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
낮에는 시린 바람이 들락거리고
밤에는 독주로 채우는
시린 구멍을 가진 서러운 이여
뚜껑 없는 맨홀처럼 뻥 뚫린 동굴
무슨 꽃잎으로 속절없이
헐어진 그 상처를 메울 수 있을까
키워준 강아지도 애가 타는지
방도 없어 제 고리만 흔드네
모난 곳 없는 저 만월이면 어떨까
둥지로 날아가는 허공의 새에게 물어보네
산 빛 하나 물빛 하나
절간의 풍경소리 성당의 기도 소리 살살 녹여서
토우를 빚는 도공의 손길로 네 마음 어루만져 메워볼까
슈베르트 베토벤 모차르트 모두 불러
환상곡 교향곡 그 아름다운 선율로 메워볼까
분홍빛 그 아련한 채색이면 어떨까
아, 내가 봄 햇살이 될 수만 있다면
봄바람과 함께 너에게 닿을 수만 있다면…
코로나로 누적된 생활고에 폭우 피해까지 엎친 데 덮쳐 모두들 삶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추석은 오는데… 수원 세 모녀의 죽음을 생각하며, 어려운 주변은 없는지 우리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는 추석이었으면 좋겠다.
시인 약력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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