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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밖을 내다보자 31
나라 밖을 내다보자 31
  • 박정기
  • 승인 2022.11.21 2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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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br>
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

저우언라이는 황푸군관학교 때부터 장제스 교장을 모시면서 딴 살림을 차렸다. 상사의 무덤을 몰래 파기 시작한 것이다. 훗날의 홍군을 위하여 우수한 학생들을 많이 포섭하였다. 1946년, 다 죽은 홍군을 기사회생시킨 린뱌오도 이때 포섭된 사람이다. 황푸 제4기 불패의 장군이란 별명이 붙은 명장이다.

국공내전 전 기간을 통해 장제스에게 물을 제일 많이 먹인 사람도 저우언라이다. 시안사건을 포함, 국공내전이 끝날 때까지 장제스는 계속 저우언라이에게 당했다. 그래도 저우를 좋아했던 장제스. 역사의 아이러니다. 

역사의 여신이 있다면, 그녀는 어떤 남성을 좋아할까? 그 변덕은 알길이 없다. 중화인민공화국은 마오쩌둥의 리더십과 저우언라이의 지모로 탄생한 국가다. 사견이지만, 중국 공산당은 창당 이래 5번의 중요한 고비가 있었다.

즉 대장정, 시안사건, 마오쩌둥의 궤도, 문화대혁명, 그리고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다.
얘기를 계속하자 1937년 7월, 일본군은 노구교 사건을 구실로 본격적인 중국 침략을 개시하였다. 민주(1932.3)도 모자라 더 큰 떡, 중국까지 넘본 것이다.

일본의 참모본부는 2년 이내에 중국 문제를 처리하기로 계획했다. 기병과 함께 초기 전개는 빨랐다. 37년이 다 가기 전에 베이징, 상하이, 국민당의 수도 난징까지 모두 점령하였다.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이지만, 우리같이 조상 대대로 작은 국토에서 살아온 사람은 대국을 이해 못 한다. 중국은 일본 국토의 25배다.

중국인은 당 제국도 경영해봤고, 청나라도 다스려본 5000년 역사 민족이다. 중국은 일본 같은 나라가 그냥 삼킬 수 있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우선 크기부터 문제가 되지만 5000년 역사는 움직일 수 없는 큰 산이다. 만주와는 다르다. 만주 땅은 원래 주인이 애매한 곳이다. 물리적 힘은 항상 한계가 있다. 시간과 거리(크기)는 물리적 힘을 무력화한다. 나폴레옹이나 히틀러가 실패한 것도 이 계산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문화적 힘은 시공을 초월한다. 일본도 이 계산을 못 했다.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외적이 쳐들어오니 장제스와 마오쩌둥은 다시 합치기로 약속한다. 2차 국공합작(1937. 9. 23)홍군은 팔로군과 신 4군으로 개편되어 국민혁명군(국민당군)에 배속되었다. 그러나 작전은 양측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기로 했다.

일본이 상하이 공격 때는 양민을 많이 죽였다. 점령이 계획보다 3개월이나 늦었다. 화가 난 일본은 이때부터 비전투원도 마구 죽이기 시작했다. 소위 `삼광작전`이다. `뺏고, 죽이고, 불태운다` 일본의 역사적 오점이 된 비전투원 학살 사건이 모두 삼광작전의 결과다. 이후 한커우, 난징 등 학살은 계속되었다.

군인들은 이 역사적 교훈을 한 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 막말로 군이란 폭력 집단이요 살인 집단이다. 그러나 임무는 신성하다.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보호한다`가 아닌가. 임무가 훌륭한 만큼 행동도 훌륭해야지. 그러므로 군은 더욱 도덕적이요 윤리적이어야 한다. 억지로 들릴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벌써 시도하고 있지 않은가.

약탈, 비전투원 살상은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약탈을 일삼고 강간을 묵인하는 군대가 잘 된 적이 없다. 일본군이 망했고 중국 국민당도 그래서 망했다. 서양 전사에도 예외가 없다. 인간 역사를 통틀어 군기가 문란한 군대, 부정부패 정권은 반드시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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