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2:26 (토)
`신의 선물` 와인 깊고 진한 향 음미하며 삶의 품격 높여
`신의 선물` 와인 깊고 진한 향 음미하며 삶의 품격 높여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08.24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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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으로 읽는 아홉번째 강의
제4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강사 최 인 섭 극동대학교 교수
주제 `와인과의 만남과 대화`

와인과 가까워지는 상식 익혀
프랑스 와인 역사ㆍ분류ㆍ등급
"등급 높다고 좋은 와인 아냐"
시간 걸려도 취향 찾길 바라
제4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9차 강연에서 최인섭 극동대학교 교수가 `와인과의 만남과 대화`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제4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9차 강연에서 최인섭 극동대학교 교수가 `와인과의 만남과 대화`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비싼 와인이 비싼 맛을 내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마치 평양냉면을 처음 먹었을 때 맛을 잘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와인도 그 향과 맛을 제대로 아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을 찾아가는 것이 와인을 친구로 데려가는 방법이 아닐까요?"

최인섭 극동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23일 저녁 김해 아이스퀘어 호텔 2층 연회장에서 열린 CEO 아카데미 9차 강연에서 `와인과의 만남과 대화`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최 교수는 지난 1986년부터 프랑스에서 12년 동안 유학 생활을 하면서 많은 와인을 경험했다.

이날 최 교수는 와인의 역사, 분류, 등급, 예절, 좋은 와인을 구별하는 방법 등 와인과 가까워지기 위한 기본 정보를 전문용어 중심으로 알기 쉽게 설명했다. 특히 원우들과 함께 와인을 시음하면서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기도 했다.

최 교수는 와인의 역사를 먼저 말했다. 와인은 포도의 즙을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성의 양조주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포도나무의 원산지는 기원전 7000년경부터 알프스ㆍ히말라야 조산대 일부 지역인 그루지아(조지아)와 아르메니아 지역이다. 이후 이탈리아(고대 로마)로 전래됐다가 로마 제국의 영향으로 이베리아 및 프랑스 지역까지 퍼져나갔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그는 특히 프랑스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프랑스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국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지형, 토양, 기후 등에서 포도 재배 환경에 최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포도는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데, 프랑스는 포도가 자라나는 여름의 기후가 건기로 맛 좋은 포도를 수확할 수 있다. 또한 프랑스보다 북쪽은 너무 추워서 포도가 자라기에 적절하지 않다.

와인의 분류는 4가지로 나뉜다. 스틸 와인은 일반적으로 불려지는 비발포성 와인이다. 도수는 8∼15%이다. 스파클링 와인은 탄산가스를 함유하고 거품이 나는 와인이다. 프랑스 샴페인, 이탈리아 스푸만테, 스페인 까바, 독일의 젝트가 유명하다. 주정강화 와인(Fortified wine)은 발효 중 또는 발효가 끝난 와인에 브랜디와 같은 독한 술을 부어 알코올 도수를 높여서 장기 보관이 가능하도록 만든 와인이다. 도수는 약 17∼22%이다.

세계 3대 주정강화 와인은 스페인의 쉐리(sherry), 포르투갈의 포트(porto)와 마데이라(madeira)이다. 가향 와인(Flavored wine)은 와인 발효 전후에 과즉, 약초, 향신료 등의 천연 향을 첨가한 와인이다. 프랑스나 이태리에서 주로 생산되는 버무스(마티니)가 있다.

최 교수는 프랑스 와인 등급에 대해서 설명했다. 프랑스 와인이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바로 엄격한 품질관리 시스템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등급이 높다고 꼭 좋은 와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등급이 높은 와인은 엄격한 규제가 있다는 의미이지, 다른 맛이 선호될 수 있다.

프랑스 와인 등급은 엄격한 시스템에 따라 총 4가지 등급이 있다. 먼저 최상위 급인 AㆍOㆍC(아오쎄)는 `원산지 통제 명칭`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제조 과정에서 반드시 사람의 수작업이 포함돼야 하며, 엄격하고 다양한 기준에 부합되는 와인에만 그 지역의 명칭을 붙일 수 있도록 규정했다. 지역명은 와인 라벨에서 AOC의 중간 O에 들어간다. 프랑스 와인의 약 35%가 속해 있다. 그다음 등급은 VㆍDㆍQㆍS(베데퀴에스)이다. 우수한 품질의 와인이라는 뜻이다. AOC 등급보다 한 단계 떨어지는 등급이지만 실제로는 AOC급보다 품질 좋은 와인도 많다. 프랑스 와인 중 약 2%가량이 이에 속한다.

세 번째 등급은 Vins de pays(뱅 드 빼이)이다. 한정된 산지에서 생산된 포도만을 사용해 만든 와인 등급으로 프랑스 전체 생산량의 15%를 점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Vin de Table(뱅 드 따블)은 일반적으로 여러 지방의 포도주 원액을 혼합해 생산하는 최하급 와인으로 프랑스식 테이블 와인이다. 음식을 만들 때 첨가하기도 하며 프랑스 와인의 약 38%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최 교수는 프랑스의 자존심이자 보르도 지역 특등급 와인을 뜻하는 `그랑 퀴르 클라세`의 유래를 설명했다. `그랑 퀴르 클라세`는 지난 1855년 나폴레옹 3세의 지시로 보르도 와인의 등급을 분류한 이래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바뀌지 않을 정도로 품질과 명성이 입증됐다. 만국 박람회를 계기로 외국인 방문객에게 보르도 지역 와인 선택을 쉽게 하기 위해 그 당시 우수한 품질을 가진 61개 샤또(Chateau)를 선정해 5개 등급을 분류한 것이다. 메독에만 60개, 나머지 1개는 그라브 지방의 1등급 샤토 오브리옹이다. 그는 와인 선택 시 지역 이름이 더 세분화된 지역일수록 고급 와인으로 인정받는다는 팁을 설명했다.

`와인과 온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적당한 온도를 강조했다. 5℃보다 낮으면 미감을 마비시키고 5℃보다 높으면 신선함과 선명함을 잃는다. 잔에 든 와인은 손으로 잡는 순간 빠르게 데워지므로 처음에는 낮은 온도로 서비스하는 것이 좋다.

와인은 작은 글라스인 경우는 1/3 채우고, 큰 글라스인 경우에는 1/4만 채우며 발포성 와인의 경우에는 8/10, 테이스팅 경우에는 1/10만 채운다.

최 교수는 와인 구입 시 주의사항도 알려줬다. 와인 전문샵의 경우 적당한 가격에 질 좋은 와인을 구입할 수도 있고, 샵의 와인 전문 직원을 통해 와인 정보도 부담 없이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들었다. 체인형 주류 할인점은 전국에 점포망을 가지고 있어서 쉽게 지방에서도 찾을 수 있는 업소이나, 전반적인 주류를 다 취급함으로써 다양한 와인을 구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대형 할인점은 저렴한 가격대의 와인을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조명이 너무 밝고, 와인 보관 상태는 전문점에 비해 세심하지 못한 편이다. 최 교수는 좋은 와인을 구분할 수 있는 어플(vivino)도 소개했다. 이 어플에서 평점이 3.8점 이상이면 신뢰할 수 있는 와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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