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3:38 (금)
"인재 양성ㆍ취업 연계로 청년 살기 좋은 지역 만들어야죠"
"인재 양성ㆍ취업 연계로 청년 살기 좋은 지역 만들어야죠"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06.09 2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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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사람

장 광 수 총괄운영센터장
<울산ㆍ경남지역혁신플랫폼>

청년 정주 대형 프로젝트 맡아
IT혁신 인재 양성 적임자 평가
"지역대학ㆍ기업 연결 지역 혁신"
기업 채용 연계 인턴십 프로그램
6개 USG공유대학 취업 강화
지역 전략산업 인재 직접 양성
NHN트랙 IT분야 7개 과목 운영
사회학과 등 인문계 참여 확대
"3D업종이 3D 탈피로 변화해야"

 

장광수 울산ㆍ경남지역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은 "지역에서 4차 산업 수요에 맞는 핵심 인재를 양성해 청년들이 정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5년간 총사업비 3219억 원. 울산ㆍ경남지역혁신플랫폼은 엄청난 규모의 예산으로 지난 2020년 8월부터 교육부ㆍ경남ㆍ울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임에도 아직 지역에서는 그 이름이 생소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지역혁신` 사업이다. 지역의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해지고 지역 소멸로까지 위기감이 고조되자 이를 막을 특단의 대책이 나온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자체와 대학, 기업, 지역혁신 기관들이 한 공간(플랫폼)에 모여 교류하면서 지속 가능하고 매력적인 지역사회 생태계를 만들어 지역 청년의 정착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경남과 울산의 주력 산업이 제조업 위주인 상황에서 청년들이 선호하는 정보통신(IT)ㆍ소프트웨어(SW) 기반 디지털 전환 지원과 신산업 발굴 등에도 사업의 비중이 크다. 

지난해 11월 임명된 장광수 울산ㆍ경남지역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공직시절 경제기획원, 정보통신부를 거쳐 행정안전부 정보화전략 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초대원장 등을 거친 ITㆍSW 분야 전문가로 디지털 대전환 시대 혁신인재 양성을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서울에 있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를 초빙해 지역 대학들과 같이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이끌기도 했다. 또한 울산ㆍ경남지역에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유치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까지 찾아가 차관 등 관계자를 만나는 등 지역 소프트웨어 교육 확산에도 열의를 쏟고 있었다. 창원 팔룡동에 있는 지역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에서 장광수 센터장을 만나 사업 전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그는 꽤 범위가 넓은 사업 내용을 담당 실무자만큼이나 자세히 알고 있었다. 답변은 질문 내용에만 국한되지 않고 유연하게 제시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설명을 반복하기도 했다. 

울산ㆍ경남지역혁신플랫폼의 가장 큰 역할은? 

"지역 기업과 대학 등에 각자 필요한 인력이나 자원을 공유하는 플랫폼이자 매칭해주는 주선자 역할이다. 4차 산업 수요에 맞는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도 하며 지역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기도 한다. 특히 지역 유수의 앵커기업들과 업무협약을 통해 지역 인재들이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로써 산학연관의 유기적 선순환 협력 체계를 갖춤으로써 지역과 대학, 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울산ㆍ경남지역혁신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대학교 교육 혁신을 위한 USG(University System of Gyeongnam+Ulsan)공유대학 운영이 가장 큰 줄기이다. 학생들은 소속 대학과 관계없이 원하는 융합 전공을 수강할 수 있다. 기업현장에서 직접 진행되는 실습 교육은 학생들의 취업 역량을 눈에 띄게 강화시켜 줄 것이다. 그리고 모든 과정을 이수하면 소속 대학의 졸업장과 함께 USG공유대학 인증서를 받게 된다."

USG공유대학은 경남과 울산 6개 대학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1기 300명, 2기 500명이 선발됐다. 기업맞춤형 5개 핵심 분야(스마트제조엔지니어링, 스마트제조ICT, 스마트공동체, 미래모빌리티, 저탄소그린에너지)에서 융복합 전공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각자 소속 대학에서 3~4학년 때 이수가 가능하다. 현재는 공학계열 학생이 주 대상이지만 인문계열도 확대할 예정이다. 평균 합격 경쟁률은 1.4대 1이다. 합격하면 지역혁신인재 지원금, 교통비, 문화활동비 등 금전적 혜택도 있다.   

