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흐르게 두는 것이 이치… 직언 수용이 훌륭한 리더 만든다"
"물은 흐르게 두는 것이 이치… 직언 수용이 훌륭한 리더 만든다"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05.26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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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으로 읽는 네 번째 강의
제4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김성곤 교수
김성곤 교수

 

강사  김  성  곤  한국방송대학 교수
주제 `고전에서 배우는 리더십`

  주역 `대인호변` 큰 기운 전해
  中 역사 인물 얽힌 사자성어
  능력 믿고 독단 행동은 실패   
"듣기 싫은 소리도 수용해야" 

"주변에 직언하는 사람이 몇 명 있는지를 보면 그가 좋은 리더인지 알 수 있습니다."
김성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인문과학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지난 24일 김해 아이스퀘어호텔에서 열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에서 `중국 고전에서 배우는 소통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성곤 교수는 EBS 세계테마기행 시리즈 기획인 `중국 한시 기행` 진행자로 유명하다. 한시와 함께 중국 역사, 문화에 대해 유머러스하고 흡입력 있는 설명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중국식 사성에서 음율감을 과장해 노래하듯 시를 읊는 음송(吟誦)을 곁들인 재미있는 진행으로 한시 대중화에 기여했다. 지난 2011년에는 `EBS 방송대상` 출연자상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리더의 옥편`, `중국 한시 기행` 등이 있다.
이날 강연은 중국 역사에 나오는 친숙한 인물들과 그들에 얽힌 이야기에서 유래된 사자성어에서 `소통의 중요성`과 관련된 내용을 뽑았다. 강연과 함께 김성곤 교수는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원우들에게 자신이 직접 붓글씨로 쓴 사자성어를 선물하고, 원우들과 함께 한시를 낭독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김 교수는 덕담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올해 임인년(壬寅年)은 음양오행으로 풀어내면 임수(壬水)라는 물과 인목(寅木)이라는 나무가 만나 수생목(水生木)을 이루는 상생의 해이다"며 "새해에는 씨를 뿌리는 노력마다 좋은 수확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응원했다. 그러면서 주역의 대인호변(大人虎變, 위대한 사람은 호랑이처럼 변한다)과 호소풍생(虎嘯風生, 범이 울어 바람이 일다) 뜻을 설명하고 좋은 기운을 전달했다. 

도법 이긴 소법… 물은 흘러가게 둬라
김 교수는 중국의 대표적인 대표성대인 요순시대 치수사업에 대해 설명하면서 물을 다스리는 2가지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기원 전 4000년경 황하문명 배경으로 당시 순 임금 시대에는 수로가 정비가 안 돼 자주 범람이 일어났다. 이야기 속 `곤`과 `우`는 모두 치수 전문가로서 부자관계이다. 아버지인 곤은 도법(堵法)을 써서 담을 높게 쌓아 물을 막고자 했고, 아들인 `우`는 소법(疏法)을 써서 물을 막는 대신 돌을 치워 물이 계곡과 바다로 빠지게 했다. 김 교수는 결국 아들의 방식이 옳았음을 보여주면서 중국 역사에서 독단적으로 행동한 사람을 `도법`을 쓴 이로 비유하고, 소통을 강조한 사람을 `소법`을 쓴 이로 구분해 설명했다. 
그는 중국 역사에서 유명한 기원전 206년경 초한전쟁(楚漢戰爭)시대 패왕 항우와 한나라 왕 유방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항우는 명망 높은 귀족집안 자제로서 병법을 두루 익히고 무공이 뛰어났으며 그의 병사들은 용맹하기로 유명했다. 반면 유방은 농사꾼 출신으로 주변 사람들도 모두 오합지졸이었다. 이에 초반에는 항우가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았던 항우는 주변을 살피던 유방에게 기세가 역전되고 만다. 김 교수는 이 이야기 과정에서 일거양득(一擧兩得)과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유래, 패왕별희(항우와 우희의 비극적인 죽음을 담고 있는 고사를 바탕으로 하는 경극 작품)와 관련된 한시도 몰입감 있게 낭독하고 해설했다. 
사마천의 사기를 살펴보면 항우가 죽기 전에도 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내가 유방보다 모든 것을 압도했으나 천하가 그에게 간 것은 모두 하늘(天命) 때문이다"며 원망하는 내용이 나온다. 
훗날, 양웅이라는 사람이 이 내용를 비판하면서 항우와 유방을 평가했다. "유방은 여러 사람들의 책략을 잘 받아들였다. 많은 사람들의 책략으로 유방 군대의 역량은 갈수록 증강됐다. 하지만 항우는 달랐다. 그는 남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직 자신의 용맹만을 믿고 어리석게 행동했다. 여러 사람들의 책략이 모이면 승리할 것이요, 자기 개인의 용맹만을 믿으면 실패할 것이다. 항우가 이렇게 된 것은 천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가 하늘을 원망한 것은 그릇된 것이다." 

