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1:18 (토)
청대의 박학 역학자 ①
청대의 박학 역학자 ①
  • 이 지산
  • 승인 2022.10.12 2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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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연구가 이 지산

양한시대의 상수역, 위진시대의 현학역(의리역), 송대의 리학역에 이어 새롭게 발흥한 역학이론이 박학역(博學易)이다. 박학역은 한위시대의 역학문헌을 고증하고 정리하여 역학철리탐구를 문헌적으로 연구한 역학론이다. 청대 박학역의 개창은 송역의리파로서 도서상수학을 비판한 고염무, 황종희, 황종염형제를 시작으로 모기령이 유가의 공리공담을 공격함으로써 그 첫길을 열었다. 이어서 호위, 혜동, 장혜언, 초순, 그리고 기윤의 <사고전서 총목제요> 편찬으로 박학역의 정점을 찍었다. 

고염무(顧炎武)는 명청 교체기의 저명한 사상가요 학자로서 한역을 천시해 <일지록>에서"순상과 우번의 무리는 천착부회(穿鑿附會)하여 상(象)바깥에 또 상을 낳았다. 경의 해설을 에둘러 해석해 속된 유가보다 더하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점서적인 역리해설을 혐오하여 인간사에 관해 묻는 일은 극히 천하게 여겨 <상서>, <시경>, <춘추좌전>의 자료를 인용해 고증했다. 그는 송역도서학을 비판하고 고거학(考據學)에 의한 역의 해설로 송역도서학은 성인(공자)이 역을 공부한 것은 올바른 언행을 위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특히, 주자가 역해에 진단(진희이)과 소강절의 상수역을 끌어들여 점서에 의존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왕부지의 상수역에 대한 비판과 폭로가 은둔적이었다면 고염무는 몸소 행동으로 실천해 모범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였다. 

황종희. 황종염 형제는 상수파의 도서학에 대해 체계적으로 비판했다. 황종희는 <역학 상수론>에서 상수역을 전면적으로 종합하여 비판하고 정리한 뒤 고증하고 잘못된 해석을 정정하고 판별해 경험적으로 추산하는 등 대대적인 정리 작업을 전개했다. 그는 진단, 주돈이, 소강절 등의 상수학자들의 학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정이의 <이천역전>이 이치에 치밀하고 역해가 정확하여 역의 도리를 바로 잡히게 했다고 옹호했다. 또한 주자가 점서로 역을 해석한 것을 두고 공자가 위편삼절(韋編三絶)하여 탐구한 역의 도리를 간장이나 팔려 다니는 무리에게서 구하려고 했다며 싸잡아 비판했다. 황종염은 그의 형 종희, 아우 종회와 함께 재주가 특이해 `절동삼황(浙東三黃)`이라 불렀다. 그는 <주역상사> 21권, <심문여론>2권,<도서변혹> 1권을 지었다. 황종염은 송역 도서상수학 비판의 선봉장이 되어 너무 과격하다는 평까지 들었다. 특히 진단의 점서역을 극렬 배격해 효상을 의리 위주로 해석했다. 역에 복희씨의 비서(秘書)가 있다는 설을 비판하고 도서상수학의 연원에 대해 체계적으로 분석ㆍ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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