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5:46 (목)
봉화의 `기적`과 이태원의 `참사`가 주는 교훈
봉화의 `기적`과 이태원의 `참사`가 주는 교훈
  • 경남매일
  • 승인 2022.11.0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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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생환이다. 경북 봉화군 한 아연 광산에서 매몰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지난 4일 밤 극적으로 구조됐다. 고립된 지 221시간(9일 5시간)만이다. 매몰사고는 지난달 26일 발생했다. 광산의 제1 수갱 하부 46m 지점에서 펄이 갱도 아래로 쏟아지면서 매몰됐다. 구조 당국 등에 따르면 두 광부는 매몰 지점에서 벗어나 생존을 위한 내부 대피 장소를 찾았다. 사고 현장 인근 원형 공간에서 비닐로 천막을 쳐 바람을 막고 서로 어깨를 맞대며 체온을 유지했다. 작업 투입 때 소지했던 커피믹스와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 등을 마시며 버텼다.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기적적으로 생환했다는 소식은 이태원 참사로 슬픔에 빠져 있던 국민들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을 보여줬다. 사고 직후 밤낮없이 끈질기게 구조에 매달린 소방당국과 동료 광부들의 분투와 열정, 그리고 고립된 광부들의 생존 의지와 지혜로운 대처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그러나 150여 청년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사고는 어떠한가. 참사 당일의 경찰 대응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 수뇌부의 움직임을 보면 총체적 부실, 기강 해이란 말도 부족하다.

핼러윈과 같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대규모 행사 때 경찰, 소방, 자치단체 등 관계기관 어디에도 인파를 통제할 매뉴얼이 없었다. 

급기야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7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번 수사는 `검수완박`으로 검찰을 배제하고 경찰 단독으로 담당하는 첫 대형 참사이다. `셀프수사`나 `제 식구 감싸기` 우려도 있다. 그러므로 더욱 투명하고 철저하게 참사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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