편신 금물… 임금 밝으면 신하는 곧다 
김 교수는 중국에서 명군으로 유명했던 당 태종과 그의 신하인 위징에 얽힌 이야기도 소개했다. 당 태종(이세민)은 10만 정예 부대를 이끌고 고구려를 쳐들어왔기에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당시 고구려의 양만춘에게 패하고도 그가 적장이지만 뛰어났다고 치켜세우며 돌아간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왕족이 아니었던 당 태종이 어떻게 중국 최고의 명군 자리까지 올라갔는지 과정을 설명했다. 당 태종에게는 지혜로운 책략가인 위징이 있었다. 그런데 위징이란 인물은 직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공개적인 장소에서도 당 태종을 숱하게 비판하는 등 겁이 없는 신하였다. 하지만 당 태종은 그와 갈등을 일으키긴 했어도 끝까지 그를 비호하며 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김 교수는 당 태종 이세민과 현신 위징의 대화에서 겸청즉명(兼聽則明) 편신즉혼(偏信則昏)이라는 고사성어를 소개했다. 여러 측면에서 말을 들으면 현명해지고, 한쪽 말만 들으면 어두워진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자신과 의견이 다르거나 주위의 듣기 싫은 소리도 수용할 것을 권했다. 
편신(한쪽으로 치우쳐 신뢰함)의 대표적인 사례를 설명하면서 지록위마(指鹿爲馬)의 사자성어를 언급했다. 
"중국 시황제 다음 황제인 호해 황제(胡亥)시기에 최고의 인재들이 많았지만 일거에 나라가 망해버립니다. 황제가 한 사람만 편신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환관 출신으로 권력을 장악해 황제를 능가해버린 조고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황제를 보살폈으며 큰 권력을 차지했습니다. 어느 날 황제가 사슴 한 마리를 끌고 오자 저 동물은 사슴이 아니라 말이라고 우겼습니다. 황제는 기가 막혀서 주위에 있던 신하들에게 `군신들이 보기에도 이 동물이 말인가?`라고 물었지만 그들 중 일부는 말을 못했고, 일부는 사슴을 가르키며 말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천하는 혼란에 빠졌지요." 
김 교수는 직언에 대해서 수용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경우에 따라 휼간(譎諫)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휼간은 남에 대한 비평 따위의 간(諫)하는 말을 할 때에 자기의 뜻을 직접 말하지 않고 비유 따위로 완곡하게 둘러 말하는 것이다. 이에 그는 역린(逆鱗)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했다. 
"한비자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용은 목덜미 비닐을 쓰다듬으면 쉽게 다룰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목덜미를 쓰다듬을 때 조심해야 합니다. 비늘 가운데 순방향이 아닌 역방향의 역린이 있습니다. 역린을 잘못 건드리면 용은 그 고통을 참지 못하고 물어 죽여버립니다. 막강한 권력과 자존심에 상처가 되는 부분을 건드리면 큰 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역린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교정하고 바꾸는 방법 그것이 휼간입니다. 휼간이든 직간이든 좋지만 침묵은 신하로서 본분을 망각한 것입니다."
김 교수는 군명신직(君明臣直, 임금이 밝으면 신하는 곧다.)을 설명하면서 당 태종 때 황후와 있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당 태종이 조회 때마다 위징이 잘못을 지적하자 화가 나 그를 죽일 것이라고 하자 황후는 아무 말 없이 물러났다가 예복을 갖춰 입고 들어와 그에게 큰절을 올렸다. 황제가 놀라서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황후가 답했다. "군명신직(君明臣直ㆍ임금이 밝으면 신하는 곧다)이라 했습니다. 위징이 황제의 노여움을 살 정도로 바른말을 하는 걸 보니 폐하의 밝으심이 크게 드러날 것이니 경하드린다"고 했다. 이에 당 태종은 화를 풀고 기뻐했다는 것이다. 
"군명신직은 지금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어떤 집단의 수장이 좋은 리더인지 구분하는 것은 신직의 요소를 보면 됩니다. 주변에 직언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냐는 것입니다. 의견이 다른 사람이 조언을 해도 받아들이고 활발한 대화를 통해 그 의견을 잘 다듬어 적용하는 사람은 당 태종처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24일 김해 아이스퀘어호텔에서 열린 `제4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4차 강연에서 김성곤 한국방송통신대학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중국 고전에서 배우는 소통의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지난 24일 김해 아이스퀘어호텔에서 열린 `제4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4차 강연에서 김성곤 한국방송통신대학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중국 고전에서 배우는 소통의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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