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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선열 계급 나누는 국립묘지법 바꿔야
애국선열 계급 나누는 국립묘지법 바꿔야
  • 김기원
  • 승인 2022.09.2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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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br>
김기원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 국민은 평등하다고 헌법에 기록돼 있다. 국립묘지(墓地)는 글자 그대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쳐 그 공이 인정되는 호국 영령을 모시는 자리이다.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 대전국립묘지와 부산유엔묘지공원을 견학하고 한번 비교해 보자. 우리 국립묘지는 살아서 졸병이면 사후에도 졸병으로 꾸며진 대한민국의 국립묘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제도의 국립묘지는 볼 수 없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죽음도 하나뿐이고 국가유공자묘지도 하나뿐인데 왜 우리나라 국립묘지는 차별적인 부분이 있는지 모르겠다. 

TV에 보이는 국립묘지는 전체가 아니고 일부에 불과한데 묘지란 글자 자체가 기피성 용어이고 본인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면 묵인하거나 접근을 꺼리는 풍속에 순응 당하고 있다. 서양 사회는 삶의 세계보다 사후(死後) 세계를 더 가까워하고 동경하지만 동양 사회는 사후 세계에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죽음을 상징하는 묘지는 가능한 멀리하는 습관을 오래 지닌듯하며, 죽음에 관계되는 시설  공동묘지ㆍ납골당ㆍ비석ㆍ충혼탑 및 상례ㆍ영혼ㆍ귀신 등의 연계되는 행사는 기피할 뿐만 아니라 관계되는 물건을 버리거나 사용을 금지하는 편이다. 그런 금기와 도피하려는 풍속도의 작용이다. 전염병에 대한 대책 없는 공포증 때문에 스스로 기피하는 현상을 보였다.

정신에 관계되는 설화, 귀신의 공포감 등 금기된 내용에 기피현상은 오랜 풍속도의 영향이나 유럽지역은 묘지가 정원이고 묘지를 정원으로 꾸미거나 가정 가까운 거리의 꽃밭이다. 일본인은 차실을 겸하는 납골당이 있는가 하며 중국인은 문화혁명 이후 묘지법이 국법으로 금지되어 위패ㆍ납골을 집 꼭대기에 모시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역시 매장문화를 선호하는 편이나 근래 화장 문화가 발달해 국민 대부분 80%가 화장을 선호한다. 따라서 국립묘지 입신 자는 어느 나라 없이 99% 화장이 원칙이나 우리나라만이 계급에 따라 매장 문화를 겸한다. 사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훈공 자는 추모, 묘지. 비석이 통일되게 장식돼야 하는데 왜 계급 지위. 등에 따라 면적의 차이로 국립묘지를 더 넓이야 할 실정이다.

부산에 있는 유엔묘지공원은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 형으로 계급 지위 직책에 관계없이 일률적 규격과 비석, 거리 넓이 폭이 동일 형식으로 잘 정돈돼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 국립묘지는 매장된 묘지면적, 구조물의 우위와 격차가 너무 심하다. 말은 민주주의, 동등한 권리라 외치지만 사실 사후 세계까지 직책, 계급으로 구분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의 국립묘지 매장법이다. 유공자들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생명을 바친 그 자체가 위대하다. 위도 아래도 없는 나라의 훈공자이다. 그런데 유공자의 묘지부터 계급 지위까지 분류하고 추모까지 구별 받아야 하는 대한민국 국립묘지법과 제도는 속히 바꿔야 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를 2차례나 참배할 기회가 있었다. 방대한 규모였으나 추모에 상위 하위 계급의 차이는 추모이다. 특수성에 따라 1차 대전, 2차 대전, 6ㆍ25한국전쟁 참전 등의 표기뿐 모두가 국가의 영웅이다. 극락도 천당도 하나. 대한민국 국립묘지도 하나이다. 따라서 왜곡된 국립묘지법과 제도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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