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7:47 (수)
경남도, 빚내서 돈 풀자던 사람들 어디 있나
경남도, 빚내서 돈 풀자던 사람들 어디 있나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2.07.24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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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마르크스가 프루동에게 한 말을 빌리자면 철학이 빈곤한 자들이 더 많아졌고 설쳐댄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 (경남) 사회의 정치, 행정이 왠지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이를 지적한 듯 현시대 상황과도 너무나 흡사하다. 정치 모리배들이 득실거리고 입신 영달이 목적인 자(者), 여기에는 여야가 공무원도, 합리적 비판기능에 우선해야 할 기관 단체도 다를 바 없었다. 국정이, 경남도정이 그렇게 흘러갔다. 그 상처 치유는 꽤 오래 걸릴듯하다.

경남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며 환상을 부추겼다. 논란 여지가 없지 않았다 해도 전국 최초의 채무 제로 도정에 쏠린 이목을 `건전한 부채론`으로 비판하며 이를 짓이겼지만, 현재 도의 곳간은 텅 비었고 경남도민(박완수 도지사)에게 빚덩이를 안겼다. 국가 예산 사업비 6조, 7조 시대를 열었다며 도민에게 공치사하듯 한 발언 이면에는 경남이 예산변방이란 사실이었다. 

호남권과 충청권은 7조를 넘어 8조, 9조, 10조 시대를 향했다는 것이다. 강원도마저 경남을 추월한 게 국비 지원 사업이었다. 그런데도 국비 미포함 등 잡소리로 슬쩍 넘기려 했다. 포함해도 뒤처지고 경남 도세(道勢)를 참작한다면 변명은 정치 모리배나 다를 바 없다. 
지난 2018년 7월 1일, 민선 7기 취임 이전 경남도 채무는 제로였다. 이를 기준으로 한 행안부의 재정공시는 전국에서 최상위권이었다. 하지만 민선 8기 박완수 도정이 확인한 경남도의 민선 7기 도정운영 결과, 눈덩이 같이 늘어난 채무를 확인했다. 지난 2018년 1200억 원에서 2019년 1912억 원, 2020년 4507억 원, 2021년 8480억 원, 2022년 1조 1071억 원으로 늘었다. 

이러고도 관계자들은 도민을 핫바지로 취급하는지 "타 시ㆍ도와 비교, 채무 건전성은 상위권"이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 비교일 뿐 기간을 기준으로 해 산정할 경우, 전국 최고 채무 도(道)란 오명을 안게 된다. 이러고도 코로나에다 매칭 사업비를 이유로 대지만 이는 경남만의 일이 아니며 타 광역단체도 마찬가지다. 하루 1억 원 이상, 연간 380억 원의 이자를 낸 부채 1조 4388억 원을 싹 지운 경남도의 부채 제로 그 기록은 그들에 의해 단기간에 무너졌다.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이 설치된 당시, 경남 상생형의 일자리는 지역 내(진해) 소재 주물공단 밀양 이전이 역작인 양 꺼낸 것도 그렇지만 추진 중인 사업을 덧칠했다는 사실은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또 광주 자동차공장이 신설된 일자리인 만큼, 비교조차 안 되는데도 과대포장 해 도민을 쪽팔리게 하고도 (홍보) 선동 도정은 계속되었다. 전남에는 한전공대가, 전북은 친환경ㆍ스마트 미래 자동차산업이, 수소 도시 지정 등 경남도민은 멘붕 그 자체였다. 도민들은 정권 실세라는 수식어가 붙은 도지사가 취임하면서 `경남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당찬 포부가 다소 과할지라도 경남 부흥, 신산업시대를 그렸다. 완전히 새로운 경남→ 함께 만드는 완전히 새로운 경남→ 더 큰 경남 더 큰 미래 등 도정 구호가 3번이나 바뀌는 동안 `경남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은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여기에다 경남 주력산업 회생, 미래 신산업, 교육(의대 로스쿨), 금융 등 경남현안 해결보다 도그마에 빠진 듯 `나 홀로 도정`이란 비난을 샀다. 회심의 역작인 듯 꺼낸 또 다른 카드, 메가시티를 경남 부활인 양 외쳤다. 부ㆍ울ㆍ경을 `2 수도권`이라는 그 자체가 수도권과 같은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지가 않은 만큼, `부산만 잡으면 경남도 잡는다는 대선 전략`에 의한 신기루로 비쳤고 그럴 바에야 정부 차원의 산업재편이 더 타당하다는 게 경남도민의 입장이었다.

공항, 항만에 이어 도민반발이 불 보듯 뻔한 부산식수원 개발은 창녕ㆍ합천ㆍ거창 등 개발지역 도민동의는커녕, 도내 시장 군수마저 제외하고 정부와 경남도 부산시가 추진한 사업이다. 애초 남강댐 부산시민 식수 공급계획이 논란으로 무산된 후 왔다 갔다 하다 추진된 것이어서 반발 강도는 더 거세다. 또 학연ㆍ지연에 의한 인사는 도정 동력이 상실의 결정타였다.

민선 7기 김경수 전 지사의 도정운영이 이러했다.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모기) 말라리아에 걸려 32살에 죽지 않았다면, 그는 지중해와 인도 전역을 정복했을 것이다, 그리고 로마의 유대인 탄압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출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가지 설에도 모기를 지목한 것은 철학이 없는 자, 권력에 눈먼 자들로 인해 세계의 운명이 바뀌었다는 것을 말한다. 철학이 없는 자의 말은 늘 달콤하고 그럴듯해 보인다. 참말은 엉성해 보이지만 거짓말은 구체적이고 진짜처럼 가공하기 때문이다. 또 필요 때문에 언제든 바뀌는 게 다반사다. 도정과 국정은 편 가르기, 아전인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도 그렇지만 텅 빈 곳간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빚을 내 진짜 구휼(救恤)이 필요한 저소득층 지원을 말하는 게 아니다. 퍼 나르다시피 한 방향성, 그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민선 7기, 도정 등을 탓하는 게 아니다. 민선 8기 도정의 도민 행복을 위한 반면교사에 있다. 첫 출발은 경남 에너지원이 될 출자 출연기관장 그리고 도청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가 가늠자이다. 항간에는 키맨(key man)설이 나돈다. 하지만 인사는 오롯이 도지사 몫이다. 믿음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되는 게 인사인 만큼, 희망적 사고는 난센스다. 경남도는 큰 대가를 치르고 배웠다. `모기떼` 얼씬도 못 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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