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1:57 (금)
세계 최대 김해 고인돌 훼손 본격 수사
세계 최대 김해 고인돌 훼손 본격 수사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2.09.13 2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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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시ㆍ경남도 압수수색
시공사 포함 관련 서류 확보
정비사업 중 문화층 등 파괴
시, 문화재청 협의 않고 강행
경찰이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훼손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 8월 정비사업 모습. / 김해시
경찰이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 훼손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 8월 정비사업 모습. / 김해시

"문화재 보존은 남의 일, 무지(無知)가 화를 키웠다…." 상석 무게 350t으로 세계 최대 규모 지석묘(고인돌)로 확인된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경남도 기념물 제280호) 훼손 사건과 관련, 경남경찰청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원형 보존에 우선해야 할 관련기관이 되레 문화재를 파괴한 사건"이라고 규정짓고 나섰다.

지난 2006년 택지개발사업 공사 과정에서 지석묘를 확인했지만 발굴 기술과 예산 확보 어려움으로 다시 흙으로 파묻었다. 이후 김해시는 경남도로부터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 지난해 12월 정비ㆍ복원 공사에 착공했다. 허성곤 전 시장 재임 중 결정된 일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해시는 매장문화재법에 따라 진행해야 하는 문화재청과의 협의 없이 정비사업을 발주했고 경북 소재 문화재 관련 업체는 지석묘 박석(바닥돌)의 위치나 모양을 무단으로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남경찰청은 지난 8일 경남도청 문화유산과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해 문화재 정비 허가 등과 관련한 서류를 압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지난 7일에도 김해시청 가야사복원과와 경북 한 문화재 전문 보수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김해시가 구산동 고인돌 정비사업과 관련한 정비계획 및 허가와 관련한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화재청 측을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마친 경찰은 압수수색한 자료들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조만간 관계 공무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청은 최근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해시장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학계는 상석 무게 350t, 고인돌을 중심으로 한 묘역시설이 1615㎡에 이르는 이 유적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인돌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문화재청은 김해시의 구산동 지석묘 정비과정에서 상석 주변부 문화층(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알려 주는 지층) 일부가 유실되고, 정비사업부지 내 저수조ㆍ관로시설ㆍ경계벽 설치 부지는 굴착으로 문화층 대부분이 파괴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재근ㆍ김용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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