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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안의 썩은 사과 해결하기
조직 안의 썩은 사과 해결하기
  • 경남매일
  • 승인 2022.09.2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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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br>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조직안에서 곤란한 조직원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불평불만러` 일수도 있고, 남을 비난하거나, 오만하며 자신의 고집을 굽히지 않을 수도 있으며, 논쟁적이고 남을 괴롭히며 이용하려 하거나, 스스로 고립하는 스타일일 수도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다른 조직원에게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 만성적으로 힘들고 업무를 수행하는데 방해를 받는다면, 당하는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가 만성적인 어려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조직원들과 조직에 만성적으로 나쁜 영향을 주는 사람을 조직심리학자 박진우는 "조직 내 `썩은 사과(bad apple)` 해결하기"에서 `썩은 사과`라고 지칭한다. 

또한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로버트 서튼 교수는 그의 저서 "또라이 제로 조직 (The No Asshole Rule)"에서 효과적인 팀, 조직을 만드는 데는 긍정성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성을 제거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워싱턴 대학교 경영학과 테런스 미첼 교수는 `4명이 한 팀을 이뤄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연구실험에서 부정적이고 참여도가 낮은 팀원이 섞인 팀은 4명 모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팀에 비해 아이디어의 양과 질이 떨어진다는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결과를 얻었다. 이 실험에서 흥미로운 점은 4명 모두 부정적인 팀의 성과와 2명은 긍정적, 2명은 부정적인 혼합 팀의 성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부정적인 팀에 긍정적인 팀원을 더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었지만, 긍정적인 팀에 부정적인 팀원을 추가하는 것은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연구자들은 부정적인 팀원 하나를 추가하는 것이 긍정적인 팀원 한 명을 추가하는 것에 대략 4배 정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얻었다. 따라서 조직 내 긍정적인 사람들의 영향보다 부정적인 사람들의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부정적인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리더십의 효과성도 달라진다. 

박진우와 서튼 교수의 책에서는 공통적으로 `썩은 사과를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누가 썩은 사과인지 규정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의 두 가지 질문으로 썩은 사과를 찾으라고 한다. 첫째, `그 사람과 대화하고 나면 나 스스로에 대한 느낌이 나빠지는가?`(수치심, 무시, 에너지를 뺏기는 느낌), 둘째, `그 사람이 상대적으로 힘없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가?`이다. 이 두 질문 모두에 `그렇다`고 한다면 썩은 사과로 의심해도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썩은 사과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박진우와 서튼 교수의 조언을 들어보자. 

첫째, 썩은 사과의 강한 전염성을 기억하라. 썩은 사과 행동의 전염성은 좋은 사과 행동보다 영향력이 훨씬 강하다. 좋은 면도 있으니 그냥 넘어가자고 썩은 사과를 덮으려는 시도보다는 썩은 사과를 빠르게 제거하는 행동이 더욱 바람직하다. 썩은 사과 행동이 보인다면 문제를 지적하고 그 영향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빠르게 개입하는 편이 좋다.

아울러 리더 스스로도 어떤 행동이 썩은 사과가 될 수 있을지 성찰하고 조직원의 견해를 들어봐야 한다. 하지만 썩은 사과 행동을 제어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받는 일도 흔하다. 이럴 때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잠시 자리를 떠나 맑은 공기에 달콤한 주스를 마시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좋다.

둘째, 썩은 사과를 판단할 때는 영향력을 고려하라. 개인 능력은 우수하나 협업하는 장면에서 썩은 사과의 행동을 보이는 구성원이 있을 수 있다. 이때는 그 영향력을 고려한 판단이 필요하다. 개인 실적이 우수하다면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업무 위주로 하거나 비슷한 부류끼리 작업팀을 구성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처음엔 갈등이 심할 수 있으나 성향이 유사해 각자 기대하는 바를 이해하기 쉽고, 따라서 그들만의 합의된 규칙으로 협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일관되게 돕는 행동이 건강한 사과 상자를 만든다. 구성원의 일관된 도움 행동은 전염성이 있다. 한결같이 나누는 사람이 조직 내에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이 나누는 행동을 보인다. 과거 저질렀던 썩은 사과의 행동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낙인은 아니다. 투명한 컵에 맑은 물을 붓고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물은 금세 탁해진다. 이 물을 다시 맑게 하려면 그 위에 계속 맑은 물을 부어야 한다. 일관된 도움 행동은 자신이 과거 저질렀던 썩은 사과 행동을 치유할 뿐 아니라 사과 상자 전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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