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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은 에너지와 광물자원의 보고
해양은 에너지와 광물자원의 보고
  • 김제홍
  • 승인 2022.11.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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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동해 독도 주변의 해양은 해양광물자원의 보고(寶庫)다. 그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이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s)와 망간단괴(Manganese nodule)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바다 깊숙한 곳, 0℃ 이하의 저온과 26기압의 높은 압력에서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이 물분자 내부에서 포집된 상태로 덩어리가 된 것으로, `고체 천연가스`, `얼음 석탄` 또는 `불타는 얼음` 등 다양한 별칭을 갖고 있다. 

1㎥의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분리(dissociation)하면 0.8㎥의 물과 164㎥의 가스가 나오므로 고밀도 직접에너지로 평가된다. 또한, 같은 양의 에너지를 만드는데 발생되는 탄소의 양이 석탄의 1/2, 석유의 2/3정도로 비교적 청정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특정 지역에 매장되어 있지만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지역적 편중이 심하지 않아 일정한 심도를 만족하는 전세계의 해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동해의 울릉분지에도 수심 1,500m 지역에 6억~10억t의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정도의 양이면 국내에서 30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심해의 저온 고압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특성상 깊은 바다 밑에 매장되어 있어 채취에 따른 기술적 어려움과 경제성 등으로 실용화까지는 쉽지 않다. 게다가 시추 과정에서 잘못되면 메탄가스가 물과 분리되어 바닷물속이나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데, 연소시키지 않은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 온난화에 72배나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망간 단괴는 심해저에서 발견되는 망간(Mn)을 주성분으로 하는 덩어리인데, 해수 및 퇴적물에 있는 금속성분이 해저면에서 물리, 화학작용으로 침전되면서 형성된다. 주먹 만한 크기의 둥글고 흑갈색 감자 모양으로 심해저(수심 4500~5000m)에 분포되어 있다. 망간단괴를 절단해보면 상어 이빨이나 고래뼈 조각, 방산충이나 유공충 껍질 등이 핵으로 들어있고 주위에 철망간산화물이 동심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보통 1000년에 1mm 정도 자란다고 하니 주먹만한 감자 크기의 망간단괴는 형성되기까지 1000만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함유 금속으로는 망간 (24%) , 철 (8%) , 니켈 (1.4%) , 구리 (1.3%) , 코발트 (0.2%) 등 약 40여 종이다. 그 중 망간ㆍ구리ㆍ니켈ㆍ코발트는 첨단산업에 꼭 필요한 핵심 금속이다. 

금속으로서 망간은 쉽게 부서지지만, 망간이 13% 첨가된 망간강(鋼)은 매우 높은 내마모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철도레일의 교차 부분 등 높은 압력과 마찰이 심한 부위의 재료로 널리 활용이 된다. 연간 망간 생산량은 약 3500만t 수준인데 약 90%가 철강산업에서 소비된다. 또 알칼라인 전지에는 이산화 망간을 사용한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중대형 2차 전지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양극재의 형태가 바로 망간이 들어가는 NCM(니켈ㆍ코발트ㆍ망간)이다. 

니켈(Ni)의 65%는 스테인리스강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8% 정도는 철의 부식방지를 위한 도금에 사용된다. 1990년대 중반 리튬전지가 발명되기 전에 충전가능한 소형 2차전지는 대부분 니켈-카드뮴(NiCd)전지였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OIST)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도 2002년 북동태평양에 남한 면적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7만 5000㎢의 광구를 확보했는데, 그곳의 망간단괴 부존량은 5억 1000만 톤으로 추정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해마다 300만 톤을 채광했을 때 1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육상의 광물자원이 점점 고갈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심해의 자원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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