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7:49 (금)
섬세한 터치로 피어난 예술적 감흥
섬세한 터치로 피어난 예술적 감흥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2.08.08 2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태니컬 아트ㆍ캘리
김상선 작가 개인전
이정민 기자
김상선 작가

김해 갤러리 나무서 첫 전시회
직장인으로 2016년 캘리 시작
보태니컬ㆍ어반 스케치 등 진행
색연필로 특유의 투명함 표현
섬세한 마무리ㆍ강약 조절 `눈길`
작가만의 글씨체 그림에 접목

"길모퉁이에 이름 없이 핀 꽃 너 참 예쁘구나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우기까지 참 애썼구나 바람과 비에 흔들리고 견디어 내면서 너 참 곱게도 피었네. 참고 지나면 좋은 날이 오고야 마는 걸 깨닫는데도 오랜시간이 걸렸구나. 이름 없이 피었지만 내 마음속에 언제나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 김상선 작가 노트 중. 

섬세한 터치와 색감의 조화를 통해 식물이 갖는 고유의 특징을 구체적이고 아름답게 묘사하는 기법 `보태니컬 아트`는 단순히 감상하기보다, 직접 그리며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7일까지 김해 향교 1층 갤러리 나무에서 첫 개인전을 연 김상선 작가는 길모퉁이의 들꽃, 바구니에 담긴 과일, 흙에서 바로 캔 야채들까지 싹이 트고 열매로 피던 순간들을 도화지에 담았다. 

첫 전시를 맞이한 김상선 작가는 보태니컬 아트 대표작 `결실1`을 비롯해 한국화ㆍ캘리그라피ㆍ어반 스케치 등 예술적 감각으로 그려낸 60여 점을 선별해 선보였다. 

김 작가의 그림은 작가의 성격처럼 깔끔하고 정갈하다. 조금의 오점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둥글게 표현된 곡선, 방금 전 물을 뿌려둔 듯한 물방울 맺힘까지 강약의 기교가 아주 돋보인다. 그렇기에 많은 관람객은 전업 작가라고 생각하지만, 김 작가는 지난 2016년 캘리그라피를 시작으로 그림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 새내기 화가이다. 

그녀는 30년 넘게 직장을 다니면서 무미한 생활을 보내던 중 지인이 보여준 한 문구가 마음속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날 무작정 캘리그라피 펜을 사서 좋은 문구, 시를 쓰며 점차 미술에 대한 재미를 가지고 있던 차, 마치 실물을 옮겨 놓을 듯 섬세한 정교함으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을 그리는 보태니컬ㆍ어반 스케치가 눈에 들어왔고, 그 이후 캘리그라피와 함께 연결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캘리만 하던 작가에게 갑자기 보태니컬ㆍ어반스케치라니 어떤 매력에 끌렸는지 물어봤다. 그녀는 "보태니컬ㆍ어반 스케치 같은 경우에는 누구나 쉽게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고 약간의 인내심만 있다면 아주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뻗어나가는 줄기와 곡선의 연속인 꽃들을 그리기 위해 살펴보며 집중하다 보니 오직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어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분이었다" 말한다.

그렇듯이 김 작가의 꽃잎, 줄기, 열매를 보면 그라데이션처럼 빨간색에서 다홍색, 분홍색 등 많은 색이 투명하게 쌓여있다. 최소 5개 색이 혼합돼 있지만 텁텁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이에 어떤 물감을 사용했는지 물어봤다. 김상선 작가는 "많은 분들이 수채화 물감을 사용한 줄 알지만, 저의 경우 색연필을 사용한다. 이 색연필도 수채 물감 중 한 부분으로 단단하기보다는 무르며 강약 조절을 잘하며 그려야 하기에 그림을 그리면 그것에 오직 집중하기에 지인이 연락이 안 된다고 말을 하는 경우도 있긴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ㄷ자 형태의 벽 위 걸려있는 보태니컬ㆍ어반스케치 작품을 지나오면 출입문 쪽 벽에는 김 작가만의 글씨와 아름다운 색감의 꽃이 함께 있는 캘리그라피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김 작가는 "예전에는 선생님들이 주는 문구, 선생님들의 글씨체로 활용해 작품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저 스스로가 만든 글씨체와 문구, 그리고 제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작성한 시 등을 활용해 다른 누구도 아닌 김상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며 "첫 전시인 만큼 제가 어릴 적 직접 쓴 시도 그림과 접목해 만들었다"고 전했다. 

김 작가에게 첫 전시의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묻자 그녀는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전시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환영과 기대 속에서 진행됐다는 것에 기쁘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멈추지 말고 더 많은 식물을 화폭에서 피어나게 하라는 의미로 알고 더욱더 작업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선 개인전에서는 작가가 직접 쓴 시와 함께 보태니컬 아트로 그려진 작품(왼쪽 사진)과 김 작가만의 글씨체로 쓴 캘리그라피가 눈에 띈다.  / 이정민 기자
김상선 개인전에서는 작가가 직접 쓴 시와 함께 보태니컬 아트로 그려진 작품(왼쪽 사진)과 김 작가만의 글씨체로 쓴 캘리그라피가 눈에 띈다. / 이정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