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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작년 자퇴 `신입생 수의 20%`
경상대 작년 자퇴 `신입생 수의 20%`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2.10.17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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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후 수도권 대학 재도전
의대 등 입학 위해 경남 탈출
유출 가속화 악순환 되풀이
지방 거점 국립대 위상 흔들
경상대학교.
경상대학교.

 

"경상대 등 거점 국립대마저 흔들흔들…." 지방 거점 국립대를 자퇴하는 학생이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신입생의 20%에 육박했다. 자퇴생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진주 소재 경상대학교이다. 또 자퇴 학생이 가장 많은 대학은 경북대로 집계됐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진주 소재 경상대학 등 지난해 전국 지방 거점 국립대 9곳의 자퇴생은 6366명으로 지난 2016년 3930명보다 62% 증가했다. 신입생 수 대비 자퇴생 비율도 지난 2016년 10.6%에서 지난해 17.8%로 높아졌다. 자퇴생이 모두 신입생은 아니지만, 숫자만 보면 신입생의 5명 중 1명꼴로 대학을 빠져나가는 셈이다.

수도권 대학이나 의대 등에 진학하려고 재도전하는 학생들이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학별로는 지난해 경상대에서 664명(신입생 대비 20.3%), 전남대 759명(17.2%), 전북대 758명(17.9%), 제주대 363명(16.1%), 충남대 606명(14.6%), 충북대 505명(16.7%), 경북대 951명(18.9%), 부산대 835명(17.7%), 강원대 925명(19.4%)이 자퇴했다. 지방대 가운데 상황이 괜찮은 거점 국립대 자퇴생이 이렇게 늘어난 건 지방대 위기가 매우 심각하다는 걸 보여준다.

이태규 의원(국민의 힘)은 국감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지방대 육성에 5년간 총 5조 8417억 원을 투자했고 매년 예산을 늘렸는데도 학생들이 매력을 느낄 학교로 만들지 못한 것"이라며 "지방 거점 대학이 경쟁력을 잃으면 그 지역 사회의 침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지방 대학들이 다 죽어가고 있다. 세계 47위에 불과한 고등교육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신장시키고 미래 산업에 부합하는 인재를 양성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도록 고등교육 재정을 획기적으로 확충해 달라"고 말했다.

도내 대학 관계자는 "지역 대학은 시설과 인프라가 수도권보다 턱없이 부족해 합격을 하고도 자퇴한 뒤 수도권 대학을 선택하는 실정"이라며 "한 대학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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