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4:34 (금)
독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글쓰기
독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글쓰기
  • 류한열
  • 승인 2022.11.15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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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편집국장<br>
류한열 편집국장

지역신문의 기획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대체로 주제와 관련된 사례와 통계수치, 전문가 인터뷰를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는 잘 써진 기획기사에 적용되는 경우이고 실제 기획기사에서 취재기자의 목소리는 별로 없고 거의 대부분을 취재원의 주장에 의존하고 지금까지 알려진 자료를 열거하는 데 할애한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깊은 취재를 하지 못해 추측해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 깊이를 더하는 기획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기획부터 취재 그리고 마무리 단계까지 꼼꼼한 계획을 세워 움직여야 한다. 기획기사의 내용은 별로 넣지 않고 내지르기 같은 글쓰기가 되면 독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지역신문사는 기획기사의 취재 관행을 다시금 점검하고 더 나은 기사를 생산하기 위한 방향 모색을 하는데, 지역신문사 가운데 기획기사 보도팀을 꾸려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신문사들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한두 명의 기자에게 기획기사를 쓰게 한다. 이럴 경우 기자들은 시간에 제한을 받고 자신의 주업무가 아니라는 생각에 기획기사를 쓰는 데 매진할 수 없다. 지역신문이 지역 사회의 진정한 환경 감시자로 지역민의 삶을 살피는 도우미로, 지방자치 시대의 바른 소리로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기획기사가 살아 움직여야 한다. 지역신문사마다 기획기사 보도팀 운영이 절실한 이유다. 

지역 기획기사는 쇠락해 가는 도시를 그냥 바라보고 있으면 안 된다.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 재창조의 과정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지역신문은 지역의 앞날의 방향을 바라보는 등대 역할을 한다. `장애인 복지, 취업이 우선이다`라는 기획은 지역의 장애인 고용 실태를 알아보고 바른 대안을 제시한다.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업체의 인식은 바르지 못하다. 정부 시책에 따라 50인 이상 사업체는 2012년 기준 장애인 노동자를 2.5% 의무 고용해야 한다. 그렇다지만 이 시책을 따르는 사업체는 많지 않다. "벌금만 내면 되지 생산성 떨어지는 장애인을 어떻게 쓰냐"고 반문하는 장애인 고용업체 관계자들이 많다. 

장애인 취업을 막는 경우는 여럿 있지만 가족이 큰 걸림돌이 되는데, 가족 4명이 모두 장애를 가졌을 경우 한 달에 최고 200여만 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중 1명이 취업했을 경우 최저생계비가 수입만큼 줄어든다. 취업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 생긴다. 또한 최저생계비를 모두 받기 위해 4대 보험이 들어가지 않는 서비스직을 선호한다. 복지정책이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더 잘 사는 구조가 아닌, 일한 것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는 셈이다. 

장애 학생들의 취업을 가로막는 또 다른 걸림돌은 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이다. 지난 1997년대 말 노동부는 일선 특수학교에 전문대 격인 `전공과`를 신설했다. 전공과를 통해 집중 교육받은 장애 학생은 취업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던 중 2000년도 들어 전공과의 정부 담당 부처가 교육부로 넘어갔다. 이 시점에서 장애인에게 전문지식을 가르칠 교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졌다. 교육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전공과 진학 대상이 취업 가능성과 상관없이 확대된 것이 원인이다.

장애인들은 취업을 하더라도 직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 장애인 대부분은 비정규 직장에 다니고 정부의 시책으로 생긴 단기성 직장에서 일한다. 이런 상황에서 얻은 직장에 들어간다고 해도 100만 원 이상을 벌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사업체는 장애인을 고용하면 장애인의 옆에서 보조해 줄 인력 등 추가로 들어가야 할 비용이 많다. 정부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장애인 취업 문제점의 개선이 시급하다.

이런 거대 문제를 기획기사의 지면에서 파헤쳐 지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 지역신문사마다 다른 신문사가 흉내 낼 수 없는 기획기사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이는 그 분야를 잘 다루는 전문가 같은 기자가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사한 소재를 따라 자주 취재를 하다보면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자신의 공부와 어우러지면 꽤 넓고 깊은 지식의 테두리를 두를 수 있다. 이런 기자가 써내는 기획기사는 믿을 만하다. 지역신문사가 한 기자에게 특정 몇 분야를 다루는 기획기사만을 쓰도록 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좋은 기자가 좋은 기획기사를 쓰는 것이 제1순위라는데 토를 달 수 없다. 지역신문사마다 뛰어난 기자가 지역 사회의 이슈와 현안을 잘 파악해 제대로 된 기획기사가 지면에 채워져야 지역신문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길을 닦는 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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