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2:36 (금)
"동남권 제조업 위기 도래… ESG경영은 생존 위한 의무"
"동남권 제조업 위기 도래… ESG경영은 생존 위한 의무"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06.15 2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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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으로 읽는 다섯째 강의
제4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강사 정 영 두 BNK경제연구원장
주제 `동남권 경제 현황ㆍESG`

글로벌 금융 위기로 제조업 침체
전 세계적 ESG 경영 요구 압박
탄소국경세ㆍ탄소세 등 환경규제
금융권 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
맹자 이야기서 ESG 교훈 얻어
정영두 원장
정영두 원장

"여러분도 자기를 욕하는 사람보다 도와주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까? 기업도 똑같습니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들과 친하게 지내야 살아남습니다. " 

정영두 BNK경제연구원장은 지난 14일 김해 아이스퀘어호텔에서 열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5차 강의에서 `동남권 경제 현황과 ESG`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정영두 원장은 (주)휴롬의 대표이사 사장과 부회장을 지냈다. BNK경남은행 이사회 의장을 거쳐 BNK경제연구소 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2020년부터 경남대학교 경영대학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정 원장은 이날 동남권 경제 현황과 ESG경영의 필요성, 기후변화 위험, 동남권 산업 생태계와 기업의 인식, 금융권의 ESG 대응과 지역 금융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선 제조업 비중이 높은 동남권(부산ㆍ울산ㆍ경남)이 위기에 처한 현실을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산업의 중심이 IT와 반도체로 바뀌고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겪으면서 제조업이 위축됐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기준 자동차, 조선, 화학 등 7대 산업이 동남권 제조업 중 76.4%나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그런데 동남권 지역 내 총생산(GRDP) 비중이 지난 2000년 17%에서 2020년 14.1%로 경제권역 중 하락 폭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동남권의 향후 과제로 지역균형발전, 제조업 리모델링(제조업 첨단화 및 스마트화 등), 4차 산업시대 신성장 동력(친환경 자동차ㆍ선박ㆍ신재생에너지 등) 확보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에 더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경영이 요구되면서 동남권 제조업들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SG란 지속 가능성을 측정하는 3가지 핵심 비재무적 지표로서 환경(Environment)ㆍ사회(Social)ㆍ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이다. ESG경영은 기업이 환경 보호와 사회 공헌에 앞장서고, 조직 내 부패를 근절하고 투명하게 경영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기후 변화와 관련해 탄소국경세, 탄소세, 플라스틱세 등 글로벌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의존도가 60%가 넘는 한국에 비상이라는 시각이 있다. 또한 EU는 올해 2월에 공급망 내 인권과 환경에 대한 실사의무를 담은 `실사지침안`을 발표했다. 지침안에는 환경 기준과 강제노동, 이동노동, 안전 등 인권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내용이 있다.

)제4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원우들과 지난 14일 강사로 나선 정영두 BNK경제연구원장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그는 동남권 기업들이 ESG 개념에 대해 인지 비율이 낮은 것을 걱정했다. 중소벤처진흥공단에서 지난해 진행한 동남권 기업의 ESG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 업체의 72.3%가 ESG 개념을 잘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매출액 규모가 작을수록 ESG 개념에 대한 이해가 낮았다. ESG 추진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동남권 기업 63.7%가 계획이 있었으며 36.3%는 추진 의사가 없었다. 

정영두 원장은 최소한 올해부터는 ESG경영 요구에 따른 여러 규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지적했다. 이런 사항들을 이행하지 않을 시 벌금 또는 피해보상 청구를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업은 사장이나 주주, 이런 사람들만의 이익을 위할 것이 아니라 고객, 협력사, 자기 회사 직원들, 지역사회 모두 더불어 살아야 기업이 오래 갑니다. 이 말을 쉽게 풀어쓰면 지역에서 성공하는 기업인과 그렇지 않은 기업인의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회사 이익만을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세금 적게 낼까?`만 생각하는 기업은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나와 거래하는 사람들이 모두 잘 살고, 직원들도 잘 살고, 돈 많이 벌어서 세금 잘 내는 것이 삶의 목적이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어느 순간 회사 규모가 커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지역금융권에서도 기업의 ESG경영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ESG 컨설팅, 친환경 설비 투자, R&D 자금 지원 등을 통해 기업 ESG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맹자의 이야기로 강연을 마무리 했다. 맹자가 살던 시절 한 군주가 어떻게 하면 나라에 이익이 되는지 묻자 맹자는 하필왈리(何必曰利)라고 했다는 설이다. 하필왈리는 "인의(仁義)만을 말씀 하실 일이지, 하필(何必) 목전(目前)의 이익(利益)만 따지시나요"라는 말이다. 기업도 이와 같아서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야 성공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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