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5:24 (금)
무엇으로 너를 메울까
무엇으로 너를 메울까
  • 문인선
  • 승인 2022.09.06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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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

 

낮에는 시린 바람이 들락거리고

밤에는 독주로 채우는

시린 구멍을 가진 서러운 이여

뚜껑 없는 맨홀처럼 뻥 뚫린 동굴

무슨 꽃잎으로 속절없이

헐어진 그 상처를 메울 수 있을까

키워준 강아지도 애가 타는지

방도 없어 제 고리만 흔드네

모난 곳 없는 저 만월이면 어떨까

둥지로 날아가는 허공의 새에게 물어보네

산 빛 하나 물빛 하나

절간의 풍경소리 성당의 기도 소리 살살 녹여서

토우를 빚는 도공의 손길로 네 마음 어루만져 메워볼까

슈베르트 베토벤 모차르트 모두 불러

환상곡 교향곡 그 아름다운 선율로 메워볼까

분홍빛 그 아련한 채색이면 어떨까

아, 내가 봄 햇살이 될 수만 있다면

봄바람과 함께 너에게 닿을 수만 있다면…

 

코로나로 누적된 생활고에 폭우 피해까지 엎친 데 덮쳐 모두들 삶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추석은 오는데… 수원 세 모녀의 죽음을 생각하며, 어려운 주변은 없는지 우리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는 추석이었으면 좋겠다.

시인 약력

- 문 인 선
- 문 인 선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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