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6:02 (목)
"다문화 가정은 특이한 게 아닌 여러 가정 형태 중 하나일 뿐"
"다문화 가정은 특이한 게 아닌 여러 가정 형태 중 하나일 뿐"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2.10.27 2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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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인터뷰
황 인 숙
(김해시가족센터 부센터장)
황인숙 김해시가족센터 부센터장은
황인숙 김해시가족센터 부센터장은 "다문화 가정에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체계적이고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존재한다. 이혼ㆍ맞벌이 등의 다양한 이유로 만들어진 한 부모, 조손, 입양 가정뿐만 아니라 사람은 아니지만 조건 없이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동ㆍ식물을 받아들이는 가정의 형태도 형성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의 활동 영역이 국제적으로 넓어지면서 서로 다른 국적이나 인종, 문화를 지닌 사람들로 구성된 가정 `다문화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경남도 내 외국인 주민 3만 1744명이 거주하는 김해시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결혼이민여성뿐만 아니라 중도입국자녀, 외국인 가정 자녀 등을 지칭하는 이주배경 아동ㆍ청소년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지난해 4월 기준 다문화가정 자녀 등을 포함한 지역 내 학생 수는 지난 2018년에 비해 초등학생 25%, 중학생 244%, 고등학생 209%로 지속해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가정의 유형과 함께 점차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을 만나볼 수 있는 이 시점에서 전문성과 우수성으로 가정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황인숙 김해시가족센터 부센터장을 만나 한국 가정과 다문화 가정의 공통점, 센터에서 추진 중인 주요 사업 등 얘기를 들어봤다.

자기소개와 전반적인 업무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저는 김해시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가족교육 부분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 중 지난 2019년 김해시 다문화가정지원센터와 통합한 후 김해시가족센터로 이름이 변경됐고, 올해 6월부터 부센터장직을 맡게 됐다.

현재는 장수한 센터장님을 도와 센터 총괄, 인사, 예산 업무 외 건강가정사업국을 겸직으로 하며 다문화 가정, 비 다문화 가정들에게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해시가족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가정 맞춤 지원은?

"센터는 건강사업국과 다문화사업국으로 나눠 전문적인 서비스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 중인데, 건강가정사업국의 경우 가족관계, 가족생활, 가정 돌봄 등 가정 관련 업무와 함께 김해에 사는 다문화 가정을 위해서는 한국어 교육. 진로상담, 정서적 안정 지원 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다."

김해에 많이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 중 이주배경 아동ㆍ청소년은 어떤 사람을 이야기하는가?

"크게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과 그 밖에 국내로 이주해 사회 적응이나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지칭한다. 먼저, 국제결혼가정으로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 다른 한 명이 외국 출신으로 구성된 가정의 자녀가 `다문화가정 청소년`. 두 번째, 국내에서 취업 활동을 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부모로 둔 경우의 `외국인가정자녀`. 세 번째로는 결혼이민자가 한국인 배우자와 재혼해 본국의 자녀를 데려온 경우와 국제결혼가정의 자녀 중 외국인 부모의 본국에서 성장하다 청소년기에 재입국한 청소년을 `국외출생자(중도입국청소년)`. 네 번째, 북한이탈청소년 중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탈북청소년`. 마지막으로는 합법적으로 온 가정이 동반 입국해서 체류 연장되지 않거나 부모가 미등록 사태에서 자녀를 출생하거나 혹은 출생등록조차 못 하는 경우의 가정의 아이를 지칭하는 `미등록 청소년`.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존재하지만, 복지적 관점에서 각자 필요한 지원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크게 5가지 개념으로 나눠 이야기한다."

이주배경 아동ㆍ청소년들을 위한 사업으로 센터에서 실시 및 준비 중인 것은?

"먼저 올해부터 시작된 신규사업으로는 사회포용안전망 사업으로 다문화가정 자녀 대상 정서 안정과 취학 진학 지원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는 이주배경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센터 중 지역기관을 연계해 중복서비스를 피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발굴해 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언어ㆍ학습, 진로ㆍ진학, 심리ㆍ정서, 가정관계 개선 등 효율적인 서비스 연결을 위해 노력 중이며 대학입시 설명회, 지역 유관기관을 연계해 통ㆍ번역사를 배치하고 다양한 가정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현장에서 다양한 가정을 만나면서 프로그램을 기획ㆍ활동하셨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지난 2008년 조손가정의 관계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실시한 후 7~8년간 장기간 진행했다. 조손 가정 같은 경우 아동들이 부모와 떨어져 양육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고 사회적 박탈감이 크다. 세대 차에 따른 손자녀와의 갈등을 겪고 있는 조손 가정의 가정관계 증진을 위해 상담 및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처음에는 집중을 잘하지 못하시던 교육생분들이 상담봉사자들과 1대 1 방식의 대화, 다양한 수업을 통해 손자들을 이해하게 하고 가정 구성원 간의 유대감을 높아지는 등 좋은 결과를 나타냈고 교육생 중에서는 지금도 계를 만들어서 만나시거나 동호회를 만들어서 사적으로 친분을 유지하시는 분들도 있다. 첫 시작은 조금 힘들었지만 변화하는 모습을 눈에 담고 가끔가다 좋은 소식을 듣다 보니 오래된 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조손 가정과 다문화 가정은 공통점이 있다. 조손 가정의 경우 조부모와 손녀 사이의 세대 차이, 사회적으로 바라보는 편견의 시선으로 조손 가정의 아이들이 위축되며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부족한 한국어 실력으로 인한 학습 이해의 어려움, 외부의 편견 등으로 주눅 들게 된다. 이런 점에서 다문화 가정, 비다문화 가정이라고 분류하고,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닌 최소 1~2년, 길게는 7~8년 이상 장기적인 목표 속 체계적이고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문화 시로 진입하는 우리 김해 시민이 갖춰야 할 것은?

"다문화가정은 특별하고 특이한 존재가 아니라 여러 가지 가정의 형태 중 하나이다. 또한 그들이 이 사회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편견을 가지지 않게 집안에서 교육하고 지자체 등 그들의 다름을 존중하며 감수성 증진 프로그램, 인식 개선에 앞장서야한다."

김려령 작가의 소설 `완득이`에서는 동주라는 선생님이 등장한다. 동주는 코리안 드림을 안고 결혼 이민자로 온 어머니가 있는 다문화 가정 자녀인 완득이를 도와주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듯 완득이에게 동주 선생은 자신의 편견을 벗어내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준 사람이었던 것처럼 시ㆍ센터ㆍ지자체는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김해에 사는 시민들에게 다문화 가정은 놀림감이 되고 차별받는 것이 아닌 하나의 가정의 형태라는 것을 꺠깨닫게 해주는 현대 사회의 동주 선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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