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8:43 (화)
"중도입국 청소년 선입견 없는 평등한 대우 받아야"
"중도입국 청소년 선입견 없는 평등한 대우 받아야"
  • 박슬옹 기자
  • 승인 2022.11.24 2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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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 인터뷰
한국어ㆍ문화 교육 등 프로그램
교과과정 모국어 통역으로 도움
진로멘토링ㆍ직업체험 등 계획
내ㆍ외국인 청소년 1:1 매칭 활동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이 지난 9월에 열린 경남다문화교육박람회에 참여해 국가별 문화를 홍보하는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김국보 부장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 전경.

 

최근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도입국 청소년이란 부모 중 한 명의 국적이 외국인인 가정의 자녀를 지칭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중도입국 청소년으로 분류되는 계층은 국내 출생한 것이 아닌 다른 본국에서 생활하다 학령 중도기에 한국으로 입국한 청소년들이 이에 속한다.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한국에서 출생한 다문화가정 청소년들 보다도 더 한국 사회에 적응을 어려워한다. 어릴 때부터 한국어를 배우거나 한국문화를 접해오지 못했기 때문에 급격한 환경변화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김해에서 중도입국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의 적응을 돕고 있는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의 김국보 부장을 만나 외국인 청소년들의 적응을 위한 지원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중도입국 청소년 지원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에 소외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경제적 지원과 정서적 심리상담 등 사회적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회복지관이다. 최근에는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소외된 계층이라고 판단해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원래 다문화 가정 지원사업은 김해시가족센터에서 주관하지만 가족센터에서 주관하는 다문화 지원사업은 결혼이주배경 여성과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다 보니 다문화 국적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사업은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이에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은 다문화 청소년들과 중도입국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게 됐다. 

중도입국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 사업은 지난 2019년 한 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시작됐다. 지원 프로그램 중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은 한국어 교육이다. 아무래도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자국에서 갑작스럽게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보니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교육제도나 사회 여건이 전에 살던 나라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국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으며 우등생이었던 학생들도 한국의 교육 환경과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부족한 아이로 취급받는 경우도 많다.

이에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은 청소년들의 재능이 낭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어 교육과 한국 문화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게 됐다. 한국어 교육을 통해 의사소통의 불편함을 줄이고 학과 수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과 수업을 통역사를 통해 모국어로 번역해주며 청소년들의 학습을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부모 교육도 함께 실시해 청소년들이 가정에서도 빠르게 한국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러시아어, 베트남어, 중국어, 영어 4개 언어로 진행되고 있어 모국어를 통한 수업을 듣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들도 많이 있어 교과과정 모국어 번역과 관련해서는 더 큰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활동은 지난해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1년 6개월가량 진행해오고 있으며 실제로 교육을 들었던 청소년들은 한국어 실력과 학습 능력이 월등히 상승했다. 최근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한국 사회에 무사히 적응해 살아갈 수 있는 직업 진로와 관계된 영역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진로 멘토링, 직업체험 활동 등 더 많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다문화 선입견 빼고 바라봐야  
중도입국 청소년들을 다문화라는 선입견을 빼고 바라보면 그저 평범한 아동 청소년이다. 김국보 부장은 중도입국 청소년들도 아동 청소년으로서 차별 없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은 다문화ㆍ한국 청소년들의 통합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보통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대부분의 교육 지원 프로그램들은 내국인 청소년들과 다문화 청소년들을 따로 분류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선입견에서 벗어나 모두 같은 청소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모든 청소년이 함께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으로는 내국인 청소년과 외국인 청소년들을 1대 1로 매칭 시켜 봉사활동을 하거나 김해지역을 다니며 김해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는 체험 활동 등이 있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차별 없이 또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완만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외에도 TV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각국의 청소년들을 모아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나라별로 어떤 생각과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의견을 나누는 회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은 이런 활동들을 통해 중도입국 청소년들도 한국 사회의 한 일원이자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문화 청소년이 느끼는 차별  
현재 한국 사회에서 중도입국 청소년들을 대하는 태도에는 많은 오해가 담겨 있다. 일부 국내 거주민들은 그들을 위해 과한 보살핌을 주거나 동정의 손길을 주는 것이 배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주 청년들은 이런 지나친 배려와 동정에 오히려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 피부색이 다르다고 반드시 보살핌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실제로 외국에서 국가 영재학교를 다니며 영재 소리를 듣고 자란 아이가 한국에 와서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뜻하지 않는 배려나 동정을 받아 기분이 나쁘다고 느끼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이런 일들은 베트남이나 중국, 동남아 등에서 온 아이들에게는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 한국인들의 과한 배려나 동정 어린 시선이 오히려 청소년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차별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꼽는 가장 큰 불편한 점은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나 선생님들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학교에서는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해주는 선생님들이 많지 않아 선생님조차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터놓을 곳도 없어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문화 청소년들이 원하는 대우는 차별받거나 더 특별하게 우대해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청소년들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것이다.

김국보 부장은 "중도입국 청소년들이라고 다른 청소년들과 다르게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청소년들은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고 충분히 그런 역량을 가지고 있다. 그 친구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같은 동네의 한 명의 일원으로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은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편하게 기댈 수 있는 곳이 되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다문화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져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차별 없이 살 수 있는 세상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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