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3:17 (수)
"제2의 인생살이에서 독서ㆍ글쓰기는 삶의 의미 더했지요"
"제2의 인생살이에서 독서ㆍ글쓰기는 삶의 의미 더했지요"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2.06.30 22:3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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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사람 이 영 조 김해 동그라미심리상담센터 센터장
35년 군 생활 후 상담자 변신
생활 안정보다는 변화 택해
책 출간하며 `일 정리` 몰두
퇴직 후 삶 본보기 되고 싶어
일상서 감사ㆍ기쁨 매일 배워
"인생서 우보천리 지혜 찾길"
이영조 김해 동그라미심리상담센터장은 "자유로운 영혼은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할 때가 가장 매력적이고,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삶을 터득하면 행복을 곁에 둘 수 있다"고 말한다.
 

 

다른 시ㆍ도에서 내담자 찾아와

김해 동그라미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는 이영조(63) 센터장은 매일 맞는 아침을 감사로 깨운다. 부산 화명동 집에서 센터로 나오는 10년여 동안 출근길에서 변함없이 자기를 일깨우는 시간을 만든다. `상담 잘하는 곳`으로 이름을 내기 위한 의지적인 노력도 아침 출근 바람을 맞으면 그저 흘러가는 시간의 객관적인 주체일 뿐이다. 

상담센터의 비전은 아름다운 이름 퍼뜨리기, 달리 말하면 최고 상담센터 세우기라는 목표가 김해를 넘어 부산을 찍고 대구를 지나 서울까지 이르는데 있다. 요즘 "센터장님 상담은 정말 굿입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머리 위로 파란 하늘이 펼쳐지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 대구에서 부산 해운대에서 이 센터장의 `치유 메시지`를 들으려고 온다. 이럴 때 이 센터장은 마냥 감사할 수밖에 없다.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는 길에서 변화와 기다림을 새기지요. 간혹 뒤로 돌아보면 이만큼 와 있다는 작은 환희에 들뜨기도 하고요." 이 센터장은 35년간 군 생활을 뒤로 하고 제2의 인생살이로 상담 분야를 잡았다. 인제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지난 2월에는 상담에 더 깊은 내공을 쌓기 위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 제목은 `고령 아파트 경비원의 일 경험에 관한 연구`였다. 경비원을 만나 인터뷰하고 생존과 일의 의미를 깊게 팠다. 노인에게 일은 나이 들어 삶에서 살아있다는 확인 행위이고 경제적 도움은 다음 순위에 있다는 논리적인 전개로 큰 공감을 불렀다. 돈은 살아가는데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가 되지 못한다는 수긍을 논문에서 이끌어 냈다. 

최근에는 사회복지학 교재를 다른 교수 3명과 함께 쓰고 있다. 웰 다잉을 깊게 나누는 `호스피스 완화 의료` 관련 교재다.

인생에서 삶과 일의 의미를 자문하는 일은 중요하다. 이 센터장은 2가지 명제를 염두에 두고 치열한 삶에서 한 발 물러나 진중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삶을 그린다.

이영조 센터장이 지난 2018년 펴낸 `마음속 거인 만나기` 책 표지.<br><br>
이영조 센터장이 지난 2018년 펴낸 `마음속 거인 만나기` 책 표지.
 

