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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였던 성인 유하혜와 도둑 도척
형제였던 성인 유하혜와 도둑 도척
  • 경남매일
  • 승인 2022.07.21 21: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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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헌 동<br>전 영운초등학교장
이 헌 동
전 영운초등학교장

유하혜(柳下惠)는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 사람으로 중국 유(柳)씨의 시조로 불린다. 유하혜는 비천한 관직이라도 천하게 여기지 않고 권력에 굴하지 않으면서 자기의 재능과 덕성을 발휘하여 소신 있게 일을 하였다. 사악한 환경에서도 바름을 추구하는 의지를 실행하였다. 그래서 3번이나 파직을 당하기도 하였는데, 그래도 자기 조국을 버리지 않았다. 

맹자는 "유하혜의 기풍을 듣게 되면 속 좁은 사람은 너그럽게 되고, 야박한 사람은 후덕하게 된다. 타락한 군주를 싫어하지 않고 낮은 관직도 사양하지 않은 유하혜는 성인(聖人) 중에서 온화한 분이다."고 평하고 있다. 맹자는 백이, 이윤, 유하혜, 공자를 성인이라고 하였다. 

유하혜는 `내가 도리대로 살아가는데, 너는 너고 나는 나일 뿐, 너가 나를 어찌 더럽히겠는가`라는 신념으로 생활하였다고 한다.

도척은 춘추시대에 태산에 웅거하면서 9000명의 부하를 거느린 잔인무도한 도둑이었다. 제후를 공격하고 약탈할 정도로 기세가 막강하고 사람의 간을 썰어 먹었다는 전설이 전해질 정도로 잔인했다. 사마천은 <사기(史記) 백이열전>에 "인육 먹는 도척 같은 놈이 집에서  편안하게 죽고, 백이숙제 같은 선인은 굶어 죽었다."고 하였다.

이 잔인무도한 도둑이 개를 길렀다고 한다. 도둑이 도둑을 안 맞겠다고 기른 개가 `도척지견(盜蹠之犬)`이다. 그래서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을 도척지견이라고 한다.

이 잔인무도한 도척이 성인으로 불리는 유하혜의 동생이었다. 같은 부모를 둔 형제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다른 인물이 되었을까.

가치관이 달라서 그랬을 것이다. 유하혜는 하면 안되는 말과 행동을 바른말과 행동으로 하고자 노력하면서 참을성을 길렀다. 그래서 <순자(筍子) 대략(大略)> 편에 나오는 "품에 안고서도 난잡하지 않다"는 `좌회불란(坐懷不亂)`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좌회불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춘추시대 노나라의 유하혜가 추운 날 밤에 성문 앞에 유숙하게 되었는데, 집이 없어서 추위에 떠는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여자가 동상이 걸릴까 두려워 그녀를 안고 자신의 옷으로 감싼 채 하룻밤을 앉아 있었다. 그러나 예의에 어긋난 행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도척은 나쁜 말과 행동을 합리화하면서 자신만 괜찮으면 남이 고통스러워도 괜찮은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았다. 그래서 자신의 잘못과 범죄를 반성하지 않고 정당화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거침없이 하였다.

도둑의 무리들이 도척에게 도둑의 도(道)를 묻자 도척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방에 감추어진 것을 짐작하여 헤아리는 것이 성(聖)이고 먼저 들어가는 것이 용(勇)이다. 훔친 뒤 뒤에 나오는 것이 의(義)이고, 훔쳐도 잡히지 않을 것인지를 잘 판단하는 것이 지(智)이며, 훔친 것을 골고루 나누는 것이 인(仁)이다."

도둑질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신념에서 도둑의 도(道)를 설파하고 도둑질을 하면서 자신은 도둑질당하지 않겠다고 개를 기른 도척의 삶을 보면서 작금의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도척의 도는 도둑집단이 번창하기 위하여 도둑집단에는 괜찮은 것이지만 일반 백성들은 도둑이 번창하는 만큼 고통을 겪게 된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권력쟁취와 권력유지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도척의 도와 유사한 것이 아닐까. 그들이 권력을 누리는만큼 국민들은 고통을 느끼고 있다.

오만한 내로남불의 정치로 인하여 정권이 바뀌었는데, 새로운 정권은 더 오만한 내로남불의 정치를 하고 있어서 그런가 잘못하고 있다는 국민이 60%가 넘는다. 성공하는 정권이 되려면 현명한 사람들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환골탈태가 되어야 함을 알게 한다.

남의 뒷조사를 불법으로 하는 범죄자들이 새로운 정권에 지인이 있다고 큰소리치고 다니는 세상이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라면 도척의 도와 통하는 것이다. 도척지견과 정저지와 인식의 맹목적인 지지자들을 통해 정치를 하고자 하면 그것이 부메랑으로 자신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오만한 내로남불의 정치를 제대로 반성하지 못하는 야당도 도척의 도와 같이 자신들이 사는 길을 우선 찾는 것을 개혁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야당 국회의원의 개혁은 지나친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는 것이 우선이다. 이런 개혁없이 말로만 외치는 개혁은 아전인수격 내로남불의 연장으로 국민들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를 하면서 잘못된 식민사학 유풍의 역사관을 바로잡아서 가치관이 정립되는 일을 제대로 하는 정치인이 다수가 되는 세상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정치인들 자신들을 위한 도척의 도와 같은 정치에서 국민들의 삶을 진정으로 먼저 위하는 유하혜 같은 정치인이 다수가 되는 정치는 언제나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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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3-03-03 15:08:39
대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