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20:41 (화)
제주도 간다더니… 사라진 가족들
제주도 간다더니… 사라진 가족들
  • 경남매일
  • 승인 2022.06.28 2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체험학습 기간 끝난 후 연락 두절
완도 해수욕장 인근서 폰 신호 끊겨
28일 차량 발견… 인양 계획 논의 중
장 예 송  편집부 기자
장 예 송 편집부 기자

제주도 교외 체험학습을 떠난다던 광주 모 초등학교 5학년생 조모 (10)양 일가족이 한 달 가까이 실종상태다.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하겠다며 학교에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했다. 그러나 기간이 끝난 뒤에도 조양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자, 학교 측은 지난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조양 가족이 제주를 방문한 행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농촌 마을에서 한 달 살기` 등 지자체 운영 행사에도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과 해경은 인력 300여 명과 드론ㆍ헬기ㆍ경비정을 투입해 신지면 일대 해안가를 중심으로 수중 수색까지 벌였으나 아직 조양 가족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조양 가족이 머문 펜션은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에 있다. 수영장을 갖춘 풀빌라로 하루 숙박비(4인 기준)는 40만 원이다. 펜션 등에 따르면 조양 가족은 실종 전 숙박비로만 최소 240만 원을 쓴 셈이다.
이를 두고 경찰 안팎에서는 "조양 가족이 굳이 비싼 숙소를 잡고 외출도 삼간 채 일주일 가까이 머물렀는지 의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조사 결과 컴퓨터 판매업을 하던 조양 아버지는 지난해 말 폐업했다. 학교 측은 경찰에서 "조양 집에 갔더니 우편함에 관리비 미납 고지서와 금융기관 독촉장, 법원 우편물 송달 안내문 등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고 전했다. 모두 조양 가족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할 만한 단서지만, 경찰 관계자는 "실종자 수색이 먼저"라며 "실종 원인이나 중간 행적을 파악할 만한 여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경찰은 도로 CC(폐쇄회로)TV를 통해 조양 가족이 지난달 29일 오후 2시쯤 차를 타고 전남 강진 마량에서 고금대교를 통해 완도 고금도에 도착한 사실을 확인했다. 조양 가족은 도착 이후부터 사흘간 완도 신지면 명사십리해수욕장 근처 펜션에 머물렀다. 펜션은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도착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조 양의 어머니가 아이를 등에 업고 펜션을 나갔다. 이후 2시간 뒤인 31일 오전 1시쯤 펜션 인근에서 조양과 어머니 휴대전화가 꺼졌다. 3시간 뒤인 오전 4시에는 조양 아버지 휴대전화가 꺼졌다. 이후 통화나 인터넷 이용 등은 없었다. 또 완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조양 아버지의 자동차가 완도로 들어가는 모습은 있었지만 나오는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송곡항 일대에 경찰 기동대 60여 명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실종사건의 수사는 거주지인 광주와 마지막 행적지인 완도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광주 남부경찰은 조양 가족의 행적 파악에, 완도경찰은 가족이 사용한 차 위치 추적에 각각 중점을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양의 부모는 무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 아버지가 컴퓨터 판매업을 했으나 지난해 말 폐업했고 이후 별다른 경제활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안팎에서는 한 달 가까이 휴대전화 등 사용 기록이 끊긴 점으로 미뤄 단순 실종이 아닌 차가 바다에 추락했고 차 내부에 안타까운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오후 5시 12분께 조양 가족이 타고 다니던 아우디 차량의 부품으로 추정되는 물품을 발견한 데 이어 차량도 발견했다.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방파제 앞 80m 거리에 있는 가두리양식장 수심 5m 바닥에서 펄에 묻혀 있는 차량을 확인했다. 차량 번호와 차량 내부에 시신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음파탐지 장비인 소나를 통해 물체를 확인한 뒤, 경찰 잠수요원이 육안으로 차량을 확인했으며, 시야가 흐려 차량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과 해경은 협조해 인양 계획을 세울 예정인 가운데 이날 인양을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