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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리오 효과
슈퍼마리오 효과
  • 경남매일
  • 승인 2022.07.0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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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원의 여시아해신원국제특허법률사무소대표 변리사
허성원의 여시아해신원국제특허법률사무소대표 변리사

마크 로버(Mark Rober)는 NASA 엔지니어 출신의 파워 유튜버다. 그의 TED 강의 `슈퍼마리오 효과 - 뇌를 속여 학습효과를 높이는 법`은 유튜브에서 1200만 뷰를 넘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 강의에 공감되는 바가 많아 내용을 정리해본다.

마크 로버는 유튜브 팔로워 5만 명에게 간단한 미로 통과 퍼즐을 풀게 했다. 두 가지 버전이 무작위로 배정되었다. 한 버전은 실패를 해도 기본 점수를 잃지 않고, "실패입니다. 다시 시도해보세요"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다른 버전은 실패에 패널티가 주어졌다. "실패입니다. 5점을 잃어 이제 195점이 남았습니다. 다시 시도해보세요."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놀랍게도 벌칙의 가부에 따라 결과는 크게 엇갈렸다. 실패에 점수가 깎인 그룹은 성공률 52%, 시도 횟수 평균 5회였지만, 점수가 깎이지 않은 그룹은 성공률 68%, 시도 횟수가 평균 12회였다. 실패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은 쪽이 실패를 부정적으로 본 쪽에 비해 성공률이 30% 이상 높고 도전 시도가 무려 2.5배 더 많았던 것이다.

로버는 걸음마 배우기를 예로 들었다.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는 넘어져도 자신이 얼마나 바보처럼 보일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도 넘어졌다고 혼내지 않는다. 아이는 수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걷기를 시도하다가, 몇 발 제대로 걸으면 요란한 칭찬을 받는다. 이처럼 인간은 본래 끝없이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고, 그러면서 배우고 익숙해지며, 자신의 숨은 가능성을 찾고 키워가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속성은 슈퍼마리오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 성에 갇힌 피치 공주를 구하러 온갖 장애를 넘어 달려간다. 그러다 구덩이에 빠진다. 그럴 때 `부끄럽다. 이런 실패를 하다니. 다시 시도하기 싫어.`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쯤에 있는 구덩이를 잘 기억해 두고, 다음번에는 더 빨리 달려서 점프는 더 천천히 해야겠어.` 이처럼 게임에서는 실수에 개의치 않는다. 그저 목표를 향해 달리고 또 달리며 즐긴다. 실수는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직 그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지가 중요하다.

이를 로버는 `슈퍼마리오 효과`라 하였다. 오직 목표에만 집중하며 실패는 학습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 효과에서처럼, 힘든 과업을 게임화할 수만 있다면 실패의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두려움에서 해방되면 좌절이나 포기의 원인도 되지 못한다. 실패는 이제 당신의 잘못을 뜻하지 않으며, 그저 다시 한 번 더 시도해야 할 상황임을 가리킬 따름이다. 그런 사고의 틀로 뇌를 길들이면, 포기 없이 더 많이 도전하여 성공과 배움의 기회가 커지는 것이다.

로버의 슈퍼마리오 효과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바로 `리프레임`과 `목표 집중`이다. 리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인 프레임을 새로이 재구성하여, 주어진 사안이나 문제를 게임으로 전환한다. 그러면 부정적이거나 불안을 유발하던 것이 긍정적인 놀이가 된다. 그것은 이제 적극적인 참여와 호기심을 유발하는 즐거움의 대상이 되어,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고 기꺼이 도전을 반복할 수 있다.

그리고 목표 집중이 중요하다. 목표는 행위의 이유(Why)이며, 존재의 의미다. 목표 즉 이유가 확고하면 어떤 시련도 견디며 극복할 수 있다. 니체는 "삶의 이유(Why)를 가진 자는 어떤 방법(How)도 감당할 수 있다."고 하였다. 공주를 구하는 고귀한 목표를 가진 자는 구덩이에 빠지는 따위의 방해 수단으로 인해 부끄러워하거나 좌절하는 일은 없다. 그는 구덩이 등 장애를 만나면, 어떻게 통과할까, 얼마나 위험한가, 무엇을 새로이 깨달아야 하는가, 다시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을 생각할 것이다. 그렇게 하여 학습효과와 성공가능성은 현저히 높아진다.

슈퍼마리오 효과의 가르침은 결국 삶 자체를 게임으로 여기는 `삶의 게임화`(Life Gamification)에 있다. 게임은 곧 놀이이니 즐기는 것이다. 게임화된 삶에서는 성공이든 실패든 모두 배우고 즐겨야 하는 놀이 요소일 따름이다. `자신의 일을 즐기지 않으면서 성공한 사람은 없다.`(_ 데일 카네기). 공자는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_ 論語)고 하였다. 그래서 언제나 궁극의 승자는 즐기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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