독서ㆍ글쓰기로 삶 변곡점 만나

이 센터장에게 책 읽기와 글쓰기는 삶의 변곡점을 만든 사건이다. 군 예편 후 만난 멘토(이 센터장이 그렇게 지칭함)를 통해 독서를 삶의 곁에 두게 됐다. 이 센터장은 "책 읽기는 글쓰기로 이어져 `예전에 그런 재능을 숨기고 있었나`라고 자신에게 놀랐다"며 "그 이후 재능보다는 모든 사람이 특정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매진하면 또 다른 세상을 품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독서에 자신감을 붙인 이 센터장은 지난 2018년 책 `마음속 거인 만나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진정한 나로 사는 데 길을 제시하며 여러 상담 사례를 엮어 설득력을 더했다. 심리 칼럼니스트라는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셈이다. 그는 상담자와 내담자에게 "책에 감명을 받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 센터장의 생의 궤적은 직선이 아니다. `철밥통`을 깨는 아픔을 감수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는 헤르만 헤세가 데미안에서 제시한 다른 세상을 품는 행위로 다른 궤적을 그렸다. 육군 준위로 더 근무할 수 있었는데도 현실을 박차고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군 생활하면서 자격증 40여 개(최고 기술자격증 포함)를 땄는데도, 자격증을 묻고 다른 길을 열었다.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강의하는 기회를 잡았다. 다른 길이다. 책을 읽고 쓰면서 공학사에서 사회복지학 석ㆍ박사로 변신했다. "일은 삶의 일부분에서 증명돼야 한다. 시간을 들여 일을 하는데 감정의 사치에 빠지면 안 된다. 나이를 먹으면 일은 삶을 지탱하는 한쪽 축이지만 모든 힘을 떠받쳐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김해 동그라미심리상담센터의 안락한 내부 모습.

 심리상담센터 80세까지 운영

이 센터장의 마음 속 멘토인 김형석 교수가 말한 "80ㆍ90ㆍ100세에 할 일 있다"는 말을 공감한다. 80에나 90에도 꿈을 꾸겠다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더 뚜렷하게 하는 자세다. 이 센터장은 심리상담센터를 80살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일이 삶이지만 결코 일에 잡혀서 삶을 저만치 밀쳐놓지 않겠다는 생각을 또한 품고 있다. 그는 70을 맞으면 가진 재능으로 전문 상담사를  양성하는 교육사업을 펼칠 것이고, 80부터는 그림 공부를 할 참이다. 
이 센터장은 제2의 삶을 꾸리는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을 피하지 않는다. 만나는 사람 가운데 제시하는 제안을 받아들여 풍성한 삶의 자양분으로 삼는다. 한 멘토가 여러 번 권한 상담 관련 책을 써보라는 말에 처녀 등정을 결심하고 정상에 올랐다. 그때 꾸준한 글쓰기가 등정에 힘이 됐다. 

그는 군에서 나온 후 제2의 인생을 성공한 스토리로 여러 사람에게 공감을 줬다. 노사발전재단의 `2017년 생애경력설계 신중년 인생3모작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신중년 생애설계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삶에서 주로 하던 일을 바꾸고 다시 다른 일에 도전하는 작업은 축복이에요. 일을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배울 수 있으니까요. 제 변신 이야기가 여러 사람에게 작은 도전을 줬다는데 행복하다"는 이 센터장은 "자유로운 영혼은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할 때가 가장 매력적이고,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삶을 터득하면 행복을 곁에 둘 수 있다"고 말한다.

이영조 센터장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제대 군인들에게 100세 시대 인생설계 강의를 하고 있다.

소의 걸음으로 천 리를 가려는 이 센터장은 조급하지 않는 마음 중심을 유지하면서 바로 인생 옆에서 속삭이는 행복의 소리를 듣는데 힘쓴다. 이 센터장은 매일 아침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변을 달린다. 속도를 더할수록 더 빨리 지나가는 주변 환경을 삶의 환희로 담는 아침 작업은 그에게 축복으로 다가온다. 마음속 `거인`을 깨워 상담자로 힐링을 전하고 책을 쓰고 인생의 두 번째 자전거 바퀴를 돌리면서 느리지만 더 깊게 인생을 탐닉하는 행복은 더없는 축복의 속삭임이다. 

"아침마다 전철에서 빠져나와 세상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의 걸음걸이를 생각하지요.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이탈한 삶의 궤도를 곧게 하려고 사람들을 대면하는 상담사의 삶이 더 보람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사명감에 스스로 울타리를 친다." 삶을 두세 단계로 나누고 두 번째 단계에서 다른 사람에게 힐링의 향기를 전하는 이 센터장에게는 삶 자체가 행복이라는 등식을 전하는 `인생 전도사` 처럼 비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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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매일 2022-07-01 13:00:43
좋은 글 감사합니다.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경남매일 2022-07-01 13:00:17
인생을 제대로 사는 분에게 존경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