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3:02 (금)
청대의 박학 역학자 ③
청대의 박학 역학자 ③
  • 이 지산
  • 승인 2022.10.2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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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연구가 이 지산

청대 건륭제 때에는 박학역이 공고한 지위를 확립했다. 모기령, 호위에 이어 혜동(惠棟)은 소위 청대 오파(吳派:소주파)의 기초를 확립한 사람으로 <주역술>을 지었다. 우씨역을 위주로 정현, 순상, 간보 등의 한대 상수역을 참고해 그 취지를 요약해서 주(注)하고 주에 소(蔬)를 달아 해설했다. 또한 <주역본의변정> 5권을 지어 주희의 <주역본의> 고의(古義)와 고음(古音)을 고찰하고 교정했다. 전체적으로 한역을 종지로 삼았으나, 송역의 폐단을 신랄하게 폄하하고 한역 본래의 취지 회복에 힘썼다. 그러나 지나치게 한역을 맹신하여 `옛것은 다 참되고 한대의 역은 모두 옳다.`는 모순을 드러내었다. 혜동의 역학은 금문파와 고문파를 구분하지 않고 한대를 고(古)라 하고, 한대 이후를 금(今)이라 하였다. 혜동은 후대의 역학자들이 멋대로 역의 석문을 속자로 고쳐 잘못됐다고 정정했지만 그가 개정한 글자도 오류가 많았다. 그는 한역연구에서 옛것을 존중한 공은 크지만 역학 이론상 창조적인 새로운 역학발전론은 적었다.

장혜언(張惠言)은 철저한 우씨역(우번)연구가로 <주역우씨의> 9권 <주역우씨소식> 2권<우씨역후> 1권 <우씨역언> 2권 <우씨역찰> 2권 <우씨역사> 2권 <우씨연변표> 2권을 저술하여 우번역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밖에 <주역정씨의> 3권 <주역별록> 14권 <역위략의> 3권 <역도소변> 2권 <독역찰기> 2권 등 수많은 역서를 저술했다. 그는 앞 사람의 역설을 수집하여 집록하고 한대역의 가법(家法)을 혜동보다 더욱 명료하게 해석했다. 그는 전적으로 우번을 종지로 삼아 깊은 뜻을 탐색하여 일가의 학을 보존코자 했다. 가히 우번 역의 공신이라 할 만큼 우번 역에 천착했지만 명희와 우번의 역학이 역의 별전에 속해 그의 연구 역시 역외별전에 그친 감이 있다. 그는 주희의 <주역본의> `계몽도`, 위백양의 <참동계> `납갑도`, 소옹의 <황극경세서> `괘변도` 등을 반증하여 옛 문헌에 대한 연구가 깊어 모기령, 호위 등의 저술보다 엄밀하고 정미하다. 

초순(焦循)은 선대의 영향으로 송역과 왕필의 의리역을 배운 뒤 정현, 마융, 순상, 우번의 상수역을 연구했다. 51세에 개정 증보한 <역통서> 20권에서 자신의 역학이론을 완성했다. 그는 주역 64괘와 384괘의 동적인 운동규칙을 실측해 역은 오로지 상수를 가릴 뿐 의리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괘효의 운동을 대수방정(代數方程)배열법을 적용해 수학에 부합된다면서 주역해석에도 적용해 역도 이와 같이 해석했다. 육서(六書)의 전주(轉注)와 가차(假借)를 충분히 파악하여 경문해석에 부회(附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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