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3:59 (토)
명ㆍ청시대의 역학자 ⑦
명ㆍ청시대의 역학자 ⑦
  • 이 지산
  • 승인 2022.09.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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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연구가 이 지산

명ㆍ청시대의 상수파 송역의 저서가 많지만 전체적으로 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한다. 상수파 송역의 대표 역학자로는 레지덕, 황도주, 방이지를 꼽을 수 있다. 래지덕(來知德)은 향시합격 후 회시에서 낙방하자 벼슬길을 접고 입산해 주역연구에 몰두했다. 그는 담벼락에 태극도를 그려놓고 정좌해 완상하면서 역의 이치를 깨달은 바가 있으면 일어나 노래했다. 그는 <역경래주도해> 자서에서 `수년 만에 복희, 문왕, 주공의 상을 깨닫고, 또 수년 만에 문왕의 서괘, 공자의 잡괘를 깨달았으며, 또 수년 만에 괘변의 잘못을 알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는 29년에 걸친 노력 끝에 주역연구의 대작인 <주역집주(周易集注)> 16권을 완성했다. 래지덕 주역의 특징은 착종설(錯綜說)로 주역의 괘상을 연구한 점이다. 우번이 창안하고 주희가 신봉한 `아무 괘는 아무 괘에서 왔다.`는 설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예로 천수송괘에서 `양강이 와서 중을 얻었다.`고 한 것에 대해 `수뢰준괘에서 온 것`이라고 본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착종설을 주장했다. 그는 <주역집주> `역경자의`에서 `착(錯)이란 음과 양이 상대함`이라 두 괘의 괘 획이 완전히 상반됨을 말한다고 했다. 예를 들면 수뢰준괘와 화풍정괘는 서로 착종관계이며, 64괘 모두가 32괘의 상착괘(팔괘소속상착도)가 있음을 분석했다. 그는 음양대립은 자연계 및 인류사회의 보편법칙으로 팔괘 상착이라는 역리의 핵심은 바로 사물이 지닌 모순대립의 보편성을 반영한다고 보았다. 팔괘의 효변이 64괘를 생성하는 과정은 8괘가 `인하여 중첩하여` 64괘를 생성하는 과정과 다르다면서 `팔괘소속상착도`로 그의 독특한 해석법을 설명했다. 그는 착종설과 효변설을 괘효사의 해설에 구체적으로 적용해 착괘의 상괘와 종괘의 상, 효변의 상으로 역을 해석하는 법을 창안했다. 비록 위추 같은 역학자는 그의 설에 대해 황당하다고 반박했지만 래지덕의 <주역집주>는 상수역학도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황도주(黃道周)는 석재선생으로 불린 저명한 유학대사였다. 25세 때 <역본상> 8권을 지어 천인지제(天人之際)로 인간이 우주변화의 법칙에 적응함을 구명코자 했다. 그는 또 <육십사상전>을 지어 <춘추좌전>과 <국어>에 보존된 옛 점법에 관하여 각 괘의 6효마다 지괘(之卦)를 이용해 그 상의 변화를 보았으며 이것으로 주역의 괘효사를 해설했다. 또한 그는 대표저작인 <역상정>과 <삼역동기>를 저술해 주역의 괘상과 숫자에 의해 역대의 치란과 사회윤리의 관계를 추산해 명말 역학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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