은 보도 자료를 이리저리 굴려서 보도하는 데도 바쁜데 무슨 기획기사 타령이냐고 하면 멋쩍을 수도 있다. 신문이 속보성에서 방송이나 인터넷 매체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지만, 그럴수록 심층취재를 통해 지역사회를 선도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역신문이 호흡을 제대로 못하면 지역의 여론을 알리거나 사회ㆍ경제 등에 걸친 지역 주민의 삶을 챙길 수 없다. 여론조차도 중앙편중 현상이 심화되는 판국에 지역신문의 호흡이 가쁘면 지역의 여론을 생성하지 못한다. 지역신문이 살아야 지방이 발전한다. 특히, 지역신문의 기획기사가 활발하게 생명력을 뿜어내야 지역 발전이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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