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제주에서 출생신고가 안 된 채 유령처럼 살아 온 24살ㆍ22살ㆍ15살 세 자매의 친모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지는 엽기적인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출생신고조차 안 된 채 20년 넘게 투명인간처럼 살아온 세 자매의 친모는 처벌을 면했다. 딸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이들 세 자매의 사연은 지난해 12월 제주시 한 주민센터 관계자가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 같은 달 중순 A씨가 남편이자 세 자매의 아버지에 대한 사망 신고를 하는 자리에서 한 딸이 "출생신고를 하고 싶다"고 말했고, 주민센터 관계자는 세 자매가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출생에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아무도 이들 세 자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으며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창원특례시가 출생미신고아동 보호를 위해 전담 TF팀을 구성해, 적극 발굴과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끈다.
창원시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교육과 의료 등 복지혜택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자칫 아동학대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출생 미신고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오는 11월 30일까지 `출생 미신고아동 집중발굴 및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경남도도 학대 피해 아동과 그 가족의 회복 지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경남 도내 아동 학대 사례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부모에 의한 가정 내 학대 비중이 높고, 재학대 발생률도 증가해 가족 중심의 아동 학대 사례 관리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번 경남도의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맞춤형 보호와 회복 지원과 창원특례시의 출생미신고아동 보호를 위한 전담 TF팀 구성이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시금석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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