 

채용연계형 인턴십 간담회에서 청년들이 질문하고 있다. 

USG공유대학 이외에 중요한 사업은? 

"청년들의 취ㆍ창업 지원과 지역기업의 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사업들이 있다. 채용연계형 인턴십은 청년들이 기업 취업에 필요한 어학, 인적성, 맞춤형 컨설팅, 전공 심화 교육, 전문 기술 분야 교육 등을 3개월간 진행하고 그 뒤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 현장에서 15주간 인턴십을 시행한다. 이후 기업의 최종 채용 프로세스를 거쳐 정규직으로 취업 시켜주는 사업이다. 어찌보면 지역청년 고용률 개선과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사업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5C Lab 사업은 지역기업의 애로기술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 과제를 선정해 교수와 USG공유대학 학생 및 참여대학 학생들이 실제 기업 현장에서 쓰이는 장비들을 활용해 결과물을 도출하는 사업이다. 이외에도 각 기술 전문가와 연구자들을 기업에 연결해주는 기술닥터 서비스도 우리 플랫폼 정보관리시스템인 `플랫포유`를 통해 현재 시행 중이다."

USG 공유대학 5개 분야 중 가장 수요가 높은 분야는? 

"뚜렷하게 어느 분야가 선호된다고 말하기 힘들지만 지난해 말 USG공유대학 모집 시 지원률을 보면 미래모빌리티쪽이 높았다. 아무래도 자율주행차, 전기차, 친환경 스마트 선박 및 건설기계 분야 등이 4차 산업혁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분야라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경남지역이 제조업 기반 산업 비중이 높아 스마트제조엔지니어링과 스마트제조 ICT 쪽도 선호가 높았다."

스마트공동체 사업에 대해 설명한다면? 

"스마트 도시(도시 교통, 환경, 안전, 주거, 복지 서비스 등의 분야에 첨단 IT를 적용)ㆍ건설 및 공동체 혁신 분야를 포괄하는 명칭이다. 스마트도시ㆍ건설은 스마트팜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전공이다. 공동체 혁신은 지역사회 문제를 조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전공이다. 공동체 혁신에 대해 예시를 들자면, 지난해 2학기 USG공유대학 공동체 혁신 전공 `마을과 아카이빙` 수업에서 26명 수강생들이 책을 발간했다. 학생들이 도시재생 사업으로 인해 변화의 기로에 놓인 진주시 망경동 주민 15명의 삶을 인터뷰 해 책으로 엮은 것이다. 망경동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조명하고 개발과 발전 속에서도 보존해야 할 전통적 가치를 보여주는 훌륭한 책으로, 공동체 혁신은 이러한 지역사회 문제에 대해 해결 방안 또는 대안을 제시하는 역량을 키워주는 전공이다."

NHN아카데미 경남캠퍼스서 혁신플랫폼 역할은? 

"NHN아카데미 학생 모집 시 USG공유대학의 NHN트랙을 거친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NHN트랙은 IT분야의 기초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며 3개 대학, 7개 과목을 운영한다. 여기를 수료하면 NHN아카데미 실전 교육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제공된다. 또 아카데미 과정까지 수료하고 나면 관련 기업에 취업 연계된다. USG공유대학은 IT분야를 지망하는 인재에게 NHN트랙이라는 기초교육 과정을 실시하는 IT분야 상아탑으로서 그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청년 취업, 제조업 외 다른 분야에도 가능성 있는지?

"가능성이 충분하다. 우리 플랫폼은 한국항공서비스(주)와 업무협약을 통해 항공MRO(정비ㆍ수리 등) 분야 인재 양성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ICT분야 인재 양성 협력을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ITㆍSW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다쏘시스템, 디지털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메가존클라우드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해당 분야의 앵커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청년들이 해당 분야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부울경 메가시티, 청년 유출 방지 도움 된다 생각하는지?

