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2:38 (금)
안 썩는 영농 비닐 대신 `종이 멀칭`, 환경 살리고 생산량 늘린다
안 썩는 영농 비닐 대신 `종이 멀칭`, 환경 살리고 생산량 늘린다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11.16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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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사람
박주원 (주)월드에코 회장
(생분해 종이 멀칭지 개발 업체)

자연분해 친환경 종이 개발
질긴 인장력으로 비닐 대체
거름 역할 작물 생장 도와
수거 필요없어 인건비 절감

직파농법 활용… 이모작 가능
농협 상품화 전국서 보급
농림축산부 녹색인증 받아
민선 4기 안산시장 재직 시
우리나라 첫 해상풍력 도입
박주원 (주)월드에코 회장은 농촌에서 기존 비닐 멀칭지를 대체하는 생분해 종이 멀칭지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생분해 종이 멀칭지를 이용해 시험 재배하고 있는 모습. 
땅속에서 자연 분해되는 모습. 
생분해 종이 멀칭지를 활용한 직파 농법 모습.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은 농업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농업 분야에도 탄소중립 등 친환경 실천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일 농자재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종이 멀칭지`이다. 밭고랑에 잡초류가 자라지 못하게 덮는 멀칭(경지 표면을 덮음)에 지금까지 대부분 비닐 소재를 써 왔다. 

주식회사 월드에코(회장 박주원)에서 개발한 종이 멀칭지는 친환경 측면에서 비닐 소재의 단점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비용이나 생산성 등 경제적인 면에서도 우월하다. 실제 7여 년의 오랜 연구ㆍ개발 끝에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받은 이 멀칭지는 다른 종이에 비해 질긴 성질로 물에 젖어도 잘 찢어지지 않는다. 이런 인장력으로 비닐을 대체할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썩지 않는 비닐은 수거 후 처리 과정에서 환경호르몬을 생성하고, 토양과 대기 오염을 일으킨다. 반면 종이 멀칭지는 통기성이 좋고 땅에 흡수되고 거름으로 작용해 식물 생장에 오히려 도움을 준다. 특히 3∼6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땅에서 썩기 때문에 비닐 멀칭지처럼 수거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른 인건비 절감, 저렴한 재료비, 수확량 증대 등으로 생산비 절감에도 효과를 낸다. 

`숨쉬는 우리 농토ㆍ강산 만들기` 
월드에코에서 개발한 종이 멀칭지의 가장 큰 장점은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 `2050 탄소중립ㆍ녹색성장위원회`가 출범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추진함에도 아직 농업 현장에는 그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농립축산식품부의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농업 부문에서 온실가스 발생량은 21∼37% 지속 발생할 전망이다. 그런데 농업분야 핵심 탄소배출 요인으로 지목받은 것이 바로 영농 폐비닐이다. 농업 현장에서 연간 32만t이 발생하고 있지만 79%인 25만t 정도만 수거되고, 7만t가량이 미 수거돼 농촌 환경오염의 주요 요인이 된다.  

현재 농업 현장에서 영농 폐비닐은 불법 매립과 불법 소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불법 매립은 잔류 유기농약 성분과 유기질 비료성분이 생분해를 저해하고, 토양 미생물 발생 및 활동 억제로 비옥도를 저하시킨다. 또 노천 소각은 대기오염과 더불어 소각 잔재물이 토양, 지하수, 하천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이런 상황에서 생분해 종이 멀칭지의 발명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종이 멀칭지는 무수한 숨구멍으로 통기성과 투수성이 뛰어나다. 그래서 이 제품의 모토가 `숨 쉬는 우리 농토, 숨 쉬는 우리 강산`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징으로 토양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방출하고 토양의 산도와 수분 조절이 가능하다. 또 토양 온도를 대기 온도보다 3∼4도 낮게 유지해 여름 재배와 초봄ㆍ늦가을 시설 재배에도 적합하다. 

또한 종이 멀칭지는 100% 땅에서 자연 분해된다. 이 제품은 크라프트지와 경운모, 전분을 기본으로 표백제나 화학 약품을 일제 사용하지 않았다. 박주원 회장은 "이 종이는 사람과 자연에 무해한 원료로 제조됐고, 3∼6개월이 지나면 자연 분해된다"며 "수거할 필요 없이 그대로 토양에 유기비료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기농 친환경 농작물 생산에도 도움이 된다. 햇빛 차단으로 잡초 발아를 억제해 농약 사용을 최소화해 친환경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분해 시 45종 이상의 극미량 원소와 탄소를 비롯해 초산 200여 종의 유기물을 공급한다.  

인건비 줄이고 작물 수확량 늘려 
월드에코 종이 멀칭지는 친환경뿐만 아니라 농사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 면에서도 효과가 있다. 우선 농약과 비료 사용을 줄일 수 있으니 경제적이다. 또한 비닐수거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 포장 총면적의 95∼99% 제초 효과가 있고 잡초 발아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아울러 다량의 미네랄 함유로 수확량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 

작물 면역력도 증가시킨다. 원적외선 방출로 토양 전염성 병원균을 억제하고 미세해충, 응애, 진딧물 등의 85% 해충을 방제한다. 또한 용존 산소량이 풍부해 호기성 미생물의 번식으로 유해 병원균 번식을 억제하고 죽은 잡초 부패로 인한 유해 곰팡이 균 발생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다. 

또한 이 소재의 장점으로 밭고랑에 사용하는 멀칭지뿐만 아니라 다른 농사 분야에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 박주원 회장은 지난 9월 벼 직파용 토양 피복지 및 이를 이용한 벼 직파 방법도 특허 등록했다. 박 회장은 "멀칭지를 논에 까는 동시에 볍씨를 심는 이 방법으로 이모작도 가능하다"며 "이로써 논농사의 생산성과 간편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기존 모내기용 이양기를 부분 개조한 전용 이양기까지 특허를 받기도 했다.  

 
월드에코 종이 멀칭지는 다양한 검증 기관에서 기술 인증을 받았다. 강원도 고단리ㆍ대기리ㆍ충북 진천 등 농가에서 시험재배 검정을 받기도 했다. 그 결과 비닐 멀칭에 비해서 결구도가 높게 나오는 등 품질을 인정받았다. 또한 농림축산부장관으로부터 녹색 기술 인증을 받기도 했다. 

월드에코 생분해 종이 멀칭지는 고양시ㆍ안성시ㆍ전남 진도군ㆍ용인시ㆍ안산시 등에서도 사용 승인을 받았다. 아울러 농협에서도 승인돼 코드번호까지 나왔다. 현재 전국 농협을 통해 보급되고 있다.

박주원 회장은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에서 이 제품이 사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편의점에서도 비닐 등 일회용품 사용이 법으로 제한돼 가는 추세이다"며 "앞으로 우리 제품이 비닐 대신 쓸 수 있는 종이봉투 등 더 많은 쓰임새가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박주원 회장은 민선 4기(2006년 7월∼2010년 6월) 경기도 안산시장을 지냈다. 과거부터 친환경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시장 재직 시 해상풍력의 시초를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누에섬 전망대 풍력발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바다에 만든 해상풍력 발전기이다. 현재는 호서대학교 벤처대학원 RE100 벤처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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