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5:12 (금)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의 허구성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의 허구성
  • 이광수
  • 승인 2022.07.24 20:5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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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소설가<br>
이광수 소설가

 

경남도ㆍ부산시ㆍ울산시를 한 권역으로 묶는 `부울경 메가시티` 설립은 지난 2018년 6월 3개 시도가 공공협력기구 설치에 합의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3개 시도수장이 모두 민주당 출신으로 집권당의 영남표밭 관리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2020년 부울경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에 의해 2021년 4월 `부울경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을 설치했다. 2022년 4월에 특별연합규약안이 3개시도의회를 통과함으로써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받았다. 4월 19일 특별지방자치단체로 출범해 2023년 1월 1일부로 업무를 개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고 5월 1일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3개시도 수장이 모두 국민의 힘이 당선됨으로써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필자는 이 계획이 추진될 때부터 `부울경메가시티`라는 명칭 자체에 심한 거부감을 느꼈다. 부산과 울산은 원래 큰집인 경남도에서 분가한 작은 집이다. 본가 명칭을 제일 끝에 붙인 것은 331만 경남도민을 무시한 처사이다. 이런 굴욕적인 협상으로 경남도민의 자존심을 깔아뭉개고 경남을 졸로 만든 명칭에 합의한 전직 도지사와 도의원들은 규탄받아 마땅할 것이다.

지금 박완수 경남지사와 김부겸 울산시장은 `부울경메가시티` 추진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부울경메가시티 추진으로 경남도와 울산시는 별로 덕 될게 없고 부산시 좋은 일만 시킨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까지 특별연합 메가시티 추진에 의욕을 보이던 대구ㆍ경북과 경기남부권과 충청권을 묶는 광역권연합도시구상도 중단된 상태이다. 서로 주판알을 퉁겨보니 주민설득과 이해타산이 얽히고 복잡해서 평지풍파만 일으킬 것 같기 때문이다. 부울경메가시티 추진은 명목상 그럴듯 해 보이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메가시티 통괄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이다. 물론 3개 시도가 의장직을 번갈아 할 수 있겠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대도시인 부산이 유리할 게 뻔하다. 특히 경남은 농촌지역이 많아 혐오시설의 집중설치에 따른 님비현상으로 주민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매우 크다. 

차제에 기초지자체의 통합사례를 살펴보자. 창원시는 지난 2010년 7월 1일 마산ㆍ창원ㆍ진해시가 주민투표도 없이 여론조사 찬성이라는 미명하에 정치논리로 물리적인 통합을 강행했다. 통합과정에서 통합시 명칭문제로 마산창원진해시 출신 의원들이 의회에서 난투극까지 벌리며 격렬하게 충돌했다. 결국 시세에 밀려 마산시는 행정구청 명칭 앞에 마산을 덧붙이는 선에서 100년 역사의 마산시라는 지명은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비록 물리적 통합은 이뤘으나 화학적 통합은 아직도 요원하다. 지금 마산진해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창원에 산다고 말하지 않고 마산진해에 산다고 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3개 시의 문화예술단체 통합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채 각자 살림을 하고 있다. 또 한 곳인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 3려통합시도 명칭만 여수시로 정해놓고, 13년 동안 4차례에 걸친 주민투표 끝에 겨우 3려통합시 청사를 여천시에 둔다고만 합의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3개 시군 청사를 그대로 존치한 채 지역갈등만 커져가고 있다. 모두가 자기 지역의 이해타산 때문이다. 표를 의식하는 민선지자체장들은 자기 지역민들의 의사를 무시할 수 없어 통합문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부울경메가시티의 이해득실문제에 앞서, 부산의 경남편입시도과정을 보면 경남에 득  될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부산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은 심각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경남과 울산을 부산경제권역에 편입시켜 초 광역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도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꼴찌로 평가한 곳을 예타 면제라는 꼼수를 부려 1순위인 김해공항 확장안을 묵살하고 변경했다. 이는 국가중요정책 결정의 합리적 모순을 그대로 드러낸 대표적 사례이다. 창원시 진해땅을 점령한 신항 명칭도 부산신항으로 했다가 창원시의 반대로 진해신항으로 바로잡았다. 어디 그뿐이랴. 부산경제권역 확장을 위해 부산-김해경전철에 이어 부산-양산도시철도까지 연장시켰다. 결국 김해와 양산을 부산경제 활성화의 빨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경남의 18개 시군 중 13개 시군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받을 정도로 인구 감소가 심각하다. 특히 서부경남의 쇠락은 경남도세의 약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도 일본처럼 농림어촌시군을 중규모 권역으로 묶는 정주권도시 조성이 메가시티 연합보다 더 시급한 과제이다. 지금 3개 시도 인구를 보면 부산 335만, 경남 331만, 울산 117만으로 부산과 경남의 인구 차이는 겨우 4만 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부울경메가시티` 구상은 경남과 울산을 부산의 들러리로 전략시키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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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시티 2022-07-25 11:35:05
착각은 자유다. 부산~양산, 부산~김해는 부산 덕분으로 전철이 개통되었다, 동해선도 부산이 있었기 때문에 삽을 뜨고 개통되었다. 부산~거제 해저터널도 부산이 있었기에 개통되어 활성화 되었다. 부산~거제 남부내륙선 연장 부산~진해도 하단~녹산선이 연장될 것이다.그러나 창원은 김해하고 터널도 청원인구가 김해로 갈것 같아서 뚫지 않을려고 했다한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냐.유럽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생활하면서 독일에 있는 공장으로 출퇴근한다, 영국 런던~프랑스 칼레구간 유로스타가 운행된다. 프랑스~독일~스위스~이탈리아~스페인~영국은 한마을 같이 서로 철도로 이동하고 화폐도 동일하게 사용하며 하나로 통합되었다..좁은나라에서 정치인에 의해 찢겨진 좁은 행정단위는 완전히 통합되어야 한다. 매가시티 대찬성~

신하진 2022-07-25 11:24:36
김부겸은 전 총리구요. 김두겸입니다. 부울경메가시티 호칭에 거부감을 느낀다면 이런 사소한 부분도 신경씁시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데 중앙에서 수조원을 지원해주겠다는 사업을 무슨 배짱으로 마다하겠다는건지 의문입니다. 수도권 중심으로 발전되고 있는 현실에서 경남이 이해득실을 따질 처지인지...생각이라는 걸 좀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