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9:06 (금)
초심 실천
초심 실천
  • 이영조
  • 승인 2022.10.12 2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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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조 동그라미 심리상담센터장<br>
이영조 동그라미 심리상담센터장

 

초심의 단어는 일반적으로,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어떠한 일을 추진하기 시작했을 때, 맨 처음 그 일에 대해 지녔던 순수한 의도와 먹었던 마음가짐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초심은 변해간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매너리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초심을 지키겠다고 다짐해도, 반복되고 변함없는 일상은 매너리즘을 불러오고 이것이 초심을 잃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낮은 자세로 봉사할 것을 굳게 다짐한 정치인의 변심은 전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었고, 신뢰를 잃고 있다. 초심을 지키는 정치인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정치인에게 국한되는 일은 아니다. 일반인들 역시 초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초심이 중요한 이유는 그들의 초심이 국민의 민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귀감의 사례가 있어서 소개한다. 부산시 북구의회 정기수 구의원을 만난 것은 화명동에 위치한 파크골프장에서였다. 구민들은 아침 운동으로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는데, 허름한 점퍼를 입은 나이 지긋한 사람이 바람을 일으켜 청소하는 블로워를 어깨에 메고 낙엽이며, 구민 누군가가 버린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 환경미화원이려니, 생각하고 지나치는데 라운딩 동반자가 구의원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스쳐가는 생각에, 선거철이 다가와서 보여주기 일환으로 하는 행위려니 생각하고 넘어갔다. 

그를 다시 만난 것은 지난 주말, 이른 새벽, 화명생태공원 연결 지하도에서 그전과 동일한 츄리닝 복장에 허름한 점퍼를 걸치고 블로워를 메고 주민들이 다니는 보행로를 깨끗이 청소하고 있었다. 일면식이 있었기에 인사를 나누었다. 그분은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해 당선되었고, 북구의회 의장의 중책을 맡고 있다. 선거가 끝나고 원하는 것을 이루었기에 선거전 초심을 잃어버릴수도 있을텐데 변함없이 환경을 정리하며 주민 편의를 위해서 지역의 보이지 않는 작은 부분까지 그의 손길을 보태고 있다. "의장으로 직분을 다 할 때는 유관 기관장들과 주민의 입을 대변하는 대변자로, 해결사로 활동하지만, 지역에 돌아오면 주민의 한 사람으로, 어디가 불편한지,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를 먼저 찾아내고 내 손이 필요하면 몸으로, 행동으로 띠 다닙니더"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자기 소신을 이야기하는 기초자치단체 정치인의 참모습을 발견하면서 흐뭇했다. 

정당을 초월한 봉사정신, 권력과 권위에 물들지 않은 타고난 봉사자로 구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더불어 야당 소속의원으로 구의장의 중임을 맡게 된 데는 한결같은 봉사적 마음과 성실한 자세와 덕망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소속 정당이 뭐가 중요합니까, 사람들은 누가 성실하게 주민의 곁에서 봉사하는지 다 압니다. 저는 정당의 신임보다 주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늘 주민의 마음에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분의 말은 간결했고 핵심을 짚었다. 블로워를 메고 활짝 웃으며 손들어 인사하는 그의 어깨가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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