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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는 제2의 깔따구 공포
진해는 제2의 깔따구 공포
  • 경남매일
  • 승인 2022.07.1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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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성 지방자치부 부장
황철성 지방자치부 부장

진해 웅동지역에 신항 준설로 인해 발생한 깔따구가 마을을 덮치면서 전국을 떠들석하게 했던 기억이 있다. 지난 2000년 2월 신항만 건설사업이 시작되면서 준설토 매립지에 각종 유기물이 쌓이면서 2002년부터 파리떼와 깔따구떼, 거미 등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05년 이후에는 깨알만한 크기의 변종파리까지 나타나면서 인근 14개 마을 1만 2000여 명의 주민들이 생활에 큰 고통을 받았다.

최근 진해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생하면서 제2의 깔따구 공포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주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진해지역 수돗물을 공급하는 석동정수장에서 발생된 깔따구 유충 사태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경남도 시ㆍ군에서도 수돗물 안전 대책에도 비상이 걸렸다. 석동정수장에서는 유충이 계속 검출되고 있다. 지난 14일 하루 동안 공급계통별 37개 지점에서 90마리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는 생산과정에서 41마리, 배수지에서 6마리, 수용가에서 43마리가 나왔다.

수돗물을 사용하는 시민들이 깔따구가 나왔다고 신고한 민원 접수는 총 8건이며, 이 가운데 2건은 깔따구로 확인됐으며 나머지는 검사를 하고 있다. 깔따구 유충 발생 원인을 놓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원수에서 유입됐거나 정수과정에서 생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석동정수장은 본포취수장을 통한 낙동강 물과 성주수원지에서 원수를 쓰고 있다. 창원시는 당초 본포취수장 쪽에서 깔따구 유충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정수장 시설에 의한 발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본포취수장의 낙동강 물을 원수로 사용하고 있는 창원 반송정수장에서는 깔따구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낙동강 원수가 깔따구 유충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는 처음이라며 4대강사업 이후 녹조 발생이 한 원인으로 보고 보 수문 개방을 촉구하고 있다. 깔따구는 대량으로 발생하게 되면 개체수가 상상 이상으로 많아지기 때문에 작은 유인트랩으로는 한계가 있어 수질개선 후 천적을 방사해 유충의 성장을 막거나 큰 흡입팬과 포집망 주위에 200~300W의 전등을 설치해 처리해야 한다.

수돗물시민네트워크에 따르면 깔따구는 인체에서 생존이 가능한 기생충류는 아니다. 행여 깔따구 유충을 먹었더라도 몸 안에서 번식하거나 자랄 위험은 없기 때문에 구충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창원시는 석동정수장 공정 정상화를 위해 다중여과망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전 오존시설을 추가로 가동해 깔따구 비활성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또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 수도지원센터와 현장기술지원팀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현장기술지원팀은 유충 발생을 보고받은 지난 8일부터 정밀조사에 착수해 수돗물 생산공정인 침전지, 급속여과지, 활성탄여과지 등을 조사하고 시설 적정 운영 여부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왜 진해지역에만 유달리 깔따구로 인한 피해와 논란이 집중되는 것일까? 혹여나 웅동지구 신항 준설과 관련은 없는 것일까? 웅동지구 인근에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깔따구 창궐로 주민들은 또 다시 피해를 입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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