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질식당하지 않을 어여쁜 청춘
다시 질식당하지 않을 어여쁜 청춘
  • 류한열
  • 승인 2022.11.01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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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편집국장
류한열 편집국장

많은 청춘들이 바닥에 쓰러지고 그대로 하늘의 무게에 짓눌려 천국에 갔다. 축제의 밤에 공기가 멈추고 어여쁜 청춘은 끝 모를 바닥으로 추락했다. 온 국민의 마음은 새하얘졌고, 슬픔과 분노는 뒤범벅이 돼 주체할 수가 없었다.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최소 154명의 생명이 꺾였다. 이태원 골목길에서 압사하는 일은 우리의 상상을 벗어난다. 사고라는 게 예상 밖을 벗어나 일어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다리가 끊어지고, 배가 침몰하고, 비행기가 떨어져 생명이 초개처럼 흩어지지만 귀한 생명이 좁은 공간에서 부둥켜 안고 생명이 부서졌다. 

   어여쁜 청춘은 그대로 아름답다
 하여, 인생의 축제를 즐기려
 이태원 거리로 나섰는데
 청춘은 옆의 친구와 부둥켜안고
 못다 핀 꽃은 그대로 꺾였다
 
 숱한 청춘들이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이리저리 쏠리다
 그대로 주저앉고 
 새하얀 하늘을 품었네 
 젊은 영령은 그래도 어여쁘다

 생명은 꺼져도 
 슬픔은 그대로 땅에 머문다
 차가운 바닥에서 
 아무런 온기도 올라오지 않지만
 자녀를 잃고, 손주를 잃은
 허망한 가슴은 
 여전히 우리 가슴에 슬픔을 뿌린다

 청춘의 죽음은 그대로 향기다
 삶의 굴곡을 다 겪지 않고
 강요당한 죽음에서
 질식당한 젊음에서
 아름다운 소리는 남아있다
 우리 사회를 향한 가녀린 
 손길이 숨쉬고 있다

 청춘의 숨결이 스르르
 우리의 곁에서 사라지면
 어여쁜 영령의 외침이
 허공에서 부서질까 
 두렵다 고귀한 희생으로
 우리 사회는 청춘의 축제를
 기억해야 한다

 아, 청춘을 잃고 그들의 
 축제를 기억해야 하는
 수천 가지의 아픔이 
 도사리고 있어도
 청춘은,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질식당하지 
 않아야 한다

 귀한 청춘의 그날 밤 
 절규가 우리 곁에서 
 정제된 슬픔으로 남아
 생명의 환희로 피어나기를 
 바람결에 우리의 소망을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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