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0:31 (수)
왜 변화에 실패하는가?
왜 변화에 실패하는가?
  • 하성재
  • 승인 2022.10.24 2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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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br>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컴퓨터 업계에서 IBM 다음으로 세계 두 번째 규모의 기업이었던 DEC(Digital Equipment Corp.)나 2000년대 중반까지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를 차지했던 노키아와 같은 기업의 실패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이들의 과거의 성공에 취해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다 이제는 과거의 뒤안길에 서게 됐다. 이처럼 수없이 많은 기업들이 변화관리에 실패했는가, 성공했는가에 따라 존폐가 갈렸다. `DEC`는 MIT출신의 컴퓨터 엔지니어로 회사의 설립자이자 CEO인 켄 올슨은 기존 기술의 성공에 빠져 새로운 기술로 이행하고 있는 시장의 변화에 둔감했다. 기술변화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데도 공룡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전문적 기술 집단인 컴퓨터 엔지니어들은 대형 컴퓨터 기술에만 집착해 PC를 컴퓨터로 보지 않고 장난감처럼 얕잡아 봤다. 그러나 PC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고 시장은 빠르게 PC가 장악하게 됐다. CEO의 위기의식 부재와 조직의 저항으로 결국 DEC는 PC중심의 컴퓨팅 시대에 뒤처지고 결국 지난 1997년에 컴팩사에 M&A를 당해 40년 역사의 종말을 맞았다.

기존 피처폰 시장에서 성공했던 노키아 역시, 스마트폰이 급성장해 대중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2009년까지도 실감하지 못했거나 무시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2009년과 2010년에도 기존 제품의 생산에 매달렸다. 뒤늦게 오픈소스 기반의 운영체제인 심비안을 개발하며 스마트폰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 위기의식의 부재와 패러다임 변화에 저항하는 비대조직의 관성으로 제때 변화와 혁신을 이루지 못한 노키아는 급격히 추락했다. 결국 변화를 가로막는 승자의 저주는 피처폰의 왕국 노키아도 무너뜨렸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변화를 꾀하는 리더로서 반드시 개발해야 할 리더십의 영역 중의 하나가 `변화를 관리하는 분야`이다. 많은 리더십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는 조직 내에서의 변화 및 갱신 시도가 실패하는 이유 몇 가지를 정리해보았다. 

첫째, `부적합한 리더십`. 변화의 핵심에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어떤 장애요인보다 더 결정적인 원인은 지도자 자신에게 있다. 

둘째, `호소력 있는 비전이나 공유된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았을 때`. 지도자 혼자 가지고 있는 비전은 아무 힘이 없다. 모든 조직원들과 더불어 비전이 공유될 때에만변화가 가능하다. 단지 혼자서 걷고 있는 지도자가 얼마나 많은가?

셋째, `결정적인 이슈들과 두려움과 갈등에 직면하기를 거부할 때`. 갈등이 없는 조직이 좋은 조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하다. 변화하기를 원하는 조직은 결정적인 이슈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고 직면하여 목적을 실현하는 기회로 삼는다.

넷째, `효과적인 팀이 없을 때`. 이제 독불장군은 절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조직으로 이끌지 못한다. 지도자가 못하는 영역을 효과적이며 탁월하게 감당할 수 있는 중간 리더들을 개발하고 더불어 함께 일할 수 있는 팀이 없다면 변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

다섯째, `변화 및 전환과정에 익숙하지 않을 때`. 변화는 단지 목표를 말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올바른 전략과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변화를 시도하려면 대가를 미리 계산해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생각해 보고 각각의 조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여섯째, `분열`. 한 방향으로 정렬되지 못한 조직은 결코 변화를 이룰 수 없다. 분열되어 있는 조직은 사안의 타당성과 논리와 관계없이 서로의 주장에 대해 반대하게 되어있다. 먼저 하나 됨을 이루어야 변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변화를 가로막는 요소들은 목적의식이 결여된 안일함, 비전의 결여, 단기적인 성과를 창출하지 못함, 성급하게 성공을 자축함, 새로운 문화 속에서 변화를 제도화하지 못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변화를 실패하게 만드는 이 모든 요소와 함께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감정적인 영역을 적절하게 터치하지 못하는 것이다. 변화를 이끌어 내는 요소의 10%가 논리적이고 물리적인 것이라면, 90%의 변화는 문화적이며 정서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원한다면 변화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대다수 조직원들의 감정에 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주장이더라도 조직원들의 두려움을 이해하고 그들의 감정을 드러내도록 돕고 감정적으로 용납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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