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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선열 위해 국립묘지법 바꿔야
애국선열 위해 국립묘지법 바꿔야
  • 김기원
  • 승인 2022.09.07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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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 원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남강문학협회장
김 기 원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남강문학협회장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 대전국립묘지 및 부산 유엔묘지공원를 어느 방법이든 현장을 찾아 참배한 것보다 텔레비전을 통해 일부 광경을 본 것이 국민 대부분의 국립묘지에 대한 익숙한 상식이라 하겠다.

묘지(墓地)란 글자는 그 자체로 기피성 용어이고 본인과 직ㆍ간접으로 관계가 없으면 스스로 접근을 자제하는 곳이다. 또한 좋은 시설과 자연환경이 우수하게 꾸몄다 할지라도 자세히 견학하는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으로 추정되는 것이 생활 풍속과 연계된다.

우리나라 사람은 서양 사회와 달리 생보다 사후(死後) 관계에 매우 예민하여 관계를 멀리한다. 그 때문에 죽음의 자리인 묘지를 가능한 멀리하는 습관은 오래된 듯하다. 특히 주검에 관계되는 시설, 공동묘지 납골당 비석 충혼탑 및 상례, 영혼ㆍ귀신 등에 연계되는 행사는 기피에 속하며 관계되는 물건까지 스스로 자체하거나 금지하는 가정 항목이 많은 편이다.

그러므로 우리들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금기하거나 도피하려는 풍속이 오래된 듯한 이유는 여러 가지로 지목되지만 전염병에 대한 대책이 없어 생명을 쉽게 잃었던 공포증과 묘지의 연계는 무조건 기피현상이라 하겠다. 정신적 장난에 얽힌 설화, 귀신에 대한 공포감, 금기된 이야기와 기피문화에 관계되는 내용에 관심이 많은 국민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묘지에 대한 인식과 기피형상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유럽지역은 묘지가 곧 정원이며, 묘지는 정원으로 꾸민 가장 가까운 거리로 꽃밭처럼 가꾼다. 일본인은 차실을 겸하는 납골당이 있는가 하며 중국인은 문화혁명 이후 묘지법이 국법으로 금지되어 위패, 납골을 집 꼭대기에 모시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조상들은 매장문화를 매우 선호하는 편이나 근래 화장 문화가 발달하여 80%가 화장 문화를 선호한다. 따라서 국립묘지 입신자는 어느 나라 없이 99% 화장하여 매장하며 자연 경관과 잘 가꾸어진 조경과 더불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훈공자를 차이 없이 추모하고 숭배하는 묘지는 격차 없는 모범형 비석으로 통일된 묘지제도와 규모로 장식되어야 하였다. 그 대표적인 표준은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나 한국 부산 유엔묘지공원라 하겠다.

계급, 직책과 관계없이 일률적 규격으로 모범형 비석과 거리ㆍ넓이ㆍ폭이 동일 형식으로 잘 정돈되어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국립묘지는 매장된 묘지형, 구조물에 격차를 느낄 만큼 우열을 심하게 구분해 안타까운 심정을 느낄 만큼 슬프고 봉건적이다.

사후 세계까지 직책, 계급으로 나누니 이 차별주의에 분노를 느낀다.

국민 여러분, 국립묘지에 매장된 고인은 하나같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희생자가 아니옵니까? 나라와 국민을 위해 생명을 바쳤다는 자체가 위도 아래도 없는 훈공자로 평가가 되어야 한다.

여러분 우리나라 국립묘지를 찾아가서 보세요. 나라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자의 묘지라 하겠는가? 상위자, 하위자로 분류되어 추모하는 데까지 구별을 받아야 하는 게 대한민국 국립묘지이다.

헌법에 국민의 기본 권리마저 부정당하고 있는 한국의 국립묘지법은 고쳐야 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희생자이므로 국민으로부터 훈공을 인정받고 추모하는 데는 차이가 없어야 한다. 그러므로 잘못된 한국의 국립묘지법을 개정해야 한다.

필자는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를 2차례나 참배할 기회가 있었다. 방대한 규모였으나 추모에 상위ㆍ하위 계급의 차이는 없었다. 특수성에 따라 1차 대전ㆍ2차 대전ㆍ6ㆍ25 한국전쟁 등 특징 있게 꾸민 묘지 규모는 있었으나 계급ㆍ직책, 상위ㆍ하위의 구별 없이 같은 모범형 비석이고 우열의 순서나 위치 등 자리 터는 모두가 일정한 규격형이었던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였다.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74주년을 맞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국가 경영의 가치관에 잘못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삶의 격차는 여러 계층과 분류가 존재할지라도 나라를 위해 한목숨 바친 유공자는 국가의 영웅이다.

극락도 천당도 하나. 대한민국 국립묘지에 고이 잠든 호국 영령의 묘지도 구별 없이 추모하는 나라로 영웅으로 모셔야 한다. 호국 보훈의 날만 추모할 것 아니라 국민의 소리로 호소하오니 국립묘지법 개정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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