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1:57 (금)
대우조선 2조원에 한화에 팔린다
대우조선 2조원에 한화에 팔린다
  • 한상균 기자
  • 승인 2022.09.26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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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방식 조건부 MOU
경쟁입찰서 최종 투자자 결정
노조 "과정 투명하게 공개를"
20여 년에 걸친 매각 작업 끝에 새 주인을 맞는 대우조선해양.  연합뉴스
20여 년에 걸친 매각 작업 끝에 새 주인을 맞는 대우조선해양.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이 20년 넘는 기나긴 매각 작업 끝에 새 주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대우조선이 한화그룹과 2조 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산업은행의 매각 발표에 대해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노조와 상의 없이 진행한 일방적인 매각이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대우조선지회의 반대 입장은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매각이 전제돼야 하고 2만 구성원들의 생존권과 경남지역 전체 경제를 고려해 당사자인 노동조합과 사전 논의를 거쳐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지회는 "동종사매각ㆍ해외매각ㆍ분리매각ㆍ투기자본참여 등의 반대, 당사자(노동조합) 참여 보장 등 5대 매각 반대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고 산업은행과 정치권에도 전달해왔으며 대우조선 전 구성원들도 대우조선이 영속적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산업은행 체계의 한계를 느끼며 벗어나고 싶어 한다"며 "지금이라도 진행 내용을 당사자인 대우조선지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동조합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또 "지회의 이러한 요청에도 산업은행이 일방적으로 밀실, 특혜 매각을 진행한다면 대우조선지회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물리력을 동원해 전면 투쟁도 불사할 것이며 이후 어떠한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그 책임은 일방적으로 추진한 윤석열 정부와 산업은행, 인수자인 한화에 있음을 밝힌다"고 했다.

금속노조와 대우조선지회는 27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한화그룹은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49.3%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참여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 원), 한화시스템(5000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 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 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산은은 채권단과 함께 원활한 투자 유치와 경영 정상화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스토킹호스` 절차에 따라 지분 경쟁 입찰도 진행된다. 이는 투자합의서 체결 이후 한화그룹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이다.

산은 측은 최종 투자자는 후속 입찰 참여자의 입찰 조건과 한화그룹의 우선권 행사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20년 넘는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3강 구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간 한국 조선업은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과 삼성중공업 등 `빅3`가 수주의 90%가량을 독점해 왔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대우조선은 `주인 없는 회사`라는 낙인 때문에 선사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이에 저가 수주로 빅 3 간 출혈 경쟁을 유도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새 주인을 찾으면서 대우조선이 정상 궤도에 오를 경우 빅 3 간 공정한 경쟁 구도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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