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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서, 슬픔 속에 희망 담은 찔레꽃 선율 감상해요
산청서, 슬픔 속에 희망 담은 찔레꽃 선율 감상해요
  • 경남매일
  • 승인 2022.05.25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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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꽃 찔레꽃 / 순박한 꽃 찔레꽃 / 별처럼 슬픈 찔레꽃 /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 찔레꽃 향기는 / 너무 슬퍼요 / 그래서 울었지 / 목놓아 울었지 / 찔레꽃 향기는 / 너무 슬퍼요 / 그래서 울었지 / 밤새워 울었지…"
(장사익 `찔레꽃` 가운데)
`장사익 찔레꽃 음악회` 공연에서 소리꾼 장사익이 열창하고 있는 모습.
`장사익 찔레꽃 음악회` 공연에서 소리꾼 장사익이 열창하고 있는 모습.

 

3년 만에 열리는 산청 장사익 찔레꽃 음악회
올해 8회째, 28일 차황면 실매리 금포림서 개최
2011년부터 매년 공연해와… 코로나19 탓 무산
2007년 광역친환경단지 지정 축하공연 인연
보기 드문 독보적인 스타일 창법 관람객 `눈길`
둑길ㆍ노래비 조성…매년 관광객 수천명 찾아

지난 2018년 `장사익 찔레꽃 음악회` 공연에서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장사익 찔레꽃 음악회` 공연에서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친환경농업을 도입, `친환경 생태농업`과 `순환 유기농업`을 실천해 온 산청군 차황면. 이곳은 농업인들 땀방울에 힘입어 지난 2007년 광역친환경농업단지로 지정됐다. 
산청군은 당시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지정 축하 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때 `찔레꽃`을 노래한 소리꾼 장사익이 이곳을 찾았다. 
장사익이 풀어놓은 소리의 매력은 이후 논이었던 차황면 금포림 일대를 작은 야외공연장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그의 노래에 반한 이들이 강둑에 찔레꽃을 심기 시작했다. 매년 5월 흐드러지는 찔레꽃과 잘 어우러진 장사익 노래를 기억하고자 노래비도 세워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차황면 금포림은 찔레꽃 야외 음악당이 됐다. 지난 2007년의 작은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진다.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지킨 장사익도, 그의 노래에 반해 황매산 자락 산골 마을에 야외공연장을 만든 이들도 자랑스러울 만한 일이다. 
올해 8회째를 맞는 `장사익 찔레꽃 음악회`는 오는 28일 오후 6시 차황면 실매리 금포림에서 열린다. 

 

금포림은 수령 600여 년을 넘긴 아름드리 왕버드나무 군락지(경남도 기념물제232호)로 고려 충신의 절개와 산청인의 지조를 상징하는 곳이다. 
그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금포림에서 공연을 펼쳤다. 건강상 이유로 쉬게 된 2016년, `코로나19` 탓에 음악회가 열리지 못한 2020~21년에도 짬을 내 산청을 찾았다.
음악회가 열리면 작은 산골마을에 3000여 명의 사람들이 찾는다. 지역민은 물론 전국각지의 팬들도 찔레꽃 향기를 따라 오는 셈이다. 
장사익은 지난 1994년 다소 늦은 나이(46)에 가수가 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딸기장수, 보험회사 직원, 외판원 등 15개가 넘는 직업을 전전했다. 
그는 종종 자신이 이런 직업을 거친 덕에 지금의 소리꾼 장사익이 될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고 한다. 대표곡 `찔레꽃`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찔레꽃` 노랫말과 똑 닮았다. 
가수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노래를 불러 왔으나 녹록치않아 포기하려던 때 길을 걷다 풍겨온 작고 여린 찔레꽃 향기에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고. 

장사익(왼쪽)이 금포림 찔레꽃 둑방길을 방문하고 관광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장사익(왼쪽)이 금포림 찔레꽃 둑방길을 방문하고 관광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그는 그 길로 집으로 돌아가 노래를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장사익 노래 `찔레꽃`이 탄생했다. 작고 여리지만 은은하고 아련한 향기로 존재감을 확실히 뿜어내던 찔레꽃.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도 소리에 대한 갈망으로 듣는 이가 공감하고 감동할 노래를 만든 장사익.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과 사랑을 노래하는 그의 모습은 찔레꽃과 겹쳐 보인다. 
장사익은 한국가요계에서 보기 드문 창법으로 독보적인 스타일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우리 시대 삶과 희망을 노래하는 소리꾼으로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다양한 삶을 경험하고 늦깎이 가수로 데뷔한 후 쉼 없이 공연을 해 온 장사익은 건강을 회복한 뒤 더 단단해진 목소리로 산청을 찾고 있다. 
대표곡으로 `찔레꽃`, `꽃구경`, `봄날은 간다`, `하늘가는 길` 등이 있다. 국회 대중문화 미디어대상 국악상(2006), KBS 국악대상 금상(1996) 등을 수상했다. 
올해 `제8회 장사익 찔레꽃 음악회`는 지난 30여 년간 음악을 통해 지역민에게 마음의 치유와 위안을 주는 문화가족 노래사랑회 주관으로 열린다.
군 관계자는 "매년 장사익 공연 일정을 묻는 문의가 많다"면서 "이번 공연이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듬뿍 안겨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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