"단순히 정책적으로 세 지역을 묶는 데에만 그쳐서는 그 효과가 없거나 미미할 것이다. 지역적 특색, 기반산업 등을 고려해 지역의 청년들이 지역 내에서 해당 산업분야에 취업을 희망하고 지역기업이 이러한 취업 수요에 응해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가시적인 효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지역에서도 탑클래스 대학, 벤처기업이 나올 수 있을지? 

"탑클라스에 대한 정의나 기준은 모호하지만 대학과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법은 같다고 본다. 지역혁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대학이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이 인재를 고용하게 되면 대학과 기업의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다. 다만 지금처럼 지역대학, 기업이 각자 노선을 걷는다면 인재 양성과 고용의 길은 멀게만 느껴질 것이다. 지역대학은 대학 간 인적ㆍ물적 교육 자원을 공유하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교육 과정에 반영해야 하며 기업은 이렇게 양성된 지역 인재를 채용하는데 주저없이 나서야 한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대학과 기업을 이어주는 것이 우리 플랫폼 존재 의의이며 이러한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을 때 지역에서도 소위 탑클래스 대학이나 기업이 나오게 될 것이다." 

혁신도시 정책 효과에 대한 생각은? 

"어떤 정책이나 양면성이 있겠지만 이전 공공기관을 수용해 지역인재 채용목표제를 시행함으로써 지역청년 고용률을 일부 개선시킬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4월 울산ㆍ경남지역혁신플랫폼 총괄대학인 경상국립대학교의 스마트공동체사업단에서 `공공기관 우수인재 육성센터`를 개소했다. 이 센터에서는 이전 공공기관에 취업하기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청년들의 3D 기피현상에 대한 생각은? 

"청년들이 3D 업종을 기피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누구나 하기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청년들을 3D업종으로 끌어들이려면 3D업종이 3D에서 탈피하도록 변화해야 한다. 이는 전통 제조업에 ICT 기술을 접목하거나 기존 산업분야에 AI나 코딩을 통한 자동화 공정 도입 등 혁신을 통해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지역혁신플랫폼 사업 효과는 언제부터 볼 수 있을지? 

"`지자체ㆍ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 3차 연도에 들어선 지금부터가 시작이라 볼 수 있다. 1ㆍ2차 연도에도 청년고용 및 창업 지원을 위해 채용연계형 인턴십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것은 USG공유대학 학생이 아닌 참여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과였다. 1ㆍ2차 연도에 구축된 다양한 교육 인프라를 통해 융합전공을 수강한 USG공유대학 학생들이 첫 졸업을 하게 되면 사업의 성과가 보다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는 지역 청년 유출 감소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공직 시절 경험이 실무에 도움이 되는지? 

"공직 시절 경험도 실무에 도움이 되지만 퇴임 후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초대원장 재직 시설 경험이 현재 플랫폼 운영에 더 많은 참고가 되고 있다. 개원 당시 임직원 8명에 예산도 53억 원에 불과했던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을 퇴임 때에 이르러 직원 80여 명, 예산 627억 원을 집행하는 기관으로 성장시켰다. 이러한 노력으로 신생기관으로는 이례적으로 2년 연속 경영평가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울산ㆍ경남지역혁신플랫폼도 생긴 지 3년도 안된 신생기관이다. 진흥원 시절 경험을 거울삼아 플랫폼도 성장시킬 수 있도록 전심치지(專心致志) 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용절벽이라는 말이 무겁게 와닿는 요즘이다.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아르바이트 같은 단기 고용은 늘었지만 정작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규직 채용 자리는 부족하기만 하다. 청년들에게 열정은 충분하다. 필요한 것은 청년들이 취업할 건실한 기업과 기업이 원하는 직무역량을 청년들이 갖추는 것뿐이다. 울산ㆍ경남지역혁신플랫폼은 청년들의 직무역량을 강화시키고 그 역량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지역 앵커기업으로의 취업을 앞으로도 지원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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