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志山易說>
상수역의 비조(飛鳥)로 불리는 소강절(邵康節)의 자는 요부(堯夫)이며 시호가 강절이다. 통칭 소옹(邵雍)으로 불린다. 소식(蘇軾)으로 불리는 소동파(蘇東坡)와 혼동하기 쉬운데 그는 <동파역전>을 지은 역학자이자 당송 팔대가로 이름을 떨친 시인이다. 소옹의 대표저작인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는 `관물내편`과 `관물외편`으로 나뉜다. 그의 아들인 소백온은 <황극계술>과 <관물내외편>을 지어 소옹의 학설을 주석하였다. <황극경세서>는 장행성의<주역변통> 채원정의<경세지요> 주희의<역학계몽><주자어류><소자자서>에 그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현존<황극경세서>에 부첨되어 있는 각종 도식은 소백온, 채원정, 주희 및 명.청의 학자들이 부익(附益)한 것이다. 또한 원나라 유염의<역외별전> 명나라 황기의<황극경세전> 청나라 왕식의<황극경세직해> 호위의<역도명변>에서도 소옹의 학설을 논평하고 있다.
이처럼 소강절은 주역 상수역학을 수학과 도식으로 체계화 시킨 인물이다. 차후 주역점에서 상술하겠지만 그의 주요 점서인 <매화역수><하락이수><황극경세서>를 숙지하지 않고서는 소옹 상수역의 통해(統解)는 불가능하다. 그는 목수-이지재(이정지)로부터 상수역을 전수받았으며 진단(진희이)의 도학과 연원이 깊어 도교 및 도학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상수역은 점서로 괘효사를 해석한 주희에 의해 도학대사로 추앙받았지만 신비적인 도술에 의탁한 경향이 강해 공자의 철학적 주역해석인 <역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는 <주역>이 추구한 경학으로서의 역학이 아니라 인간사를 점술에 의해 길취흉피(吉取凶避)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옹역학의 최대 특장은 역학이론에 수학(數學)을 응용한 점이다. 사실 그의 점서인 <매화역수><하락이수><황극경세서>를 접하면 마치 수학공식을 대입해서 대수학 문제를 푸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점서과정과 방법이 복잡다단하다. 특히 <황극경세서>는 바로 상수학의 체계로서 우주의 일체를 개괄하고, 아울러 미래의 사변을 예측 설계하여 도식화하였다. 이처럼 소옹역학은 진단역학의 체계를 한층 더 발전시킨 수학적인 상수역이다. 그는 8괘의 기원과 64괘의 형성에 관해 설시의 수, 8괘의 수, 64괘의 수, 9와 6의수, 건곤의 괘상이 모두 천지의 정수인 기수(홀수)와 우수(짝수)에 근원한다고 보았다. 그는 성인의 상을 살펴 괘를 설립했다는 설을 취함으로써 수를 궁극에까지 추구해 상을 정리하는 `극수이정상설(極數以定象說)`을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