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01:07 (수)
조직에서 협동은 필수 요소다
조직에서 협동은 필수 요소다
  • 허성재
  • 승인 2022.08.01 2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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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재 칼럼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는 협동의 중요성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내 이웃의, 조직에서의 개인의 삶을 돌보는 작은 협동들이 필요함을 절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회의 분열이 심화되면서, 혐오와 분노가 가득한 `갈등` 상황을 자주 접하고 있다. 심지어 자신의 이익만 중시하고 다른 이를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더 합리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참 힘을 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주대학교의 김경일 교수는 `직장 성공의 열쇠, 대인관계 역량`에서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의 협동을 이루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조직에서 협동을 가장 방해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일반적으로 거친 언어를 쓰는 사람이나 까칠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간을 짧게 보는 사람이다. "`30분 있으면 마실 물이 온다`고 했을 때, 이 30분을 너무 길다고 여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물을 빼앗아 마신다. 그러나, 이 30분을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라고 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물을 빼앗아 마시지 않고 기다린다." 이렇게 시간을 짧게 보는 사람이 협동적 관계를 깨뜨리는 주범이 된다. 만약 조직에서 협동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조직 전체가 구성원 개개인을 기다려주는 모습이 약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조직과 개인이 충돌할 때는 조직의 시간 관점과 개인의 시간 관점이 맞지 않을 때이다. 그렇다면 더 여유를 가지고 다른 이를 기다리는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 교수는 "어떤 일을 위해 30분의 시간이 있다고 가정할 때, `30분밖에 시간이 없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30분이나 시간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때, `30분이나 시간이 있으니 충분히 해보자`와 같이 여유롭게 생각하는 사람이 조직 내에서 협동을 더 잘 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조직 내에서 단순히 "협동합시다!"라고 말하는 것은 구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조직원 모두가, 오랫동안 볼 사이, 오랫동안 함께 일할 사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조금 더 협동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조직이 보는 시간과 개인이 보는 시간이 얼마나 상이한 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짧게 보는 입장에서는 "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떤 안 좋은 결과가 있는가"를 놓고 경고하게 되고, 길게 보는 입장에서는 "이 일을 하면 무슨 유익이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하게 된다. 서로의 간극이 커지면 커질수록, 조직 내에서 불협화음이 쌓이고, 이내 가시적인 갈등이 야기된다. 리더들은 조직원이 어떤 시간 관점으로 조직 내의 일들을 바라보고 있는지 살펴보고, 조직 전체의 시각과 개개인의 시각의 간극을 좁혀나가도록 도와야 한다.

조직 내에서 갈등이 일어났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김 교수는 두 가지 제시한다. 첫 번째는 `문제의 원인을 판단해 가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갈등에서 벗어나 빨리 다른 것을 하는 것`이다. 첫 번째를 평가(assessment)라고 하고, 두 번째를 이동(locomotion)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더 좋은지는 매번 다를 수밖에 없다. 심각하거나 중요한 문제를 가지고 갈등할 때는 최대한 나중에 다루더라도 진짜 원인과 이유들을 차근차근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후에 2차, 3차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소한 것으로 크게 싸우거나, 별일이 아닌 일로 얼굴을 붉힌 차원의 갈등이라면 잘잘못을 판단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 말고, 다른 즐거움이나 더 좋은 것으로 빨리 이동하는 것이 훨씬 더 좋다.

갈등을 온전히 극복하기 위해 조직 리더는 조직 내에서 발생한 갈등이 중요하거나 심각한 사안으로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사소한 일이 큰일로 발전된 것인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단순히 갈등의 크기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갈등의 원인이 얼마나 중요하고 심각한 것인지를 먼저 봐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잘잘못을 판단하고 차근차근 이야기하며 해결할 것인지, 아니면 빨리 분위기를 전환해 조금 더 밝은 분위기에서 갈등을 봉합할 것인지, 보다 지혜롭게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올바른 선택을 할 때, 조직은 어려움을 극복하게 되며, 갈등의 장벽으로 가로막혀 있던 협동의 물꼬가 트이게 된다.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서 피곤한 조직원들이 모인 조직에서 협동의 지름길을 걷기 위해 기다림과 여유를 가지고, 시간 관점의 간극을 좁혀가며, 갈등을 극복해 나갈 때, 조직이 가진 본연의 목적은 극대화되고, 조직 내에서 나눔과 배움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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