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청사 `무풍한송` 뒷얘기 눈길 끌어
양산시청사 `무풍한송` 뒷얘기 눈길 끌어
  • 경남매일
  • 승인 2022.07.1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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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통도사 `무풍한송길`은 양산시의 명소다. 무풍한송길이 그림으로 화폭에 담겨 양산시청사에 내걸려 있다. 작품 `무풍한송`은 본관 2층에서 3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벽면에 장엄하게 걸려있다. 화폭은 무려 가로와 세로 440.5㎝, 220.5㎝ 크기로 변형 700호다. 작은 방 한 면을 채울 정도의 크기이다. 이 작품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제작과 관련한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는 9년 전인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동연 양산시장은 양산을 상징하는 그림을 시청사에 내걸어 양산을 홍보하기로 했다. 1층 계단 벽면에는 임경대 그림이 걸려있어 3층 계단 벽면에도 양산을 상징하는 그림을 걸어 시민과 외지인 방문객에게 홍보로 활용키로 했다. 양산시는 양산 명소를 담은 변형 700호 크기의 작품을 공모키로 했다. 년 500만 원씩 5년 임대 후 시에 작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계획을 전해 들은 최현미 당시 한국미협 양산시지부장은 급히 나동연 시장을 면담했다. 최 전 지부장은 "시청사에 내걸리는 지역 명소 작품을 지역 작가가 아닌 외지인 작가에게 그리게 하는 것은 지역 화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며 "지역 작가의 역량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건의했다. 최 전 지부장의 이야기를 듣던 나 시장은 향토작가의 작품이 지역 정체성 등 큰 의미가 있다며 공모를 지역 작가로 정했다.

선정된 작가가 작품을 그릴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포기했다. 양산미술인의 자존심 등이 걸려있는 작품 공모에 차질이 생기자 지역 미술계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우여곡절 끝에 백원규(56) 당시 양산미협 부지부장이 선정됐다. 순조로울 것 같았던 작품 제작은 역시 작업장소 확보가 난제였다. 장소를 섭외하지 못한 백 작가는 자신이 입주해 있던 2층 화실 아래 비어 있는 1층 음악학원이 떠올랐다. 이미 저렴하게 화실을 임대하고 있어 1층을 그냥 빌려 달라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건물주에게 "작업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작가가 포기해 양산미술인의 자존심과 명예에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도움을 청했다. 음악학원 원장이기도 한 그는 양산문화발전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었다. 건물주의 통 큰 허락으로 1년여 만인 지난 2015년 10월께 작품이 완성됐다.

백 작가는 "작품이 반출될 수 있도록 천정.바닥 등 건물 내부를 완전히 걷어 내고 문짝도 때어내는 철거 작업을 한 달여 간 했다"며 "임대료 한 푼을 받지 않고 1년 가까이 작업을 하게 해준 건물주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작품 제작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위의 배려와 도움으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고 양산미술인의 자존심을 지키게 됐다"고 덧붙였다. 백 작가는 변형 700호를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아사천 캔버스를 큰 돈을 들여 구입하고 캔버스 틀 짜기를 했다. 일전에 포기한 작가는 작업 공간 확보 외에도 대형 캔버스와 틀 마련에도 어려움이 있어 캔버스를 두 장으로 나눠 나중에 합치는 방법을 제안했다고 한다. 대형 그림 제작과 반출, 운반 등 모든 과정에 얼마나 큰 어려움이 있는지는 상상을 초월하게 한다. 백 작가는 작품이 워낙 커 사다리에 올라 위험하게 그림을 그리는 등 어려운 작업 환경에도 완성된 작품은 또 한 번의 난관을 맞았다. 트럭을 동원해 겨우 양산시청까지 작품을 옮겨 어렵게 설치를 마쳤다. 나 시장은 대만족을 했다고 한다. 불자인 나 시장은 푸르른 소나무의 기운이 넘쳐나는 무풍한송길의 그대로 옮겨 온 듯한 그림을 보고 작가와 미협 관계자를 초청해 격려했다고 한다. 양산시 하북면이 고향인 백 작가는 어릴 적 늘 가까이에서 보고 즐겼던 무풍한송길이 양산의 명소라고 생각하고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나 시장과 백 작가는 염화시중의 미소, 이심전심이었다.

최 전 미협 양산시지부장은 "나 시장님의 결정과 작가의 노력, 작업 공간을 선뜻 내준 양산시민이 이뤄낸 작품이다"며 "`무풍한송` 제작 이야기를 통해 양산시민들이 작품을 다시 한번 더 감상하고 양산사람의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500만 원을 양산미협에 기부하기도 했다. 작가는 2019년께 작품 기증을 했으나 시장이 바뀌면서 기증증서조차 받지 못했다. 작품 `무풍한송`은 그동안 시장실이 1층으로 옮기면서 큰 조명을 받지 못하다 이 작품에 애정이 많은 나동연 시장이 시정 재입성과 함께 숨겨진 제작 뒷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시장실 역시 3층으로 옮기면서 `무풍한송`은 매일 출퇴근길 나 시장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되면서 그림과 작품의 역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주변의 아낌없는 지원과 배려로 탄생한 `무풍한송`은 오늘도 한 그루의 소나무처럼 양산을 알리기 위해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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