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1:35 (수)
명ㆍ청시대의 역학자 ④
명ㆍ청시대의 역학자 ④
  • 이지산
  • 승인 2022.09.0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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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역설<志山易說>
주역 연구가 이 지산

명말ㆍ청초의 의리파 송역을 대표하는 인물인 이광지(李光地)는 고향 복건성 안계현에 용수서사(榕樹書舍)를 세우고 그의 호를 용촌(榕村)이라고 지었다. 그는 청초에 중앙정계에 영향력이 큰 정치가이자 의리역의 명신(名臣)으로 관방(官房)의 정통역학자였다. 저서로 <주역절중> 22권, <주역통론> 4권, <주역관단대지> 2권, <주역고단> 12권, <상수습유>가 있다. 그의 대표 저작인 <주역절중(周易折中)>은 강희제의 칙명으로 여러 명의 역학자들과 함께 편찬한 청대의 대표적 주역대전이다. 국내에 번역본 12권이 출간(신창호 역, 학고방)되어 학역자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주역절중>에는 강희제의 서문, 황제의 성지를 받든 어찬<주역절중>의 총재, 교열, 분담편수, 교정기록, 편찬을 담당한 여러 신하의 직명까지 나열해 놓았다. 그리고 주역관련 인명사전과 역서편찬의 3가지 강령을 기술해 집필의도와 목적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주역절중>의 편술체계와 내용은<역경>과 <역전>을 분리해 서술하고, 64괘의 괘사와 효사, <공자십익>인 단전, 상전, 계사전, 문언전, 설괘전, 서괘전, 잡괘전을 순서대로 기술했다. 말미에는 주희의<역학계몽>과 <계몽부록><서괘. 잡괘명의>를 첨부해 놓았다. 고대부터 명대까지 논설한 여러 학자들의 학설을 총 집대성해 편찬한 국본 주역서이다. 이를 두고 다산 정약용은 그의 역서 <주역사전>에서 잡다한 여러 역설들을 한데 모아놓은 기록물로서 역서로서는 일고의 가치가 없는 역론 집설집이라고 비판했다.

<주역절중>은 명나라 영락제의 칙명으로 찬술한 <주역전의대전>의 편집체계를 따랐으나, 주희의 <주역본의>를 먼저 두고 정이의<정전>을 뒤에 세워 주희 위주로 편제했다. <주역절중>은 <주역본의>와 <정전>의 괘 해석을 앞세우고 뒤에 각종 학설의 집합인 집설(集說)항목을 설정해 한, 진, 당, 송, 원, 명대 역학자들의 다양한 학설을 나열해 놓았다. 기본적으로 <주역전의대전>의 편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광지는 <주역절중>에서 역 해설은 의리를 위주로 하고, 한역을 천착부회(穿鑿附會)한 말이나 도서상수학의 구차한 논법은 근본적으로 취하지는 않았다. 주역해석에 대한 독자적인 논설은 없지만 주역의 본문을 충실하게 연구한 저작물로서의 무게감을 엿볼 수 있다. 이광지의 역학은 양명시와 하종관에게 전해졌으나, 이 두 사람의 역해넓이와 깊이는 간결하고 총괄적인 규모 면에서 이광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는 <주역절중>을 통해서 주역의 실용성에 중점을 두고 봉건지배체제강화에 이용코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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