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4:39 (금)
카카오와 대한민국
카카오와 대한민국
  • 공윤권
  • 승인 2022.10.17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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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윤권 공정경남 상임대표<br>
공윤권 공정경남 상임대표

지난 주말 예기치 못한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계열사의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다. 내용인즉 카카오의 데이터 서버 위탁사인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카카오 관련 계열사 대부분의 접속이 불통이 되어버린 것이다. 조금 과하게 얘기하면 카카오가 정지되면서 국민들 일상이 대부분 멈췄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카카오 그룹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의존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우선 그룹의 출발이었던 국민카톡 카카오톡에는 전 국민이 다 가입해있다. 4400만 명이 가입해 있으니 유아기 아이들을 빼고는 대부분이 사용한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거기다 카카오의 금융 그룹회사로 성장한 카카오뱅크에 2000만 명, 카카오페이에 3800만 명이 가입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 카카오와 관련되지 않은 사람은 없으며 카카오를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 금융거래를 하고 뉴스를 접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할 것이다. 검색과 쇼핑을 중심으로 성장한 네이버와 더불어 카카오는 국민들의 일상 그 자체였다.

필자는 증권회사 출신으로 증권사를 다니면서 다음과 네이버의 증권시장 상장을 현장에서 지켜봤고 인터넷 관련주로 성장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2000년대 초반 IT관련주들 붐이 일면서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성장한 회사가 바로 다음이었고 네이버였다. 다음이 카카오에 인수되면서 모바일의 대표는 카카오가 됐다. 이런 최첨단 대표격인 카카오가 한순간의 화재로 이렇게 무기력하게 불통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일반 회사에서 일반적으로 지켜지고 있는 리스크 관리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대부분의 서버를 한 회사에 보관하면서 분산 보관이 되지 않았고 화재에 따른 빠른 대처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저절로 국민대표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출범 초기 숱한 위기를 겪었고 경쟁자들을 물리치고서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네이버의 검색은 초기에 쟁쟁한 경쟁자라 할 수 있는 야후, 엠파스, 라이코스 등의 글로벌 기업들을 포함한 다양한 기업들과 경쟁에서 승리했고 카카오의 문자서비스도 기존 이통사를 비롯해 비슷한 형태의 기업들을 물리쳐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그렇게 치열한 세월을 지내온 카카오가 지금과 같이 허무한 위기 노출을 보이게 된 것은 한편으로는 독점 대기업이 되면서부터라 생각된다. 경쟁과정에서의 치열함은 사라지고 기존의 대기업과 같이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골목상권을 침해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존 재벌그룹들의 문어발식 경영 확장에서 보았던 바로 그 모습을 카카오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 시장에서 무슨 일인들 못하겠냐마는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 상황속에서 어렴움을 겪는 와중에 본인들만 돈을 벌면 된다는 이기주의는 기존 재벌보다도 못한 인식이라 할 것이다. 

카카오나 네이버가 증권사 상장 초기에 보였던 혁신과 파격을 국민들의 일상에서 보여주길 바랬지만 현재의 모습은 우리가 언제 그랬냐는 듯 재벌 그룹을 답습하고 있다. 그런 구태의연함이 이번 화재로 증명됐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혁신기업, 국민기업에 걸맞는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기업의 목적이 단순히 타인으로부터의 이윤추구가 아니라 타인과 함께하는 사회적 이익추구가 될 수 있도록 좀 더 성장한 기업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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