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5:49 (화)
"3ㆍ15의거 기록, 마산 청소년ㆍ어르신 대화로 복원"
"3ㆍ15의거 기록, 마산 청소년ㆍ어르신 대화로 복원"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08.15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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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두 의원, 격세대화 제안
3ㆍ15특별법 통과 후 진상조사
"역사적 의미ㆍ스케일 키워야"
마산청소년문화의집 20주 축사
청소년문화활동 지원 등 약속
마산청소년문화의집 20주년 행사에 참석해 케이크 커팅식을 하고 있는 최형두(오른쪽 끝에서 네 번째) 국회의원.
마산청소년문화의집 20주년 행사에 참석해 케이크 커팅식을 하고 있는 최형두(오른쪽 끝에서 네 번째) 국회의원.

"3ㆍ15 부정선거는 전국에서 실시했는데 왜 유독 1만여 명의 마산시민들만 앞장서서 피를 흘리고 싸웠을까요? 지역 청소년들이 어르신들에게 물어서 그 역사를 복원하는 사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최형두 국회의원(창원시마산합포구ㆍ국민의힘)이 마산의 한 청소년문화시설을 찾아 청소년들에게 3ㆍ15의거 역사 복원을 위한 사업을 제안했다. 3ㆍ15의거는 지난 1960년 이승만 정권의 3ㆍ15부정선거에 반발해 마산에서 일어난 최초 유혈 민주화운동으로 4ㆍ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당시 경찰의 총탄에 10명의 열사가 산화하고 2차 시위까지 총 13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오후 마산청소년문화의집 20주년 기념축제에 참석한 최형두 의원은 축사에서 청소년문화사업으로 3ㆍ15의거 기록을 위한 마산 청소년과 의거 당시 학생이었던 80세 이상 어르신의 격세(隔世)대화를 제안했다. 이 사업은 마산지역 고등학생들이 당시 의거에 참여했던 선배들의 연락처를 3ㆍ15의거학생동지회로부터 받아 직접 방문해 구술 채록 작업을 통해 어르신들의 집단 기억을 체계적으로 복원하는 것이다.

격세대화는 최형두 의원이 대표발의한 3ㆍ15특별법이 지난해 6월 국회에서 통과되고 명확한 진상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국회의원 30명이 공동참여하고 만장일치로 통과된 3ㆍ15특별법은 국가 유공자법에 따른 보상과 명예회복을 위한 근거가 됐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지난 1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진상조사에서 당시 사건 기록과 증거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이에 그는 지난달 기고문에서 3ㆍ15의거가 제대로 된 역사 평가가 이뤄지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격세대화의 취지를 밝혔다.

"벌써 62년 전 사건인 데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참여자들도 이제는 팔순을 넘었다. 1980년 광주 5ㆍ18민주화운동은 10여 년 만에 조사가 이뤄져 생생한 증거와 증언들이 많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다. 3ㆍ15의거가 4ㆍ19의 기폭제가 아니라 1960년 봄 대한민국 민주혁명의 전반부 이상의 의미가 있는데, 기록이 부족해서 역사적 자리매김을 못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중략) 열사들뿐만 아니라 부상자, 이름조차 남지 않은 참여자들이 우리 도시에 생존해 있다. 평범한 시민으로서 생업에 종사하면서 지켜보았던 선배 시민들의 기억을 복원한다면 3ㆍ15의거의 역사적 의미와 스케일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젊은 학생과 두 세대 앞 선배들이 함께 역사를 복원한다면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 이는 3ㆍ15특별법에 따라 진상조사 완료 이후 진행될 기념사업에 큰 바탕이 될 것이다."

최형두 의원은 3ㆍ15의거와 관련한 지역 청소년들의 교육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날 그는 "지난해 경남도의회에서 3ㆍ15의거를 학교에서 가르치도록 하는 조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격세대화 사업과 관련해서도 "청소년들이 어르신들과 구술채록 경험을 통해서도 우리지역 역사를 배우며 더 큰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산청소년문화시설 찾아 지원 약속

이날 최형두 의원은 투표권이 없어 정치권에서 소외받기 쉬운 청소년들을 직접 찾아 관심을 보이고 지원을 약속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마산청소년문화의집 20주년 축사에서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문화 공간 활용을 많이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하시는 일들은 도울 수 있는 대로 돕겠다"고 격려했다.

그가 방문한 마산청소년문화의집은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질 높은 문화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2002년부터 마산YMCA가 수탁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날 내빈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청소년 정책에 관심이 많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자주 불러서 알려 주십시오. 항상 불러주시는 대로 찾아가겠다"라며 관심을 보였다.

이어 학생들에게 격세대화에 참여해줄 것을 부탁하면서 "마산청소년문화의집은 청계동에 있지만 해안대로에 별관(최 의원 사무실)이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해달라"며 "주말에는 마산에 있고 토요일 오후에는 사무실에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달라"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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