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은 지역을 살리는 파수꾼
지역신문은 지역을 살리는 파수꾼
  • 류한열
  • 승인 2022.10.17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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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편집국장<br>
류한열 편집국장

지키는 파수꾼이다. 지역신문은 성실한 파수꾼처럼 밤에 망루에 올라 찬이슬을 맞아야 한다. 지역신문이 권력인 시대는 지났다. 지역사회 어두운 힘과 결탁해 되레 지역사회의 근심거리가 되는 시대도 아니다. 그렇지만 지역신문이 항상 청아한 소리를 낸다고 보기도 어렵다. 열악한 재정 때문에 무리수를 두는 지역언론이 간혹 있어 사회문제를 일으킨다. 지역신문이 더 지역신문다워야 지역사회가 더 지역사회다워진다. 건물을 받쳐주는 기둥이 시원찮으면 건물이 언제 휘청거릴지 모르고, 쌓아 놓은 물건을 지탱시키는 버팀목이 썩으면 물건이 쏟아져 내린다. 지역신문은 기둥이고 버팀목이다. 매일 1면에 나오는 기사를 읽으면 기둥과 버팀목의 역할을 수행하는지 안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각 지역신문을 펼치면 바로 그 지역의 중요한 일들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래서 지역 언론은 지역사회에서 상징성이 크다.

지역신문이 파수꾼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행복하다. 지역신문이 되레 지역민들을 노엽게 하면 곤란하다. 지역민의 입장보다 지방자치단체나 기관을 대변하면 이런 일이 생긴다. 하지만 지역신문이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공공기관으로 자유롭지 못한 구석이 많다. 시ㆍ군 공고비나 광고비를 무시할 수 없고, 행사 때 도움받는 손길을 잊기는 힘들다. 자유롭지 못한 몸으로 자유로워야 하는 모순의 바닥을 딛고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하는 지역신문이 한편으론 애처롭고 한편으론 대견한 구석이 있다. 

아직까지 지역신문만큼 지역을 잘 감시할 수 있는 언론 매체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신문은 분발해야 한다. 아무리 다양한 뉴스매체가 인터넷상에 떠서 왁자지껄해도 신문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 신문의 역할에 대해 많은 위협을 받아도 지역신문은 이럴 때일수록 제대로 굴러가야 한다. 

지역신문은 지역 이슈를 기획 보도하면서 많은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녹여 담고 방향을 제시하면서 존재 목적을 빛내야 한다. 지역신문에 게재되는 지역 사회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소식은 지역 주민의 관심을 끌 때가 많다. 자기 가까이에서 일어난 일일수록 눈길이 가는 게 인지상정이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사고를 알리는 의무를 게을리하는 지역신문은 별로 없지만 기본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쇠해지는 것처럼 기본 역할도 못 하는 신문사는 지역에 발을 딛고 있을 이유가 없다. 

모든 지역신문이 시의적절하게 기획 기사를 내놓지는 못한다. 기획 기사는 지역의 현안을 제시하고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사안을 시원하게 풀어가는 힘이 있다. 힘은 배양되지 않으면 힘을 못 쓴다. 신문사마다 기획 기사를 끌어가는 힘이 천차만별이다. 신문에 내놓는 기획 기사를 보면 그 지역신문의 수준을 알 수 있다. 지면에 촘촘하게 엮어 짜는 기획 기사의 결을 보면 신문사의 기술을 볼 수 있다. 기획 기사는 대체로 기사 길이가 스트레이트 기사에 비해 엄청길다. 그 속에 여러 목소리를 담아 지역의 문제를 소상히 알린다. 문제만을 까발리는 데 그치지 않고 결론을 내놓는다. 기자가 기획 기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나간 그 흐름 속에, 독자는 여러 가지 해결점을 걷어 올린다. 기획 기사가 거의 끝나갈 즈음에 크든 작든 간에 결론의 섬에 도착한다. 그 섬에 내리자마자 간혹 무인도라는 걸 알게 되지만 그 여행의 과정은 즐겁다. 이런 즐거움을 지역 주민과 독자에게 선사하는 지역신문이 참 좋은 신문이다. 기획 기사의 기획이 계속되는 한, 지역신문이 새벽을 밝히는 파수꾼 역할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지역신문의 기획 기사는 살아있다. 물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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